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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한국석유공업 10주가 200주 된다

  • 2021.03.05(금) 11:00

5000원→500원으로 주식분할…발행주식 10배 늘어
1:1 무상증자도 실시…발행주식 추가로 2배 더 늘어
거래량 늘릴 목적…이론적으로 주식가치 변동은 없어

도로포장재인 아스팔트, 건축자재, 석유관련 제품을 제조하는 한국석유공업이 지난달 25일 2개의 공시를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렸어요. 하나는 주식분할결정이라는 제목이고 다른 하나는 주요사항보고서(무상증자결정)이라는 제목의 공시예요.

☞관련공시: 한국석유공업 2월 25일 주식분할결정

☞관련공시: 한국석유공업 2월 25일 주요사항보고서(무상증자결정)

# 액면가 5000원짜리가 500원으로

주식분할은 다른 말로 액면분할이라고도 해요. 주식의 가격은 액면가와 실제 주식시장에서 거래하는 시가(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주가)로 나뉘는데요. 액면가는 주식의 주권 표면에 적힌 금액. 상법에 의해 액면가는 100원 이상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어요. 다만 2011년 법을 개정해서 액면가 없이, 무액면으로도 주식을 발행할 수 있답니다.

액면가는 실제 거래가격과는 상관없는 표면적 가격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기업운영에는 꽤 중요한 요소예요. 액면가와 주식 수를 곱해서 나온 금액이 회사 장부에 기재하는 자본금이 되고요. 주식을 새로 발행할 때(유상증자) 액면가 이상으로 발행하면 주식발행초과금으로 분류해 자본구조를 더 단단하게 만들 수도 있어요.

주식분할은 곧 액면가를 쪼개서 줄인다는 뜻. 한국석유공업은 기존 1주당 5000원인 액면가를 500원, 즉 10분의 1로 줄이기로 했어요. 엇! 그럼 액면가가 줄었으니 회사 장부에 기재하는 자본금도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요? 그렇진 않아요. 액면가가 줄어드는 대신 주식 수는 늘어나거든요.

한국석유공업의 기존 총 발행주식수는 65만5200주.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치곤 발행주식수가 적은 편. 그러나 주식분할로 액면가가 5000원에서 500원으로 10분의 1로 낮아지는 대신 총 발행주식수는 10배 늘어요. 따라서 주식분할 이후 한국석유공업의 총 발행주식수는 655만2000주로 증가.

# 주식분할이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 

주식분할(액면분할)은 이론적으로 기업 가치에 아무런 변화가 없어요. 액면가가 5000원에서 500원으로 줄었어도 줄어든 비율만큼 주식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자본금에는 변화가 없죠.

주주들의 주식가치에도 변화는 없어요. 한국석유공업 주식 10주를 갖고 있던 주주라면 주식분할 이후 보유 주식 수는 100주로 10배 늘어요. 다만 액면가가 줄어든 만큼 주가는 10분의 1로 줄겠죠.

3일 기준 종가(18만2000원)로 계산해보면 10주를 갖고 있던 한국석유공업 주주의 주식가치합계는 182만원. 주식분할 이후 해당 주주는 10분의 1로 줄어든 1만8200원짜리 주식 100주를 가지게 돼요. 18만2000원짜리 10주나 1만8200원짜리 100주의 주식가격은 똑같이 182만원.

아무것도 변하는 건 없는데 대체 왜 주식분할을 했느냐고요? 이번 주식분할로 한국석유공업이 기대하는 건 예전보다 활발한 주식 거래!

주식시장에서는 기업 활동과 관련한 소식뿐 아니라 수급(수요와 공급)이란 것도 주가에 영향을 주는 변수인데요.

그동안 한국석유공업의 주식 거래는 사실상 정체상태였어요. 지난 2월 한 달간 평균 거래량은 1만759주. 동종업계인 금호석유의 2월 한 달간 평균거래량(75만4430주)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수치죠.

작년 9월에는 하루에 최저 777주만 거래되기도 했어요. 이는 주식 단가가 10만원대 안팎으로 낮지 않은 편인데 비해 거래할 수 있는 주식량은 적기 때문이죠.

시장에서 물건을 팔려고 이것저것 내놓아도 일단 손님들이 많이 몰려야 좋겠죠. 물건을 사던 사지 않던 손님들이 이것저것 구경하러 와서 흥정도 하고 해야 물건을 많이 팔 가능성도 덩달아 커지는 것.

마찬가지로 주식분할로 주식 수가 늘어나면 거래가 좀 더 활발해질 수 있어요. 자연스레 손님(투자자들)의 관심도 더 끌 수 있겠죠. 또한 유통주식이 적었을 때는 소수의 매수·매도 주문만으로도 주가가 출렁일 수 있는데 주식수가 늘어나면 이런 변동성이 다소 줄어든다는 점도 주식분할을 하는 이유로 꼽혀요.

