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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워치쇼 인터뷰]"서울 주택매수, 빠를수록 좋다"

  • 2019.11.08(금) 09:46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서울 가격하락 가능성 적고, 인구 고려땐 비선호 지역 위험"
"강남 상승세 유효, 광역교통망 수혜지 삽 뜬후 결정해야"

"서울은 인프라, 교통 등 주거환경이 우수해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적어요. 강남은 가격이 오를만한 재료(영동대로 개발사업 등)가 더 많고요. 주택 매수 타이밍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요."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서울 집값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입지적으로 우세한 데다 거시경제 불안,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공급 위축 등이 수요 심리를 자극해서다.

김규정 연구위원을 만난 건 지난 6일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발표 직후였다. 초미의 관심을 받는 상한제부터 주택시장의 현 상황과 앞날에 대해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각종 규제에도 좀처럼 집값 과열이 잡히지 않는 배경부터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요즘엔 주택이 사는 곳(live)이기도 하지만 자산 가치 상승을 위한 재산품목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여기에 유동성 증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부동산을 안전자산으로 보고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상한제까지 적용되면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지연되면서 공급이 위축되고 결국은 집값이 안정되기 힘들 것으로 분석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다만 실수요자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로 집을 살 수 있어 내 집 마련과 시세차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서울 외 지역에 대해선 광역 개발 여지가 있거나 유명 학군이 있는 곳을 눈여겨보면서 여유있게 접근할 것을 추천했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부동산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부동산 전문가'다. 그의 부동산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는 오는 11월 20일 비즈니스 워치가 주최하는 머니워치쇼 시즌9 '강남불패' 세미나에서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불안한 국내 경제,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보나

▲5년 전만 해도 금융위기 여파로 서울 지역이 장기 불황이었다. 한동안 부동산을 다운사이징하는 경향이 있었다가 최근 6년 정도 유동성이 풀리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그래도 부동산이 가장 안전하다'는 심리가 살아났다. 부동산 시장에서 고가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게 저금리와 유동성인데 둘다 단기적으로 잡힐 여지가 없다. 글로벌 전반으로도 부동산에 집중하고 있고 국내에선 특히 더 심하다.

거시 상황이 불안해질수록 부동산을 '장기보유형 투자자산'으로 보고 있다. 저가 상품보다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확실한 투자성을 갖춘 곳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전략이 많이 바뀌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이 '핀셋' 지정됐는데

▲핀셋 지정은 일장일단이 있다. 핵심 지역은 관리해서 공급 변동성을 줄이는 방안이 될 수 있지만 형평성 논란, 풍선 효과 등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상한제로 분양가 상승을 막아서 가격을 떨어트리겠다는게 목적이었다면 지난 2007년처럼 광범위(전국)로 지정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공급량은 줄겠지만 분양가가 싼 아파트가 균질하게 공급되면서 집값이 안정될 수 수도 있다.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는 재건축 조합이나 참여하는 시공 건설업체들이 (상한제 여파를) 체크해보고 여의치 않으면 사업을 미루거나 중단할 수 있는 소지가 많아졌다. 반면 상한제 비적용 지역은 사업 추진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 건설사 입장에선 상한제 적용 지역일수록 사업에 상징성이 있겠지만, 상한제 때문에 분양을 못하면 수익이나 수주량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에 따라 비적용 지역에서의 청약시장이 조명되거나 분양가가 높아지면, 상한제 지역으로 추가 지정돼 결국엔 전체적인 공급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집값 안정 효과는

▲ 일시적으로 가격 상승 흐름이나 투자가 들끓는 심리가 진정될 수는 있다. 하지만 과거 경험을 봐도 상한제를 적용해서 싸게 공급된 주택도 시세에 맞춰 재편되면서 주택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다. 일부 저렴하게 공급한다고 그 주변 집값이 인하되는 효과가 있는지 증명하는 연구 결과는 없다.

만약 공급이 뒷받침되면 (주택 시장 안정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주택 투자자,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인프라 좋은 지역의 신축 시장은 정비사업 말고는 없다. 이 사업들이 상한제로 인해 지연되면 공급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만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굉장히 박수칠 제도다. 상한제를 수용해서 저렴한 새 아파트가 나오면 청약 당첨자들에겐 그만한 기회가 어디 있겠나.

-실수요자는 언제 집을 사야할까

▲우선 청약 시장은 더 치열해질거다. 서울에서 새 아파트가 나올 지역은 다 돈이 될 지역인데다 상한제 적용받아서 저렴해진다. 강남에선 청약 가점이 기본 70점은 넘어야 할거다. 다만 가점이 낮은데도 시세차익 등에 희망을 걸고 고가 지역에 청약이 쏠리면 상한제 비적용 지역은 오히려 가점이 조금 낮아질 수도 있다.

가점이 높은 실수요자는 강남이나 마포‧용성‧성동구 등 상한제 지역에서 나오는 일반분양을 잡으면 분양가 대비 차익 면에서 우수할 것이다. 다만 분양가가 9억원 이상일 경우 중도금 처리가 가능한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기타 지역 중에는 상반기에 청량리에서 분양이 잘 된것처럼 광역교통망이 들어오면서 상권이 확장되는 '광역개발 재료'가 있는 곳을 추천한다.

