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공시줍줍]쪼개진 대림산업…DL vs DL이앤씨 주가변수는?

  • 2021.02.05(금) 11:00

기업분할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feat. 현물출자 유상증자)

아파트브랜드 아크로·e편한세상을 보유한 대림산업이 지난해 9월 기업분할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고 발표했었죠. ☞관련기사 대림산업, 지주사 체제 전환

인적분할로 지주회사 DL(디엘)과 건설회사 DL이앤씨를 쪼개고, 이어서 DL에서 석유화학회사 DL케미칼을 물적분할로 떼어내는 작업을 최근까지 했어요. 다시 말해서 대림산업이란 1개 회사가 DL, DL이앤씨, DL케미칼 3개 회사로 쪼개진 것이죠. 

기업분할= 기업이 여러 개의 사업 중 한 개 이상을 떼어내서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것
물적분할(物的分割)= 회사의 재산만 분할하는 것. 주로 사업 구조조정, 체질개선, 사업경쟁력 확보 등을 고민하는 회사들이 선택
인적분할(人的分割)= 회사의 재산을 분할하면서 주주들의 주식도 함께 쪼개는 것. 주로 지주회사 전환을 고민하는 회사들이 선택

대림산업은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을 모두 사용해 기업을 쪼개는 과정을 거치면서,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올해 1월 22일까지 회사의 주식거래도 정지됐어요. 

이후 지난달 25일 지주회사 DL, 건설회사 DL이앤씨가 각각 다른 회사로 주식시장에 상장했는데요. 이를 정확한 용어로는 각각 변경상장(DL), 재상장(DL이앤씨)이라고 해요.

DL과 DL이앤씨가 다시 상장한 첫날인 지난달 25일 주가 흐름이 흥미로웠어요. 

기업분할을 마치고 다시 거래를 시작할 때 DL과 DL이앤씨의 기준주가는 거래정지 직전인 작년 12월 28일 대림산업 종가(8만3000원)로 설정해요. 이후 첫 거래가격(시초가격)은 기준주가 8만3000원에서 최저 50%(4만1500원) 최대 200%(16만6000원) 범위에서 동시호가를 접수해 결정해요. 이렇게 결정한 첫 거래가격으로 재상장 첫날 주식거래를 재개하는 것이죠.

 그 결과는?

[1월 25일 DL vs DL 재상장 첫날 시초가 및 종가]

DL(지주회사)
시초가격 7만5000원으로 시작해 0.53% 하락한 7만4600원으로 마감

​DL이앤씨(건설회사)
시초가격 13만3000원으로 시작해 4.14% 하락한 12만7500원으로 마감

​결과적으로 주식거래를 다시 시작한 날 출발선은 8만3000원으로 같았지만, DL은 7만4600원 vs DL이앤씨는 12만7500원으로 하루 만에 두 배 가까이 벌어졌죠. 

이후 주가 흐름도 비슷해요. 아래 그림은 주식거래를 재개한 지난달 25일 이후 2월 3일까지 주가 흐름인데요. 

얼마 전까지 한 몸이었던 두 회사의 주가가 왜 이렇게 벌어졌을까요?

분할 전 대림산업의 사업 부문별 매출(2019년 연결 기준)은 ▲건설(토목·주택·플랜트) 81.1% ▲제조(화학·자동차부품) 15.9% ▲에너지 1.1% ▲기타 1.6% 수준이었어요. 영업이익도 건설이 1조1321억원인 반면 화학을 포함한 제조부문은 774억원. 매출뿐 아니라 이익 기여도 역시 건설이 압도적인 상황이었죠. 

따라서 건설에서 벌어들인 돈이 석유화학사업의 투자재원으로 쓰이면서 건설의 성장이 느려지거나, 대림산업 주주들에게 돌아갈 배당이 줄어든다는 지적도 나왔어요.

이런 상황에서 사업부를 쪼개는 분할을 하자 지주회사(DL), 건설회사(DL이앤씨), 석유화학회사(DL케미칼)로 깔끔하게 구분 가능해지면서 건설부문의 독립과 재평가로 자연스레 이어졌죠.

​특히 거래정지기간(2020년 12월 29일~2021년 1월 22일)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건설회사 주가가 급등했던 상황이었어요. 즉 DL이앤씨는 건설주 랠리에 합류하지 못하고 거래가 정지되면서 애를 태웠던 상황. 이런 흐름이 재상장 이후 DL이앤씨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요.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변수가 있을까요? 이제부턴 조금 길고 어려운 내용일 수 있어요. 하지만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죠. 

DL이앤씨는 이제 온전한 건설회사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에 정부의 부동산정책, 건설 업황, 수주·영업 실적에 주가가 영향을 받는다는 건 당연한 일이죠. 

그 외에 주목할 포인트가 하나 더 있어요. 바로 지주회사 DL이 현물출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DL이앤씨 지분을 취득할 것이란 점이에요.