한국석유공업의 이번 주식분할 효력발생일은 4월 14일(이날 주식수가 10배로 늘어나고). 상장일은 4월 15일(이날부터 10배로 늘어난 상황에서 주식거래 시작).

이런 일정은 한국석유공업 주주총회(3월 26일)에서 특별한 변동이 없으면 그대로 시행해요. 참고로 이 일정은 얼마 전 주식분할을 결정한 카카오와 똑같은 일정.

# 무상증자 목적도 거래 활성화 

한국석유공업은 주식분할과 함께 무상증자도 발표했어요!

무상증자는 회사가 주식을 새로운 주식(신주)을 추가 발행해서 주주들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것을 말해요. (반대로 주주들에게 돈을 받고 신주를 팔면 유상증자)

한국석유공업은 보통주 1주당 1주의 신주를 추가로 발행해서 공짜로 나눠주는 1:1의 무상증자(=100% 무상증자라고도 표현)를 결정했는데요.

주의할 점은 공짜로 1주를 나눠준다고 해서 주식 가치도 2배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 예를 들어 현재 주가가 1만원인 상장회사가 1:1 무상증자를 하면 주가는 인위적으로 절반인 5000원으로 조정을 해서 거래해요. 이를 무상증자 권리락이라고 하는데요.

이처럼 주식가치에는 변함없어도 보통 무상증자는 호재로 인식해요. 그 이유는 주식분할과 마찬가지로 주식수 자체는 늘어나기 때문에 거래가 활발해지면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렇게 되면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죠.

결과적으로 한국석유공업은 주식수를 늘려 거래를 활발하게 만들기 위한 작업을 두 번(주식분할, 무상증자) 연속으로 진행하는 것.

# 액면분할 이후 무상증자.. 10200

무상이든 유상이든 증자를 할 때는 기준일이 중요해요. 기준일까지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에게 증자로 발행하는 주식을 공짜로 나눠주거나(무상증자) 돈을 주고 살 권리(유상증자)를 주기 때문이죠.

한국석유공업의 무상증자 기준일은 4월 16일. 이 얘기는 앞서 설명한 액면분할 효력 발생일(4월 14일) 이후로 무상증자 기준일을 잡았다는 뜻. 즉 한국석유공업은 주식분할 이후 늘어난 주식을 토대로 무상증자를 하는 것이에요.

따라서 현재 한국석유공업 주식 10주를 가진 주주라면 주식분할 이후 주식 수는 100주로 늘어나고, 다시 무상증자(비율 1:1)를 적용해 100주를 추가로 더 받아요. 즉 현재 10주를 가진 주주의 주식 수는 주식분할과 무상증자라는 두 번의 절차를 거쳐 총 200주로 늘어날 예정.

최종적으로 200주가 되는 날짜는 무상증자 신주상장일인 5월 7일. 물론 이렇게 되더라도 이론적으로는 주식가치 합계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리마인드!

# 주식 수 늘면, 배당금도 늘까

주식분할과 무상증자를 통해 주주들은 배당으로 받을 혜택도 예상해볼 수 있는데요. 한국석유공업은 2004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배당을 실시해온 기업이에요. 배당에는 분기배당(분기마다 하는 배당), 반기배당(6개월에 한 번 하는 배당), 결산배당(결산일을 기준으로 하는 배당)이 있는데 한국석유공업은 결산배당을 하는 곳.

한국석유공업은 12월 말이 사업연도인 곳. 따라서 한국석유공업 결산배당은 매년 12월 31일을 배당기준일로 보고 다음해 4월 중으로 배당금이 나오는 방식이에요.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결산배당을 할 예정인데요. 기존 주주들은 1주당 1600원의 현금을 배당금으로 받아요.

그렇다면 내년에는 주식분할과 무상증자로 주식수가 늘어난 만큼 배당금도 늘어날까요?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여요. 아니! 주식수가 늘었는데 왜 배당금이 늘지 않느냐고요?

주식수가 늘었다고 해서 1주당 배당금을 올해처럼 유지한다면 당연히 늘어난 주식수 만큼 배당총액(1주당 배당금×발행주식수)이 급증해서 회사의 부담이 커지겠죠. 배당은 배당가능이익이라는 한정적인 재원으로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식분할과 무상증자로 주식수가 늘었다고 해서 1주당 배당금 자체를 이전처럼 유지하기는 어려워요. 늘어난 주식수에 반비례해서 1주당 배당금은 줄어드는 것.

따라서 한국석유공업은 배당성향(한해 벌어들인 순이익에서 배당총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유지하면서 늘어난 주식 수에 맞춰 1주당 배당금 액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여요.

참고로 한국석유공업은 2019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44억100만원, 배당금으로 9억3700만원을 썼어요. 이를 바탕으로 배당성향을 계산하면 21.3%(9억3700만원/44억100만원)가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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