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이 실질적으로 결실을 보기 위해 가장 중요한 핵심은 속도입니다."(경기 의왕시 지식산업센터 시행사 대표)
"알겠습니다. 빨리 할게요. 제가 원래 속도가 빠른 사람입니다."(이재명 대통령)
"인허가에서도 속도를 과감하게 부탁드립니다."
"그거 중요한 지적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택 공급에서 '속도전'을 약속했다.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를 비롯해 도심 내 유휴부지 활용에 대해서도 속도를 높이고 방법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민간에 대한 획기적인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중산층도 살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확대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애초 예정됐던 토론 시간의 100분의 2배인 200분가량을 소화하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한편 본인의 정책 의지도 다졌다.
李 "2022년 착공 왜 줄었나"
정부는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열었다. 한성숙 국무총리 및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행정안전부 등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학계·언론 등 전문가, 업계·협회·공인중개사·맘카페 등 일반 국민까지 140명이 모여 펼친 '난상 토론'이었다.
공급에 관해선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가 토론의 장을 열었다. 그는 주택 공급 확대 방안으로 △신축 공급 회복을 위한 금융·세제 지원 △민간 정비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주요 부지 공급 속도 제고와 공급 구조 설계 △도시·건축 규제 유연화 △임대공급 주체 다변화 △공공부문 역할 강화 △규제지역 제도 합리적 운영관리 등 7가지를 제시했다.
진 교수는 "2022년부터 인허가와 착공이 동시에 감소했고 특히 착공 물량은 크게 감소했다"며 "이것은 향후 준공 및 입주 물량 감소 그리고 기존 거래 시장 매물 감소로도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서민 중산층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택 공급 흐름을 끊기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은 상당히, 대단히 중요한 국가적인 사안"이라며 "이번 대토론회를 계기로 막힌 주택 공급 물줄기가 다시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22년부터 인허가·착공이 감소한 이유에 대해 이 대통령이 되묻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그래프에 보면 인허가·착공이 유독 2022년부터 확 줄었는데 왜 그런 거냐. 구조적인 이유가 있냐"고 물었다.
이에 진 교수는 "보통 착공이나 인허가는 연말에 많이 몰리는데 2022년 말부터 금리 인상이 되면서 위축이 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답했다. 그해 9월은 김진태 당시 강원도지사가 레고랜드 개발을 맡은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국내 채권시장 경색이 번지기 시작한 시점이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를 지나면서 글로벌 금융 공급망이 차질을 빚었고 자재 조달이나 공사비 문제 등 대내외적 환경이 악화해 건설업계에서 착공이 더뎌졌다"고 답했다.
이어 "그 기준이라면 현재는 어떻냐"는 이 대통령 질문에 진 교수는 "대기업의 경우 민간 재건축 수주로 시장이 잘 굴러가지만 전체 건설업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비주택이나 중소 주택건설사업자들이 참여하는 시장은 상당히 많이 가라앉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3기 신도시, 60개월서 절반 이하로"
전문가와 민간인 등 참석자들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비롯해 비아파트·민간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3기 신도시 촉진 등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한 신규 공급과 비아파트 공급 확대에 대한 제언은 주로 금융 규제 완화와 맞닿았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최근 입주한 강남권 단지 기준 관리처분인가부터 입주·준공까지 기존 5~7년에서 3년 이상 길어진 8~10년이 걸린다"며 "이주비 대출이라는 걸림돌이 상당히 크다. 강남권에서는 추가 이주비 대출이 가능하지만 그 외 지역은 기본 이주비 대출만으로 할당해야 하므로 사업 진행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비아파트 착공이 크게 준 건 관련 전세에 기반한 공급 사금융이 무너졌기 때문"이라며 "민간 장기임대주택을 건설해 공급하는 사업자를 집단으로 육성하는 제도와 공급자 금융을 도입해 주거용 오피스텔과 주상복합 수준 양질의 비아파트를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으로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을 집값 안정화로 이어가려면 총량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공급을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총량 규제를 해서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분양가가 낮을수록 (사업 진행을) 먼저 해주고 인센티브도 훨씬 많이 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3기 신도시를 비롯해 태릉CC, 과천경마장 등 신규 택지에서도 주택 공급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3기 신도시를 비롯해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27만가구 등 (공급) 속도를 빨리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정례적인 정책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3기 신도시를 포함해 기존 발표된 지역 착공이 지연되는 건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내부적으로 60개월가량 걸린다고 해서 절반 이하로 줄이기 위해 내부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중산층 입주할 공공임대 필요"
이 대통령은 유휴부지를 활용한 공급에 대해서도 의견을 냈다. 그는 "과거에는 당연히 도시에 일자리로 공장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공장보다는 첨단 연구개발 등이 중심이 되고 있어서 토지 배치를 바꿔야 한다"며 "그래서 용도변경을 하되 이로 인해 생기는 과도한 이익은 공공기여 등으로 일부 환수하고 주거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재건축·재개발과 비아파트 공급 관련 금융 등에 대한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냐는 얘기에 대해서는 양론이 있는 것 같다"며 "재개발 용적률을 올려주면 주택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는지, 혹은 집값 폭등의 유인이 되는지 그 차이도 있다"고 언급했다.
공공택지를 통한 공급에 대해서는 중산층도 들어갈 수 있는 고품질 공공임대주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품질의 중산층도 거주할 수 있는, 장기적으로 임대하는 아파트를 역세권 중심으로 건설하면 많은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지 않겠냐"며 "주거 사다리가 필요한데 중산층도 입주할 수 있는 고품질의 공공임대주택을 장기적으로 제공하는 것도 국가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