# 늦어도 올해 내 DL은 DL이앤씨를 자회사로 편입 예상

대림산업이 지난해 하반기 기업분할을 결정하면서 공시한 증권신고서를 잘 살펴보면 이런 내용이 나와요. 

인적분할신설회사(DL이앤씨)의 재상장이 완료된 후 분할존속회사(DL)는 분할 이후 일정한 시점에 주식매매, 공개매수, 또는 현물출자 등의 방법을 통해 인적분할신설회사의 지분을 취득해 공정거래법상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입니다. 다만 아직 그 실행 여부, 시기 및 방법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으며, 향후 이와 같은 회사구조 개편에 대한 계획이 확정될 경우 공시를 통해 즉시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대림산업 증권신고서(분할)에서 발췌한 내용>

한 줄로 요약하면 지주회사 DL이 건설회사 DL이앤씨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주식을 취득할 것이란 얘기인데요. 그 시점은 늦어도 올해 안이 될 것이라 예상해요. 근거가 있어요. 

기업분할 이후 DL은 지주회사가 됐지만, 건설회사 DL이앤씨 지분을 단 한주도 가지고 있지 않아요. 별개의 회사에요. 따라서 DL이 DL이앤씨를 공정거래법상 자회사로 편입하려면 최소 20% 이상의 지분을 사들여야 해요.

참고로 작년 말 국회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주회사가 보유해야 할 자회사(상장회사) 지분율 기준을 30%로 높였는데요, 이 개정안은 법안 공포 후 1년(2021년 12월 30일)부터 시행하기 때문에 DL에는 해당하지 않아요.

바꿔말하면 DL이 DL이앤씨를 순조롭게 자회사로 편입하려면 공정거래법 시행 전, 즉 올 연말 이전에 모든 작업을 완료해야 한다는 얘기. 그렇지 않으면 개정법안의 적용을 받아서 DL이 확보해야 할 DL이앤씨 지분율이 30%로 높아져서 부담이 크겠죠. 

따라서 DL은 올 연말 이전에 DL이앤씨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속도를 낼 것이란 예상은 삼척동자는 몰라도 투자자들은 알고 있어야 할 사실! 

# 돈이 들지 않는 방법이 있다면 누구나 그걸 선택한다

그럼 이제는 DL이 어떤 방법으로 DL이앤씨를 자회사로 편입할 것인지 알아볼게요. 앞서 살펴본 대림산업의 증권신고서에는 <주식매매, 공개매수, 또는 현물출자 등의 방법을 통해> 라는 문구가 있어요. 

주식매매는 말 그대로 다른 주주들로부터 DL이앤씨 주식을 사들이는 것. 간단한 방법이지만 돈이 많이 든다는 것. 현재 DL이앤씨 시가총액 기준으로 지분 20%를 확보하려면 5000억원 가까이 필요해요. 

따라서 돈이 없이도 가능한 방법이 있다면 누구나 그 방법을 쓰겠죠. 

아래 그림은 대림산업이 기업분할을 하기 전·후 지분구조를 비교한 것이에요. 분할 후 그림을 보면 대림(옛 대림코퍼레이션)이란 회사가 DL과 DL이앤씨 지분을 각각 21.7%씩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 상황에서 대림이 두 회사 지분을 모두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 DL이앤씨 지분(21.7%)을 DL에게 넘겨준다면? 

DL은 그 지분만 확보해도 충분히 DL이앤씨를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겠죠. 물론 아무리 계열사끼리 거래라도 공짜는 없어요. 따라서 DL이 대림으로부터 DL이앤씨 지분을 넘겨받을 때 무언가 대가를 지급해야 해요. 돈을 주고 살 수 있지만, 그건 주식시장에서 매입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 돈 없이도 되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을 선택하겠죠. 

그 방법은 대림으로부터 넘겨받는 DL이앤씨 지분의 값어치만큼 주식을 새로 발행(유상증자)해서 건네주는 것이에요. 주식회사가 주식을 추가로 찍어낼 때 돈이 들지 않으니까요. 

다시 정리하면 대림이 DL이앤씨 지분을 DL에게 넘기고, DL은 그 대가로 신주를 발행해서 대림에게 건네는 것. 이렇게 하면 대림은 DL 지분율을 늘려 지배력을 강화하고, DL은 DL이앤씨를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어요. 서로 윈-윈!

이 작업을 완료하면 지분구조는 아래 그림처럼 바뀌게 돼요.

이런 방식을 현물출자 유상증자라고 해요. 

DL이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는 것이니까 유상증자, 대림은 이 주식을 돈을 주고 사는 게 아닌 현물(DL이앤씨 주식)을 건네주고 얻는 것이어서 현물출자가 되죠.

단, DL이 대림만을 대상으로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주주에게 원칙적으로 문호를 개방해요. "우리가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 줄 테니 당신들이 가진 DL이앤씨 주식을 달라"고 선언하는 것. 이걸 공개매수라고 해요. 

