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하락세가 지속해 둔화하며 보합세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거래량이 늘고 분양 시장도 활성화하면서 집값이 바닥을 다지는 듯한 모습인데요.
지난 4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도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했는데요. 이런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완화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다만 최근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등으로 전세포비아가 확산하는 흐름은 변수로 지적됩니다. 전세 기피 현상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할 경우 전셋값은 물론 매매 가격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용산구, 9개월 만에 하락세 멈추고 '보합'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1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하락하며 전주(-0.11)보다 낙폭이 줄었습니다. 4주째 하락 폭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도권(-0.09%→-0.07%)과 지방(-0.13%→-0.11%) 역시 같은 흐름을 보였고요. 서울도 아파트값 변동률 -0.05%를 기록하며 연착륙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울 내에서는 강남구(0.03%)가 2주째 상승세를 기록했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요. 전주(0.02%)보다 상승 폭이 더 커졌습니다. 서초구의 경우 상승 폭(0.03%→0.02%)이 줄긴 했지만 3주째 집값이 상승하며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요.
노원구는 지난주에 집값이 68주 만에 상승 전환하며 주목받았는데요. 이번 주에도 0.02% 상승했습니다. 동작구와 용산구는 보합을 기록했는데요. 용산구의 경우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에 하락을 멈췄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도·매수 희망 가격 격차로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선호 단지 위주로 실거래와 매물 가격의 완만한 상승세가 나타나는 등 지역 별로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거래 늘고 분양시장 북적…전세포비아 영향은?
집값 하락세가 지속해 둔화하면서 부동산 시장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서울의 경우 거래량이 늘고 분양 시장 활성화가 이어지며 점차 침체기에서 벗어나는 듯한 모습입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량이 2000건을 넘어섰는데요. 신고 기한이 한 달가량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 3월(2979건) 거래량을 넘어설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분양 단지에도 수요자들이 계속 몰리고 있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4월 서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46대 1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거래량 추이와 가격 변동률, 청약경쟁률과 미분양 주택 등의 통계 추세를 살펴보면 시장 연착륙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흐름이 지속할 경우 올해 하반기 주택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기에 돌입할 거라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최근 '2023년 상반기 주택정책 성과 진단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주택시장 경착륙 위험은 상당 부분 진정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추세가 지속하면 하반기 주택 경기는 저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최근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등으로 불거진 이른바 '전세포비아'의 확산이 주택 시장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전세 수요가 크게 위축할 경우 전셋값이 떨어질 수 있고, 이는 주택 매매가격도 끌어내리는 등 시장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전세사기 특별법 외에도 역전세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 팀장은 "역전세 현상과 전세 사기 이슈 등이 단시일 내에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시장 전반에 어느 정도 파장을 일으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임대인들이 보증금 반환을 책임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