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일 상장인데 증권사 계좌마다 나눠서 받은 공모주를 한곳에 모아서 거래할 수 없나요?"
"가족 단위 청약을 했을 경우 매도할 때 많은 번거로움이 있을 것으로 보여요. 해결방안(가족 단위로 주식 모으는 방법 등)을 설명해준다면 더 좋을 거 같아요."
[공시줍줍 뉴스레터 독자 질문 중에서]
공모주 청약에서 화제를 모았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18일 드디어 주식시장에 상장했어요.
상장 첫날 '따상'(신규 상장 종목이 첫 거래일에 공모가 두 배로 출발한 후 가격제한폭(30%)까지 상승하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을 기록한 이후 둘째 날부터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 부진을 겪고 있네요. 공모주를 받은 독자들께선 조바심이 나실 텐데요. 그래도 아직 공모가 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주가가 움직이고 있는 만큼 차분하게 관련 소식을 분석하며 투자 결정을 하면 어떨까 싶어요. Keep Calm and Carry On!(평정심을 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
#공시줍줍의 따끈한 신상 코너 피드백!
[공시줍줍]에서 새로운 고정코너를 마련했어요. 이름은 [공시줍줍 피드백]
그동안 [공시줍줍]과 [공시요정]에 보내주신 독자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이메일 뉴스레터, 온라인 기사 댓글로 달아주신 질문을 모아서 답변드리는 코너예요. 현실적으로 모든 질문에 답변하긴 어렵지만 최대한 많은 질문에 응답하기 위해 노력할게요.
오늘 [공시줍줍 피드백] 첫 순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한 주식을 현금처럼 계좌이체하는 방법이에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균등배정 방식을 도입한 이후 처음 선보인 대형 공모주인 동시에 한 사람이 여러 증권사에 청약하는 '중복청약'이 가능한 공모주였어요. 따라서 한 사람이 여러 증권사 계좌를 통해 청약하거나, 가족들이 한 증권사 또는 다른 증권사에 청약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위에 소개한 독자 댓글을 보면 본인이 여러 증권사에 청약했거나, 가족들이 한 증권사 또는 여러 증권사에 청약한 사례로 보여요.
여러 증권사에서 공모주를 배정받았다면 각각 1주, 2주씩 흩어져 있어서 나중에 주식을 매도할 때마다 각 증권사 MTS(스마트폰로 주식거래하는 시스템) 또는 HTS(PC로 주식거래 하는 시스템)에 접속해야 해요. 또 당장 매도하지 않더라도 여러 계좌에 주식이 분산되어 있으면 수익률 등을 한꺼번에 관리하기 어려워요.
# 은행 계좌이체와 유사한 주식 대체출고
이런 사례를 해결하는 방법이 대체출고(또는 이체출고)란 개념인데요.
은행거래를 할 때 본인 명의에 다른 계좌로 돈을 보낼 수 있죠. 또는 A은행 계좌에서 B은행 계좌로 이체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계좌로 돈을 보낼 수도 있어요. 마찬가지로 유가증권(주식·채권)도 대체출고라는 방법으로 계좌이체 할 수 있어요.
대체출고는 크게 몇 가지 개념이 있어요. 은행거래와 용어만 다를 뿐 의미는 같아요.
자사(당사)대체출고: 같은 증권사의 다른 계좌로 주식을 보내는 것
타사 대체출고: 다른 증권사의 계좌로 주식을 보내는 것
타명의 대체출고: 다른 사람의 증권 계좌로 주식을 보내는 것
다만 주식을 이체하는 방식은 은행에서 돈을 이체하는 것보단 좀 더 까다로워서 몇 가지 원칙이 알아야 하는데요.
①공모주는 주식이 입고된 날(상장일)부터 가능. 일반주식은 결제 완료 상황(주식매수일+2일)에서 가능.
②수수료 있음. 보통 주식수와 상관없이 종목당(건당) 1000~2000원. 단 증권사마다 우대고객은 면제.
③사이버거래 등록, 보안카드 등록 등 인증 절차 필요.
④영업시간 내에만 가능(보통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말 제외)
⑤영업점(지점) 또는 HTS, MTS 가능. (전화 신청은 보이스피싱 예방으로 차단하는 추세)
①번은 공모주 상장일 당일부터 대체출고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되고요. ②번과 ③번은 은행에서 돈을 이체할 때와 비슷해요. 은행도 모바일뱅킹을 하려면 각종 인증 절차를 갖춰야 하고, 다른 은행이체 시 수수료가 있고, 우대고객은 수수료를 면제받는 것처럼. ④번은 24시간, 365일 모바일뱅킹이 가능한 은행 이체와 달리 주식 이체는 대부분 평일 영업시간에만 가능하다는 점.
관건은 ⑤번인데요. 증권사마다 방법이 제각각이고 은행 이체보다 훨씬 까다로워서 스마트폰이나 PC를 자주 사용하지 않으시는 독자들은 고객센터 또는 영업점으로 문의하시는 게 더 정확해요.
증권사마다 자사 대체출고. 즉 같은 증권사 내의 계좌로 주식을 옮기는 방법은 간단해요. 예를 들어 NH투자증권에 계좌가 두 개 있는데 A계좌에서 B계좌로 옮기는 것은 대부분 증권사에서 MTS, HTS, 영업점 어디에서나 가능하고, 이때는 대부분 수수료도 받지 않아요.
