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지구 재건축 단지인 '메이플자이'가 경매 시장에 등장했다. 전용 59㎡ 입주권이 감정가 23억7300만원로 나왔다. 최저입찰가로 낙찰받을 경우 6억원가량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입주권 경매는 드물다. 입찰에 앞서 조합원 지위 승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 건은 금융기관이 채권자라 조합원 자격을 승계할 수 있다. 법원 경매정보 홈페이지에서 매각물건명세서와 감정평가서 등 서류를 내려받아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조합원 분양가보다 10억 비싸지만…
경·공매 데이터 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메이플자이의 토지 4만6437.6㎡ 중 지분 32.1㎡(9.7평)에 대한 임의경매가 오는 16일 진행된다.
6월 말 입주 예정인 단지로 형식상 토지 경매지만, 실제로는 조합원 입주권이다. 입찰 최저가는 감정가인 23억7300만원이다. 입찰보증금은 2억3730만원(10%)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의뢰한 감정평가서를 보면 해당 물건은 전용 59㎡A 타입, 109동 1804호다. 지도와 동호수배치도를 살펴보면 'ㄴ'자형 38층짜리 주동에 남서향으로 배치된 평면이다. 메이플자이는 1·2단지로 나뉘는데 3호선 잠원역과 붙어있고 경원중, 한강 접근성이 나은 1단지다. 2단지는 경부고속도로에 접해 있다.
권리가액은 9억7012만원, 조합원 분양가는 13억1650만원이었다. 권리가액이 조합원 분양가보다 낮아 3억4638만원의 추가 분담금이 예상된다. 이는 사업 진행 과정에서 변경될 여지가 있다.
감정가는 조합원 분양가보다 10억원 이상 높게 책정됐다. 일반 분양가(17억4200만원)보다도 6억원 넘게 비싸다. 다만 지난해 11월 입주권이 30억원(24층)에 거래된 점을 고려할 때 시세보다는 저렴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입주권 경매 때 '물딱지'는 주의해야
이 같은 내용은 '법원 경매정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소재지를 입력한 뒤 물건 상세 검색란에서 사건번호 '2024타경2051'를 찾으면 된다.
입주권 경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있느냐다. 조합원 자격을 못 받으면 현금청산만 가능한 소위 '물딱지'가 된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조합설립 인가를 마친 재건축 아파트를 매수하면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지 못한다. 다만 국가·지방자치단체, 금융기관에 대한 채무를 이행하지 못해 경·공매된 경우 조합원 자격이 주어진다. 경매 채권자가 개인인 경우 지위를 이어받을 수 없다.
일례로 지난해 8월 경매를 실시한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는 조합 설립 이후지만 신한은행이 채권자라 조합원 지위 양도가 허용됐다. 해당 물건은 감정가(52억원)보다 20억원 가까이 높은 71억1100만원에 낙찰돼 눈길을 끌었다.
이번 경매를 신청한 채권자 역시 양천신용협동조합으로 금융기관에 해당한다. 매각물건명세서를 보면 "매수인이 조합원 지위를 승계 취득하는지 여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시행령 제37조 제3항 제5호에 근거해 조합원 지위 양도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기재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권리가액과 예상 추가 분담금 규모를 확인하고 자신이 원하는 수익률을 고려해 낙찰가격을 결정하면 된다"며 "감정평가서에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하다고 나와 있긴 하지만 정확한 내용은 조합에 확인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신반포4지구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경매 신청자가 금융기관이면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하다고 법에 명시돼 있다"며 "이를 참고해 경매에 참여하시면 된다"고 안내했다.
이 건은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7계에서 담당한다. 매각기일은 오는 16일 오전 10시, 장소는 4별관 211호 경매법정이다. 매각결정기일은 일주일 뒤인 23일 오후 2시로, 4별관 7호 법정에서 이뤄진다.
1차 경매가 유찰되면 최저 매각 가격이 20%씩 낮아진다. 낙찰이 불발될 경우 2차는 2월 20일(18억9840만원), 3차는 3월 27일(15억1872만원), 4차는 5월 1일(12억1498만원) 등으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