종합하면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가 되는 것.

다만 공개매수를 하더라도 대림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 주주들이 DL이앤씨 주식을 DL 주식으로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아요. 일반 주주들은 앞서 분석한 것처럼 건설회사 DL이앤씨의 가치를 높게 볼 테니까 굳이 DL 주식으로 바꾸려 들지 않을 테니까요.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완료하면 대림 DL DL이앤씨 순으로 지배구조가 다시 그려지는데 사실 정점에는 이해욱 회장이 있어요. 

정확히는 이해욱 회장 대림 DL DL이앤씨 순이 되는 것이죠. 결국 이런 과정은 대림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욱 회장의 지배력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져요. 

# 고대사회로부터 내려오는 물물교환... 대림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DL과 DL이앤씨 주가가 어떻게 흘러가야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까요. 주어를 대림(이라 쓰고 이해욱 회장)으로 놓고 보면 답은 간단해요.

대림이 내놓을 주식(DL이앤씨)의 값어치가 대림이 확보하고자 하는 주식(DL)보다 비싸면 좋겠죠. 현물출자는 쉽게 표현하면 물물교환이에요. 내가 가진 것을 비싸게 팔고 남이 가진 것을 싸게 사고 싶은 건 고대사회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는 물물교환의 기본 속성!

따라서 당연히 지금은 DL이앤씨 주가가 비싸져야 대림,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이해욱 회장에게 도움 되겠죠. DL과 DL이앤씨의 주가가 지난달 25일 재상장 이후 지금까지 엇갈린 흐름을 보이는 것도 이런 예상이 투자심리에 녹아들어 있는 것이라 판단해요. 

한 가지 더!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완료하더라도 대림그룹에는 사실상 두 개의 지주회사(대림, DL)가 존재하는 셈이죠. 따라서 대림과 DL을 합쳐 하나의 지주회사를 만들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어요. 물론 이건 대림그룹 측에서 아직 언급하지 않는 내용이고, 당분간 꼭 필요한 일도 아니에요. 

그러나 SK그룹은 과거 최태원 회장 SKC&CSK SK텔레콤 순으로 있던 지배구조에서 두 개의 지주회사(SKC&C와 SK)를 합병했어요. SK에게는 필요했던 두 개의 지주회사 합병작업이 대림에는 불필요한 일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겠죠. 그래서 이 가능성마저 염두에 둔다면, DL은 당분간 계속해서 애매한 위치로 남을 수 있어요. 

물론 이런 예상은 어디까지나 기업분할 이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주가 흐름을 일반적으로 분석하는 논리이고, 독자 여러분이 이해하기 쉽게 소개한 것이에요. 실제 주가 흐름은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어요. 

어떤 분석가는 대림산업의 기업분할 목적을 건설보다 화학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평가하기도 해요. 이 분석을 지지한다면, 석유화학회사(DL케미칼)를 이미 자회사로 두고 있는 DL의 가치가 오히려 재평가받을 수도 있어요. 

돌다리를 두들겨보는 심정으로 이런 분석도 함께 소개해요. 

분할 전 대림산업이 보유한 현금성자산 1조4980억원은 분할 후 DL 6500억원(43.4%), DL케미칼 2102억원(14.0%), DL이앤씨 6379억원(42.6%)으로 배분된다. 
이러한 현금 배분 비율 등을 고려할 때 향후 건설보다는 화학사업을 키우겠다는 의도가 분명해진다. 다른 지주회사의 전환 과정을 살펴보면 인적분할 이후 지주회사보다는 사업회사 주가가 재평가되면서 분할 전의 시가총액보다는 분할 이후의 시가총액이 커지면서 주주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그동안 대림산업의 저평가 요인은 화학과 건설이 같이 있어서가 아니라 배당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 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분할 이후 사업회사 DL이앤씨의 배당 확대도 예상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재평가 요소도 없을 것이다. 결국에는 대림산업의 분할은 대주주 지분 강화 및 화학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므로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이 2020년 11월 2일에 쓴 보고서 <대림산업 분할 명분이 약하다>에서 발췌

*[공시요정]과 [공시줍줍]은 뉴스레터 '줍줍'을 통해 매주 화요일, 금요일 이메일로 먼저 찾아갑니다. 뉴스레터에서만 선보이는 특별한 콘텐츠도 있어요. 내용이 좋았다면 구독신청(무료) 부탁드려요.

뉴스레터 (무료)구독하기 ☜클릭

*독자들의 제보와 피드백을 환영합니다. 궁금한 내용 또는 잘못 알려드린 내용 보내주세요. 열심히 취재하고 점검하겠습니다. 

의견보내기 ☜클릭

비즈니스워치 뉴스를 네이버 메인에서 만나요[비즈니스워치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보기 )

많이 본 뉴스 최근 2주 한달

산업·부동산 경제·증권 디지털·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