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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늘고 가격도 올라…빨라지는 '월세 시대'

  • 2022.01.07(금) 09:06

지난해 월세 비중도 가격도 사상 최대
"올 하반기, 월세 전환 가속화" 전망

지난해 국내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 월세 가격도 오르면서 세입자들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른 데다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월세 비중이 늘고 있다고 분석한다. 오른 전셋값에 이자 부담을 고려하면 차라리 월세가 낫다고 판단하는 수요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임대인 역시 늘어난 조세부담이나 임대차법 등으로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임대차법 시행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세입자들이 다시 전·월세 시장으로 나오게 된다. 이 시기 전셋값이 뛰면 월세화 현상은 더욱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 '역대 최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18만 1367건을 기록했다. 이중 월세(월세·준월세·준전세) 거래량은 6만 7134건으로 전체 전·월세 중 37%를 차지했다. 이는 이 통계를 공개한 201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지난 2019년 28%가량을 기록했는데, 2020년부터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20년 7월 말에 시행한 임대차법 이후 월세 거래 비중이 더욱 빠르게 늘었다. 실제 월별 추이를 보면 2020년 8월 이후 월세 비중이 30% 이상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8월 이후에는 40%를 넘어섰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처럼 '월세화' 현상이 가속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임차인 입장에서는 집값과 함께 전셋값이 크게 오른 데다 금리까지 인상되면서 이자 부담까지 커졌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월세로 돌아서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임대인들은 임대차법에 따라 4년까지 임대를 줘야 하는데 임대료 인상도 제한되면서 월세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 보유세 등 조세 부담이 높아져 이를 세입자에게 전가하려는 경우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월세 가격도 상승…"하반기 더욱 가속화"

집값이 오르고 월세 선호 현상도 확산하면서 월세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KB부동산의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09.4로 2015년 12월 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KB아파트 월세 지수는 95.86㎡ 미만 아파트의 월세 추이를 조사해 산출한다. 2019년 1월 가격을 100으로 해 산정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집값은 물론 전셋값 역시 지난해 너무 많이 올라 피로감이 쌓인 상태"라며 "높아진 전세금에 대한 이자를 충당하는 게 만만치 않아지면서 전세 매물이 쌓이고 월세가 느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올해 하반기 임대차법에 따른 계약 갱신 시점에는 전셋값이 더 올라 월세로 돌아서는 이들이 많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전 세계적으로 봐도 임대차 시장은 주로 월세로 이뤄져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임대인들이 전세를 선택할 메리트가 점차 줄고 있고, 임차인들 역시 전셋값 상승 등으로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세화 현상이 가속하는 원인 중 하나가 집값 상승인 만큼 매매 시장을 안정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집값이 오르면서 전셋값도 빠르게 올랐던 게 월세가 늘게 된 주된 이유 중 하나"라며 "정부가 최근 지속해 강조하고 있듯 주택 공급 확대 등으로 매매 시장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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