주택 구매 시점은 서울의 경우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서울에서 주거환경이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지역은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적다. 중장기적으로 걱정하는 저성장이나 인구수요 감소를 고려해도 더 위험한 곳은 비선호 지역이다. 서울에 투자할 수 있고 무주택자라면 빨리 들어가는게 낫다.

-실수요자들에게 추천하는 지역은

▲서울 수도권에서 저평가 지역을 찾는 분들이 많은데, 가격이 싸면 그만큼 질적인 차이가 있다. 현금 여력 등이 된다면 인프라와 유명 학군을 끼고 있는 강남과 목동을 추천한다. 두 곳 다 정시 확대 이슈로 더욱 주목받고 있고, 재건축 기대감도 있다. 대형 아파트 지구면서 유명 학군인 곳은 장기로 가서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에 부합하다.

그 다음은 교통망이 잘 돼 있는 마포, 잠실, 여의도 노량진, 용산 성동구 광진구 등 한강을 끼고 있는 곳도 괜찮다. 서울 외 지역에선 대전 동부지역(동대구 구도심이나 원도심 정비사업 지구)도 괜찮다. 지방에서도 창원 등 저점 매수 움직임이 있는 곳을 눈여겨볼 수 있다.

-강남 집값은 계속 강세일까

▲강남은 워낙 수요시장 두텁게 형성돼 있고 가격이 오를만한 재료도 너무 많다. 삼성동 개발이나 강남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사업 등 개발 호재가 많다. 다른 지역에서 복합 상권이나 광역교통망 환승센터 등 비슷하게 형성될만한 곳이 없다. 집값은 결국 인프라의 영향이 큰데 강남은 점점 더 좋아지는 구조다.

상한제로 인한 공급위축도 영향을 미칠 거다. 정부가 관리처분을 받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은 내년 4월 말까지 상한제 적용을 유예해주기로 했지만, 물리적으로 6개월 내 분양이 어렵다. 서울 강남권에서 할 수 있는 곳은 개포주공4단지나 둔촌주공 정도다.

-재건축 시장 전망은 

▲재건축 조합은 일단 상한제가 풀리길 기다리며 분양을 미룰 가능성이 높다. 다만 내년에 선거도 있고 경기가 계속 좋지 않아 이런 형태의 상한제를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재건축 초기 단지들은 상한제가 중단될 때를 저울질하면서 원래 계획대로 진행할 테고, 사업승인 이후의 단지들은 분양 시기 조절에 대한 고민을 할거다. 장기적인 대안으로는 '일대일 재건축'을 통해 추가분담금을 내더라도 고급화를 통한 자산 가치 상승을 검토할 수 있다.

당장 상한제로 인한 타격이 있으니까 재건축 시장은 당분간 진정될 수 있다. 조합원들은 팔지 않고 매수자들도 지켜보려는 분위기가 있을 거다. 거래가 소강 상태가 되면 주간상승률 등의 수치도 잠잠해질 거다. 하지만 실질적인 가격 하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강남권 리딩 주거지역에 재건축 지분을 투자한 사람 대부분이 고소득자라서 상한제 리스크에 바로 처분할 가능성은 적다.

-2기 신도시, 3기 신도시 들어가도 될까

▲직장 출퇴근 등에 불편이 없으면 상관 없다. 하지만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한다면 거리 면에서 힘들거다. 장기적으로 주거 환경이나 가격 등에서 인정받을 만한 곳은 판교, 분당, 과천 정도다.

다만 조건부로 보면 상황이 더 나아지고 있긴 하다. 최근 정부가 '광역교통 2030비전'을 내놓으면서 GTX A~C는 사업 속도가 조금씩 빨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운행까지는) 5년 이상 남은 얘기니까 현 시점에서 고려하긴 힘들다. 3기 신도시도 토지보상 등이 남아 있어 여러모로 변수가 많고 기다리기 쉽지 않다.

-광역교통망 대책으로 눈에 띄는 지역은

▲광역교통망에서 제시한 대책들이 확정된 상태는 아니라 아직까진 시장에서 감지되는 반응이 별로 없다. GTX B 노선이나 김포, 하남, 고양의 연장선 등은 눈여겨볼 만 한데 확정된 후에 (주택 구매 여부 등을) 결정해도 되지 않나 싶다.

지하철 5, 9호선 연장이나 고양의 기존 전철 연장 등은 기존 라인에서 연결하면 되는 사업들이니까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 김포에서도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경전철을 개통했고, 김포 남단과 인천 접경지역 등은 워낙 택지 개발하고 있어 앞으로 나올 빈 땅도 많다. 그런걸 겨냥한 교통망이 2030 비전 안에서 해결된다면 영향이 있을 것 같다. 다만 교통망은 삽을 뜰 때(착공)까지는 단정지을 수 없다.

-내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연내 추가적인 금리 변동이나 상한제가 어떻게 발현될 거나갸 관건이다. 만약 금리가 더 떨어지고 거시상황이 안 좋아지면 투자성이 확실한 쪽으로 자금이 몰리고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유망 분양이나 중장기 투자가 가능한 핵심 부동산은 크게 집하지 못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서울 핵심 지역들은 저금리 유동성 때문에 수요 자금이 많기 때문에 단순히 몇 가지 규제로 심리가 꺾일 것 같지 않다. 거래가 부진해지고 중개업, 이사, 건설업 등 관련 산업군의 성장률도 많이 떨어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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