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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선 조정지역 해제될까…수도권보단 지방 '기대감'

  • 2022.03.18(금) 06:30

"집값 하락" 대구·울산 등 조정대상지역 해제 건의
'양도세 중과' 배제 우회로…수도권은 불가능할듯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에 '규제지역 해제'가 포함될지 관심이다. 대구 등 최근 집값 상승세가 둔화한 지방에서는 이미 규제지역 해제 기준을 충족하고, 해제 심의를 신청한 상황이다.

윤 당선인이 양도세 완화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우회로로 삼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서울·수도권의 경우 집값이 요동칠 우려가 있어 실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조정지역 해제를 약속한 윤석열 당선인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 사진=네이버카페 영통주민모임터 갈무리

지방 집값 '뚝'…정부 "규제지역 해제 전반적 검토중"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들어 7개 지자체가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건의했다. 대구시·울산 중구·경기 동두천·안산 단원구·광주시·전남 광양·순천시 등이다. 이들은 최근 집값 하락세가 뚜렷하거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늘고 있는 지역이다.

조정대상지역은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상승률이 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한 지역이다. 아울러 △최근 2개월간 월평균 청약경쟁률 5대 1 초과 △최근 3개월간 분양권 전매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 △시·도별 주택보급률 또는 자가주택비율 전국평균 이하 중 1개 이상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수성구 등 8개 구가 조정지역으로 지정된 대구의 경우 최근 3개월 연속 집값이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구의 전체 주택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작년 12월 -0.1%을 시작으로 올해 1월 –0.22%, 2월 –0.28%로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다른 지역도 집값이 내림세다. 지난 7일 기준 울산 6주, 전남 순천 3주, 전남 광양 13주 연속 하락했다. 광주시는 최근 집값이 하락하지는 않았지만 상승폭이 줄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작년 말부터 국토부에 조정지역 해제를 건의했다. 조정지역에서 해제되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축소, 청약 자격 강화 등 제한이 풀린다. 이를 통해 위축된 매매 심리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작년 12월에 개최된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에서 정부는 "규제차익을 활용한 투기 수요가 남아있다"며 규제지역 해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 지역은 올해 상반기에 열릴 주정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윤 당선인이 직접 규제지역 해제를 언급한 적은 없지만, '규제 완화'를 대전제로 한 부동산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 측은 선거운동 기간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조정지역 해제'를 약속하는 현수막을 내걸어 이목을 끌기도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정대상지역 해제 여부는 앞으로 열릴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검토할 계획"이라며 "해제를 신청한 지역 외에도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주택제 양도세 완화 우회로? 수도권 어려울듯

지방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규제지역 해제를 건의한 것과 달리,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조정지역 해제를 통한 '양도세 완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앞서 윤석열 당선인은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 적용을 최대 2년간 배제하고 중과세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세법 개정 대신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우회로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규제가 풀린다. 이밖에 종합부동산세가 완화되고 보유세 세부담 상한 또한 줄어든다.

서울 전 지역과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 해당하는 만큼 공약 실현 효과를 얻을 수 있으리란 기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결정을 내리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겨우 진정 국면에 접어든 집값이 다시 치솟는 등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019년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의 경우 이후 주택가격이 급등해 이듬해 정부가 다시 규제지역으로 묶어야 했다. 2020년 6·17 대책 때 조정대상지역에서 배제된 경기 김포시도 투자 수요가 몰리며 집값이 뛰자 같은 해 11월 곧바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조정대상지역을 푸는 순간 투기 조장, 규제 완화 시그널로 인식되면서 집값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를 것"이라며 "지방의 경우 일부 지역 경기를 위해 풀어줄 수 있겠지만, 서울·수도권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역시 "일각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조정대상지역에만 한정돼 이 지역을 해제하면 간단하다고 하지만 서울 등은 시장이 극심하게 침체되지 않는 한 해제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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