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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오세철호, '국내·해외' 두 마리 토끼 잡아야 산다

  • 2021.01.29(금) 14:25

[워치전망대-CEO&어닝]
그룹 총수 공백‧건설 부진…'해외통' 오세철 대표 역할 커져
해외 신재생에너지‧국내선 정비사업 수주 성과 기대

'영업이익 1조원 클럽 진입!' (2018년)
'1년 만에 영업이익 21.5% 급감' (2019년)
'영업이익 2년째 8000억원대' (2020년)

삼성물산이 좀처럼 실적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전년 수준의 실적을 지켜내긴 했지만 '영업이익 1조 클럽(전사기준)'에 재진입하기엔 갈 길이 멀어보인다. 물산 내 '대장주'인 건설 부문이 주춤한 게 뼈아프다. 

오세철 건설부문 신임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올해 경영환경은 녹록치 않다. 안으로는 삼성 그룹 총재의 부재, 탈석탄 선언에 따른 부담이 크고 밖으로는 코로나19 등으로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현장 전문가'인 오 대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새롭게 시도하는 신재생에너지, 중동진출 등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화려하게 복귀전을 치른 정비사업 수주도 이어갈지 관심사다. 

◇ 건설부문 부진에 1조 클럽 점점 멀어져

오 대표의 우선 과제 중 하나는 실적 방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 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되면서 '총수 공백'에 처했다. 계열사 CEO의 역할이 커진 만큼 실적에 대한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이영호 전임 대표가 '재무통'으로서 데뷔 연도였던 지난 2018년에 전체 영업이익을 1조1040억원까지 끌어올렸으나 2년째 내리막길이다. 더군다나 그동안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건설 부문이 약세라는 점에서 위기감이 커졌다. 

삼성물산은 2018년만 해도 건설부문이 7730억원(전년대비 54.3% 증가)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수익성 중심으로 수주한 프로젝트의 매출이 기반을 다졌고 서초사옥 매각 이익,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관련 처분이익 등 일회성이익이 그 위로 쌓였다.

하지만 다음 해에 바로 힘이 빠졌다. 2019년 건설 부문의 영업이익이 5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나 떨어지며 전체 영업이익도 8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판관비 등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된 게 주효했지만 분양 물량이 적은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삼성물산은 ▲2018년 5764가구 ▲2019년 3895가구 ▲2020년 2800가구를 공급해 대형 건설사들에 비해 분양 물량이 현저히 적다. 

2020년(잠정실적, 연결기준)에는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며 분기마다 영업이익이 1500억원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건설 부문의 연간 영업이익은 53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줄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전체 영업이익은 85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외형 성장도 미미하다. 건설부문의 연간 매출액은 2019년 11조6530억원으로 떨어졌다가 2020년 11조7020억원으로 0.4% 소폭 증가했다. 해외쪽은 특히 부진했다. 2018년만 해도 해외 매출이 5조91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2%에 달했으나 2019년엔 3조7940억원으로 급감하며 비중이 32.5%로 작아졌다. 2020년에는 3조8720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비중은 33.2% 수준에 그친다. 

신규 수주는 같은 기간 10조6930억원에서 9조4890억원으로 11.2% 줄었다.

◇ '해외 현장통' 통할까…결국 재건축 카드?

'현장통'인 오 대표는 부진한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0월 석탄화력발전과 관련한 모든 신규 투자와 사업을 중단하는 대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비금융 기업 중에선 '탈석탄' 선언이 처음인 만큼 오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관련기사☞삼성물산 탈석탄 선언…삼성생명·화재로 이어질까

오 대표는 플랜트보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위주의 해외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 시장 진출도 관심사다. 

삼성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초대형 엔터테인먼트 신도시를 조성하는 '키디야 엔터테인먼트 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중동시장 개척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9년 8월 대법원 판결이후 첫 해외 출장으로 향한 곳이 사우디아라비아였을 정도다. 

중동에서 잔뼈가 굵은 오 대표의 역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오 대표는 입사 후 줄곧 말레이시아, 싱가폴, UAE, 두바이 등 해외 현장에서 랜드마크급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2009년엔 중동지원팀장, 2015년엔 플랜트사업부장 부사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 수주 등 해외 사업이 가시화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건설부문 돌파구로 꺼냈던 '정비사업 수주'가 사실상 실적 버팀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삼성물산은 2015년 서초구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 GS건설에서 밀린 후 정비사업에서 발을 뺐다가 지난해 5년 만에 복귀했다. 신반포15차에서 압승을 거두고 반포3주구까지 차지하며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도급 사업을 휩쓸었다. 정비사업 수주액만 1조원에 달했다. ☞관련기사 '래미안' 앞세운 삼성물산 '싹쓸이'…긴장하는 경쟁자들

올해도 1월부터 강남구 도곡삼호 재건축을 품에 안으며 기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이 밖에도 개포한신, 개포우성4차 등 강남 주요 정비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물산 측은 "올해 전사기준 연간 목표는 매출 30조2000억원, 수주 10조7000억원"이라며 "수익성 중심의 내실 있는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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