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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재건축도 안 통한다…'3억~4억' 하락은 기본

  • 2022.09.19(월) 06:30

재건축·GTX 호재 단지, 집값 수억원씩 하락
거래절벽에 '급매만'…"거래 정상화 정책 필요"

집값을 이전보다 수억원씩 낮춘 거래가 전국에 속속 등장하면서 부동산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주택 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가격을 많이 낮춘 '급매물'만 거래되는 탓이다. GTX와 재건축 등 기존 호재도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금리 인상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수요가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거래 절벽'에 대한 우려가 꾸준하다. 집값 하락을 관망하는 대신 서서히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거래 정상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재건축도 GTX도 안 통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1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6% 하락했다. 서울(-0.16%)과 인천(-0.29%), 경기(-0.21%) 등 수도권 하락률은 전국 평균 이상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추가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급매물 위주 간헐적 거래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장의 충격은 통계상 낙폭을 뛰어넘는다. 최근 이뤄진 거래를 살펴보면 수억원씩 떨어진 경우가 잦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촌동 삼익아파트 전용 104㎡는 지난 15일 17억7200만원(3층)에 거래됐다. 지난 1월에는 23억3500만원(6층)에 손바뀜했는데, 이보다 5억6300만원 하락했다.

그간 집값을 지탱했던 재건축, GTX 등의 '호재'들도 힘을 못 쓰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의 경우 14단지 전용 74㎡가 지난 7일 14억2000만원(2층)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지난 4월(15억2000만원·6층)보다는 1억원, 작년 10월 신고가(16억8000만원·6층)보다는 2억6000만원 떨어졌다.

최근 재건축에 시동을 건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도 마찬가지다. 이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23일 16억7000만원(14층)에 손바뀜했는데, 지난 4월 거래보다 2억8000만원 하락했다. 작년 9월에는 21억원까지 올랐던 곳이다.

경기에선 GTX 정차역 인근 지역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GTX-A노선이 정차하는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일대 아파트들은 집값이 고점을 찍었던 작년보다 3억~4억원씩 하락했다. 청계동 동탄역 시범우남퍼스트빌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3일 10억원(18층)에 팔렸다. 작년 7월 신고가(14억4000만원)보다 4억4000만원 하락한 거래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재건축 기대감이 컸던 1기 신도시도 마찬가지다. 분당 서현동 시범우성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12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재건축 기대심리가 폭발했던 지난 5월(16억5000만원)보다 6억2500만원 하락했다. 

'급매'만 성사…"거래 실종 수준"

최근 하락 폭이 큰 거래가 눈에 띄는 이유는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다.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하면서 수억 원씩 가격을 낮춘 '급급매물'이 아니면 소진되지 않는 실정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7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3만9600건이다. 8만8937건이 거래됐던 작년 7월의 절반 밑으로 뚝 떨어졌다. 수도권에서 감소 폭이 컸다. 수도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1% 감소했고, 지방은 36.2% 줄었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부동산 매매거래량은 521건이다. 4064건이 거래됐던 작년의 8분의 1 수준이다. 지난 4월 1751건을 기록한 이후 6월 1078건, 7월 641건 등으로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 중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급격한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영향으로 수요가 위축되며 매매거래가 사실상 실종된 분위기"라며 "재고 아파트와 개업 공인중개사 수를 감안하면 거래 절벽이 아닌 거래 실종 수준"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거래 절벽을 해소할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주 등이 어려워지고, 기존 매매시장이 얼어붙은 탓에 분양실적도 저조하다. 이에 규제지역 해제와 대출·청약 등의 규제 완화 목소리가 높다. ▷관련 기사:부동산 규제지역 해제로 '세제·대출 완화' 퍼즐 풀까(9월14일)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집값이 많이 올랐으니 일정 부분 조정이 되는 것은 정상적"이라면서도 "집값 하락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주택시장을 서서히 안정시키는 첫 단추는 거래 정상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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