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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세무법인 회장 된 국세공무원들

  • 2015.04.17(금) 10:28

매출 50억 이상 세무법인 CEO 93%가 국세청 출신
고위직 전관예우 여전..각종 비리에 세무사 연루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세무법인 회장에 앉아있는 국세청 공무원들을 정리해봅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앵커>
여러분은 세금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십니까. 가장 먼저 세무사를 찾아가야겠죠. 좀 규모가 큰 세금 문제라면 세무법인을 찾아가는 분도 계실텐데요.

 

오늘은 세무법인을 이끌고 있는 회장들에 대해,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워치>의 임명규 기자와 이야기를 나눠보죠. 세무법인 회장들, 뭐 하는 사람들입니까? 당연히 세무사겠죠? 그렇죠?

 

<기자>
맞습니다. 물론 세무사이긴 한데요. 세무법인 회장이나 대표세무사의 면면을 보면 거의 다 국세청 출신입니다. 세무법인이 400개가 좀 넘거든요. 제가 매출액 50억원 넘는 세무법인 28곳을 조사해보니 26곳, 그러니까 93%가 국세공무원 출신 CEO였습니다.

 

<앵커>
오. 재밌는데요? 자. 그럼, 임기자. 국세청 출신 세무법인 회장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습니까? 소개를 좀 해주시죠!

 

<기자>
아무래도 고위직 출신이 많습니다. 광교세무법인에는 부산국세청장을 지낸 김은호 회장이 있습니다. 세무법인 택스세대의 이승호 회장도 부산청장이었습니다. 세무법인 석성과 신화에는 대전청장을 지낸 조용근 회장과 박차석 회장이 있고요. 국세청 조사국장 출신의 김영기 씨는 세무법인 티앤피 대표로 있습니다.

 

<앵커>
근데요. 세무법인 회장을 국세청 출신이 하는 게 문제라고 할 수 있나 싶습니다. 공무원도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는 거잖아요?

 

<기자>
세무법인들이 국세청 고위직 출신을 회장으로 모신다는 건 아직도 전관예우가 통한다는 방증입니다. 그분들이 있어서 국세청과의 일처리가 부드러워진다는 거죠. 납세자한테 일거리를 따낼 때도 그런 걸 은근히 부각시킨다고 합니다.

 

항상 국세청 비리 사건들 보시면 고위직들이 다 끼어있잖아요. 요즘에는 세무사가 뇌물을 중개하다가 적발되는 경우도 꽤 나옵니다. 이런 비리가 끊이지 않는 걸 보면 아직도 국세청에 로비가 통한다는 얘깁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국 전관예우가 비리나 유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뭐, 그런 얘기잖아요. 일단 좀 더 얘기를 들어보죠.

 

이렇게 한번 물어보죠. 요새 국세청 간부들의 성매매 사건에 세무사 뇌물수수까지 시끌시끌합니다. 그러니까 임 기자 얘기는 이런 사건들까지 다 연관이 다 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인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달 초에 발생한 국세청 성매매 사건은 수사 결과를 더 지켜봐야하는데요. 지금까지는 기업체와의 관계에서 나온 접대였다는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한 세무사의 다이어리에 적힌 뇌물수수 공무원 리스트도 아직 경찰 수사중인데요. 이 다이어리에는 무려 130명의 국세공무원이 적혀있었다고 합니다.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는 탈세나 뇌물 혐의가 있는 세무대리인들을 국세청이 눈감아줬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국세청과 기업체, 그 중간에 세무대리인이 모두 비리의 한덩어리였던 겁니다.

 

<앵커>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주요 부처인 국세청이 이런 지경이라면 정말 큰 일 아닐 수 없겠네요. 국세청과 세무사의 부적절한 커넥션과 전관예우. 이걸 끊어낼 방법은 없을까요?

 

<기자>
지난 3월부터 공직자윤리법이 강화되긴 했습니다. 세무사 자격증을 소지한 공무원이 세무법인에 취업할 때도 웬만하면 심사를 받게 됐는데요.

 

이걸로는 전관예우가 사라지기 어렵습니다. 세무서장들이 퇴직하자마자 관내 세무사로 개업하는 문제도 꽤 크거든요. 매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되고는 있지만 국세청은 별다른 개선 의지가 없었습니다. 이게 몇 년 째 제자리 걸음입니다.

 

요즘 비리 사건이 계속 터지고 있잖아요. 이번 기회에 국세청 전관예우와 비리까지 뿌리뽑을 수 있는 강력한 법안이 나왔으면 합니다. 국세청은 일련의 비리 사건에 대해 조용히 넘어가길 바라는 분위기인데요. 이번 만큼은 강도 높은 쇄신을 기대해봅니다.

 

<앵커>
국세청 임환수 청장도 취임하자마자 청렴한 국세청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선서도 하고, 그랬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정말 변하려면 국세청과 OB들 간에 형성된 거대한 카르텔을 어떻게 깨느냐가 정말 중요해 보입니다.

 

임 기자, 오늘 얘기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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