관건은 타사 대체출고. 즉 다른 증권사 계좌로 주식을 옮기는 일. 예컨대 NH투자증권에서 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를 삼성증권으로 옮기는 방법이죠. 사실상 대부분의 대체출고 수요는 하나의 증권사 계좌로 주식을 통합 관리하기 위한 목적인 만큼 이 부분이 중요한데요.
이 방법은 증권사에 따라 MTS로 간편하게 가능한 곳이 있지만, HTS나 홈페이지에서만 가능한 곳도 있어요. 또는 아예 영업점을 직접 찾아가야만 처리해주는 곳도 있어요.
이번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을 접수한 6개 증권사(NH, 한투, 미래, SK, 삼성, 하나) 가운데 MTS로 '타사 대체출고'가 가능한 증권사는 NH, 삼성 두 곳이에요.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NH투자증권 MTS인 '나무'(NAMUH)를 통한 타사 대체출고 화면을 보여드릴게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PPL 아님)
왼쪽 그림은 NH투자증권 MTS에서 '계좌/이체/청약/대출' 메뉴 클릭 후 '이체' 메뉴를 한 번 더 클릭한 화면이에요. 오른쪽 그림은 왼쪽 그림에 이어서 '이체' 메뉴에서 다시 '주식/채권이체'를 클릭했을 때 나오는 화면이에요.
상단 탭에서 '타 증권사'를 선택하면 출고계좌, 입고계좌 항목이 나와요. 출고계좌는 주식이 빠져나갈 계좌 즉 현재 사용 중인 NH투자증권 계좌를 뜻하고, 입고계좌는 주식을 옮겨 담을 다른 증권사 계좌를 뜻해요.
주식을 옮겨 담을 증권사와 계좌번호를 입력한 이후, 잔액을 조회해 옮길 주식 선택하고 이체 실행 버튼을 누르면 마무리!
이 과정을 거치면 NH투자증권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를 다른 증권사 계좌로 옮길 수 있어요. 단 수수료 2000원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지급할 잔액이 있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는 점! (수수료 출금 금액 부족시 이체 불가)
아래 표는 이번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 청약을 접수한 6개 증권사의 타사 대체출고 방법을 정리한 표예요. 각 회사의 고객센터로 직접 전화해 문의하거나, 홈페이지 안내문을 참고해 정리했어요.
MTS로도 가능한 곳은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두 곳. 나머지 증권사는 HTS로 가능한 방법을 중심으로 정리했어요(홈페이지나 영업점에서도 가능). 하나금융투자는 MTS, HTS 모두 안되고 영업점을 방문해야만 해요.
[타사 대체출고 방법]
NH투자증권
MTS 계좌/이체/청약/대출 → 이체 → 주식/채권이체 → 타증권사
수수료 2000원
한국투자증권
MTS 안됨.
HTS 이체 → 유가증권 이체 출고
수수료 2000원
미래에셋대우
MTS 안됨.
HTS 온라인센터 → 은행이체/대체 → 타사이체출고
수수료 1000원
SK증권
MTS 안됨.
HTS 온라인지점 → 은행이체 → 타사대체출고
수수료 2000원
삼성증권
MTS 뱅킹/대출 → 대체출고 → 타사대체출고
수수료 2000원
하나금융투자
MTS/HTS 모두 안됨. 영업점에서만 가능.
수수료 2000원
이 방법을 사용하면 여러 증권사에서 각각 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를 하나의 계좌로 모을 수 있어요. 또한 가족들이 여러 증권사에서 배정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를 한 사람의 계좌로 모으는 방법도 있어요. 앞서 설명한 '타명의 대체출고'(다른 사람의 증권 계좌로 주식을 보내는 것)란 개념.
방법은 타사 대체출고와 대체로 유사하고 주식을 보낼 계좌를 선택할 때 '동일명의(본인)/타명의'를 선택한다는 점이 달라요. 다만 가족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주식을 보내는 것은 양도에 해당해서 나중에 별도의 세금이 붙을 수 있어요.
MTS를 통한 타사 대체출고를 허용하지 않는 증권사라도 타명의 대체출고는 자사 계좌에 한해 MTS에서 가능한 곳도 있어요.
예시 [미래에셋대우 대체출고 안내]
당사 대체출고 사이버 신청
동일명의 / 타명의로 대체출고 가능합니다.
- HTS : 온라인센터 > 은행이체/대체 > 당사대체출고
- MTS : 메뉴 > 뱅킹/자산 >당사대체출고
또한 증권사에 따라 자사 계좌로의 타명의 대체출고는 허용하면서 다른 증권사로의 타명의 대체출고는 허용하지 않기도 해요.
예시 [한국투자증권 HTS 사용설명서- 유가증권 이체출고 화면 문구]
다른 금융기관으로의 이체출고 시에는 본인명의 계좌로만 신청 가능하고 한국투자증권 계좌로의 이체출고 시에는 타인명의 계좌로도 신청 가능합니다.
따라서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를 장기간 보유하고 싶은데 한 증권사 계좌로 모아 통합 관리하길 원하는 독자들은 해당 증권사(주식을 출고할 증권사)로 문의를 해보시면 정확하게 알 수 있어요.
추가 사항!
오늘 알아본 주식 대체출고는 공모주뿐만 아니라 이미 상장한 모든 주식·채권에도 공통 적용하는 개념이라는 점. 따라서 삼성전자 등 다른 주식도 이 방법으로 옮길 수 있어요.
금융위원회는 최근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고쳐서 빠르면 5월 말부터 상장공모주 중복청약을 금지한다고 밝혔어요. 중복청약이 금지되면 SK바이오사이언스 이후에 나올 대형 공모주는 한 사람당 1개 증권사에서만 청약 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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