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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현실화, 강남 재건축엔 '가뭄에 단비'

  • 2020.12.09(수) 11:12

공시지가 상승으로 택지비 올라 분양가 상승 기대
사업개시때 주택가액 상승, 재초환 유리하게 작용

공시가격 현실화에 울고 있는 이들이 있는가하면 남몰래 웃고 있는 이들도 있다. 강남을 비롯한 고가주택 보유자들은 공시가격 상승으로 인한 보유세 부담 증가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분양을 준비중인 재건축 단지 조합은 속으로 웃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분양가를 두고 HUG(주택도시보증공사)와 줄다리기 하던 강남 재건축 단지 조합원들은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을 적극 활용, 높은 택지비를 통한 분양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각종 규제로 재건축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했던 재건축 대상 단지들도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이 사업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바쁘게 계산기를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 강남 재건축, 분양가 통제 풀릴까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한국감정원으로부터 택지비로 3.3㎡ 당 4200만원을 승인받았다. 이 단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 택지비에 건축비와 가산비 등을 더해 최종 분양가를 책정한다. 보통 건축비와 가산비가 1000만원 정도 임을 감안하면 이 단지 최종 분양가는 3.3㎡ 당 5200만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몇 년간 강남 재건축 단지들 분양가는 3.3㎡ 당 5000만원을 넘지 못했다. 선분양을 위해선 HUG로부터 분양보증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HUG가 이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분양가를 통제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한제가 적용되면서 분양가 책정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택지비에 공시지가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분양가를 높게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다. 이같은 택지비를 한국감정원이 승인해 주면서 오히려 HUG 통제 때보다 분양가가 오르는 상황이 됐다. HUG의 통제로 넘지 못하던 3.3㎡ 당 5000만원의 벽을 감정원이 터준 셈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주변 단지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앞으로 공시지가는 정부의 현실화 정책과 더불어 넘치는 유동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면서 지속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주거용과 상업용 등 공시지가 산정 기준이 되는 표준지의 현실화율을 2028년까지 90%로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래미안 원베일리 바로 옆 단지인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 재건축)도 내년 초 택지비 산정을 받아 분양가를 책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HUG와 분양가를 두고 갈등을 빚어 분양 일정이 늦어진 둔촌주공도 같은 이유로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분양가 책정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한 감정평가사는 "래미안 원베일리 택지비 산정은 향후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택지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현실화율 개선 뿐 아니라 최근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는 만큼 주변 단지들의 택지비도 기본적으로 원베일리 수준에서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재초환 산정때도 유리…정비사업 속도낼까

택지비 상승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를 통한 초과이익 산정(부담금)에서도 조합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담금은 재건축 사업 개시시점(재건축 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일) 주택가액과 사업 종료 시(재건축 준공인가일) 주택가액의 차이를 시세차익으로 보고, 이 금액이 인 당 평균 3000만원을 초과하면 차익에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산정한다. 

해당 주택가격은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이미 사업이 시작된 단지들의 경우 공시가격 상승은 사업 종료 시점 주택가액을 높여 부담금 규모를 높일 수 있는 반면 아직 추진위 설립을 하지 않은 단지들은 사업 개시시점의 주택가액이 높아지면서 최종 부담금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이들 단지 집주인들이 공시가격 상승에만 기댄 채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재건축 사업은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시장 상황 뿐 아니라 정책 변화 가능성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재건축 사업은 재초환을 비롯해 용적률과 분양가 상한제, 층수제한 등 여러 요인들을 통해 사업성을 판단해야 한다"며 "재초환 부담금이 다소 줄어들 수 있어도 여전히 재건축 규제가 많아 사업을 추진하기에 녹록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여러 요인들을 검토해야 하는 만큼 조합원들은 계산기를 바쁘게 두드리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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