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 저층 주거지역에 최고 35층 규모의 공동주택 930가구가 들어서고, 강북구 수유동에도 최고 20층, 230가구 규모 단지가 건립된다. 그간 개발에서 소외돼 노후화된 저층 주거지가 지역별 매력을 살린 특색있는 주거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주민 자력으로 재개발 추진이 어려웠던 두 지역이 신통기획을 통해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
신통기획안에 따르면 동대문구 청량리동 19 일대에는 최고 35층 약 930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선다. 이 일대는 노후 주거지역으로 주변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동안 각종 개발계획으로부터 소외된 곳이다.
대상지 대부분은 2종 일반주거지역이며 7층 높이 제한이 있는 지역(2종7층 지역)인데 3종주거지역까지 용도지역을 상향 조정했다. 청량리 일대가 광역중심으로서 초고층 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일반상업지역 및 간선도로변에 접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
서울시는 △약자와 함께 더불어 사는 단지 조성 △주변 지역과 서로 소통하는 경계 없는 단지 조성 △지형의 단차를 극복하고 적극적으로 활용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중첩 경관 구현을 원칙으로 삼았다.
먼저 시는 '약자와 함께 더불어 사는 단지'를 위해 종상향에 따른 공공기여를 활용, 인근 노인복지관 이용객(셔틀버스 등)을 위한 진입도로를 개설하고 주차 공간을 확보할 예정이다. 누구나 복지시설에서 버스정류장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무장애 공공보행통로도 계획했다.
남측 제기로변에서 청량리역과 광역버스정류장으로 이어지는 보행이 활발한 지역 특성을 고려, 저층부에 상업시설 등을 배치해 '주변 지역과 서로 소통하는 경계 없는 단지'를 조성한다. 이로써 지역 일대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급격한 지형 단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민 커뮤니티시설을 배치하고 불가피하게 옹벽이 발생하는 구간은 화단, 친환경 옹벽 등 디자인 요소를 활용해 위화감을 최소화했다. 특히 단지 내 10m 이상의 단차 발생이 불가피함에 따라 체육시설 등 주민 공동이용시설과 계단식 외부 휴게공간을 조성한다.
마지막으로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중첩 경관 구현'을 위해 제기로와 왕산로가 만나는 곳에 35층 고층 주동과 중·저층 주동이 어우러진 입체적 경관을 형성해 다채로운 스카이라인을 만들었다.
강북구 수유동 170-1 일대에는 최고 20층, 230여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선다. 지역 상권과 우이천 등 자연 자원을 편리하게 누릴 수 있는 보행 중심의 활력있는 주거단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시는 '자연을 걷고 내일을 품는 보행 친화적 주거단지'를 목표로 4가지 계획 원칙을 담았다.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가로 조성 △도시기능 변화를 고려한 단지계획 △저층부 필로티와 포켓 공간을 활용한 열린 녹지공간 형성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영역별 특화 공간 조성이다.
우선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가'를 위해 막다른 골목 등 안전에 취약했던 길을 열린 생활 가로로 재조성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일대는 강북종합시장, 수유먹자골목 등 활성화된 상권과 우이천 자원을 보유한 곳이다. 이번 기획안엔 대상지 내 기존 상권을 시장상권과 연결함으로써 그 흐름을 잇고 우이천으로의 접근이 편리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도시기능 변화와 인근 지역 개발을 고려한 계획'도 수립했다. 현재 2종7층 지역이나 2종일반주거지역 수준으로 상향된 용적률(170%→190%)과 층수를 적용해 최고 20층 내외의 스카이라인을 형성한다.
당초 저층·저밀 개발이 예상됐으나, 신속통합기획 추진과정에서 인근 지역의 도시변화 예측 시뮬레이션을 거쳐본 결과 20층 내외의 스카이라인도 가능해졌다.
녹지공간이 부족한 노후 저층 주거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필로티 구조 및 포켓 공원' 등을 활용했다. 1층부 대부분을 필로티 구조로 설계함으로써 열린 녹지공간을 구성하고 기존 골목과 포켓공원이 만나는 곳에 다양한 생활편의시설을 배치한다.
마지막으로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영역별 특화 공간 조성'을 위해 주민의 생활공간(어린이놀이터, 키즈드랍존, 경로당 등)과 시민에게 개방되는 생활가로변(상가, 공공도서관)을 공간적으로 분리한다는 설명이다. 탑상형과 판상형 주동을 혼합한 'ㄷ'자 형태의 건축 배치를 통해 주민에게 안정적인 주거환경도 보장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신통기획의 절차 간소화에 따라 관련 심의를 통합하면서 사업 기간이 대폭 단축될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내 2021년 재개발 후보지 21곳의 신속통합기획이 모두 차질 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