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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권 거래 늘었다지만…"대부분 직거래·관외거래"

  • 2023.05.04(목) 17:23

서울시 4월 분양권 거래 45건으로 2년 내 최다
"직거래·관외거래 대다수…실제 호가 더 높기도"

"실거래가 보고 오셨어요? 그 가격엔 매물 없어요. 정상 거래가 아닌 걸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A 중개업소 대표

4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 인근 A 중개업소 대표는 "분양권 거래가 늘었다고 하지만 실제 그 가격에 나와 있는 매물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른 중개업소에서는 실거래 대부분이 '직거래'거나 '관외거래'라는 이유에서 "가족 간 증여나 떴다방 거래 등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거래된 건은 아닐 것"으로 추측했다.

실제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은 실거래가보다 최소 4억~5억원 높다는 점에서 실거래 내역이 현재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서울 아파트분양권 거래량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에 거래 '쑥'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에서 거래된 분양권 매매는 총 45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12월(82건) 이후 가장 많은 건수다. 자치구 별로는 동대문구가 1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구에서 12건으로 뒤를 이었다.

정부가 지난달 7일 분양권 전매제한을 완화하면서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2021년 2월 이전에 분양한 단지의 경우 실거주 의무도 없다. 대표적으로 2019년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2023년 7월 입주 예정)가 해당한다.▷관련기사: 서울서 분양권 전매제한 풀린 아파트는?(4월7일)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는 지난 4월 한 달 동안 총 11건이 거래됐다. 거래 가격은 전용 84㎡를 기준으로 10억3500만~11억6670만원 사이다.

최근 다수의 분양권이 거래된 중구 입정동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도 비슷하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올라온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1·2단지 거래 건수는 지난달 7일 이후 11건이다.

이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이지만 '분양가가 인근 지역 주택매매 가격의 100% 이상'으로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지 않았다.

당시 분양가가 △인근 지역 주택매매가격의 80% 미만이면 실거주 의무 3년 △80% 이상 100% 미만의 경우에는 실거주 의무 2년  △100% 이상이면 실거주 의무가 없었다.

청량리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전경/ 사진= 송재민 기자 makmin@

"그 가격엔 매물 없어요…실제 호가는 훨씬 높아"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올라온) 그 가격엔 매물이 나와 있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실거래 가격과 시장 호가가 크게 차이 난다는 설명이다. 

다수의 중개업소에 확인한 결과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 1층 가장 낮은 가격의 매물 호가가 현재 15억원으로 실거래가(10억3500만~11억6670만원)를 큰폭으로 웃돈다.

전농동 B 중개업소 대표는 "실거래가를 보고 문의하는 손님에게 불평을 많이 듣는다"며 "2019년부터 4년째 분양권을 들고 있는 매도자가 초기 분양가와 비슷하게 팔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거래가와 시장 호가가 다른 이유는 실거래 내역이 시장에서 중개사를 통해 정상적으로 거래된 건이 아니기 때문으로 중개업계에선 추측하고 있다.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인근 C 중개업소 대표는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중개사 소재지를 확인하면 대부분이 관외거래거나 직거래"라면서 "인근에서 최근 중개 거래된 내역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1·2단지 분양권 거래 11건 중에서는 직거래가 무려 9건이었다.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도 총 12건의 거래 중 직거래가 4건, 동대문구 외 소재 중개업소(인천 부평구, 경기 성남분당구 2곳, 경기 양주시 등)에서 거래된 건이 5건이었다.

분양 초기 '떴다방'을 통한 (물밑) 거래가 분양권 전매제한이 해제된 지금에서야 실거래로 등록된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전농동 D 중개업소 대표는 "동대문구 외 소재 중개업소에서 등록된 거래는 분양 초기 현금 프리미엄 3000만~4000만원을 받고 한 거래로 추정한다"며 "이동식 중개업자인 떴다방을 통한 거래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실거주 의무 완화와 양도세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서 '분양권 시장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는 올 초 실거주 의무 완화하고 분양권 양도세율을 60~70%에서 6~45%로 낮추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후속 법 개정 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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