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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전쟁] ‘천사표’를 달고 싶은 기업들

  • 2015.06.10(수) 16:57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경쟁에 뛰어든 업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기부와 상생 공약을 펼치고 있다. 상당부분 이미 관세청에 제출한 사업계획 서류에 포함된 것들이지만 내용을 보면 파격에 가까운 것들이 적지 않아 경쟁업체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중소기업들과의 합작법인인 현대DF로 출사표를 던진 현대백화점은 면세점을 유치하게 되면 영업이익의 2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랜드그룹은 이랜드면세점이 현실화되면 순이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랜드는 특허 유효기간인 5년간 사회환원금액이 493억원 정도가 될 거라는 예상도 덧붙였다.

 

영업이익이냐 순이익이냐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일반적이지 않은 높은 비율의 사회환원 공약임엔 틀림없다. 이랜드의 경우 매년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거둬야 약속이행이 가능하다. 실현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특허 신청업체와 입지현황

 

# 사회공헌 배점만 30%..‘차별화에 포인트

 

면세점을 하겠다는 기업들이 실현이 쉽지 않은 무리한 공약까지 내세우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신규면세점 특허심사 기준에 사회공헌 항목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면세점은 정부에서 특정 업체에 한해, 특정 지역에, 특별히 허가해서 영업을 하도록 하기 때문에 '특혜산업'이라고도 불린다. 외국인과 함께 해외 여행객들에게만 면세혜택을 부여해 다수의 국내 일반소비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안고 있다. 2004년 이후 15년동안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특허가 허용되지 않았던 이유다. 사회환원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특혜를 받은 만큼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셈이다.

 

관세청이 공개한 시내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 심사평가표를 보면 총 1000점 만점의 30%300점이 사회공헌도 평가에 달려 있다. 구체적으로는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정도150, ‘중소기업 제품 판매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사회공헌도150점이 각각 배정됐다.

 

이는 운영인의 경영능력’(300)과 같은 배점이고, ‘입지여건’(관광 인프라 등 주변환경요소) 평가(150)와 비교하면 두배의 가중치가 주어진 배점이다.

 

서울시내 신규특허의 경우 삼성그룹(호텔신라), SK그룹(SK네트웍스), 롯데그룹(호텔롯데), 한화그룹(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신세계그룹(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현대백화점), 이랜드그룹(이랜드) 등 쟁쟁한 대기업들이 참여한 터라 경영능력 등에서 차별화가 쉽지 않다. 과도한 사회공헌 공약은 차별화를 위한 기업들의 치열한 의지가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

 

이랜드와 현대백화점의 퍼센트(%) 공약외에도 SK네트웍스가 3000억원대 지역 상생투자를 약속했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면세점 입지로 선택한 63빌딩에 1개층 전체를 할애해 중소중견기업 전용관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꺼내는 등 사회환원 공약은 계속 쏟아지고 있다.

 

#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비율도 평가기준

 

사회환원의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심사평가위원회가 가장 평가하기 쉬운 것은 역시 계량화된 수치다. 단순히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경우는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환원하는 것인지 불명확하다. 그런 점에서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의 비율은 사회환원 평가항목 중 가장 계량화된 항목이다.

 

이번에 신규특허를 희망하는 후보자들 사이에는 기부금 비율이 다소 엇갈린다. 2014년 기준으로 호텔롯데는 0.68%, 현대백화점이 1%로 낮은 반면, 신세계가 2.14%, SK네트웍스는 2.15%로 높다. 호텔신라와 손잡은 현대산업개발은 1.62%1%대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20101.69%였으나 2012년에는 0.92%였다. 면세점 경쟁에 뛰어든 기업들중 일부는 상장사 평균보다 낮은 셈이다.

 

# 동반성장위·공정위 상생협약 평가도 변수

 

기부금비율 외에 계량화가 가능한 항목은 상생협력 우수기업 등 정부의 인증이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증한 결과는 정부가 판단할 또 다른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원하고 이행평가까지 진행하고 있는 동반성장 및 공정거래협약은 중요한 평가기준이 될 수 있다. 특히 공정거래협약을 맺은 기업 중 500대 대기업에 대해서는 동반성장위가 동반성장지수를 평가해 매년 발표한다. 계량화가 이미 돼 있는 셈이다.

 

면세점 신규특허 신청기업 중 현재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 151개사에 포함된 기업은 호텔신라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현대산업개발과 현대백화점 둘 뿐이다. 다만 계열사로 확장하면 평가대상은 더 늘어난다. 호텔롯데의 유통계열인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신세계그룹의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이랜드 그룹의 유통계열인 이랜드리테일 등이 동반성장지수평가 대상에 포함돼 있다.

 

가장 최근 평가결과인 2013년 동반지수평가결과를 보면 신규특허 신청업체들은 실적이 부진한 편이다. ‘최우수점수를 받은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호텔롯데 계열로는 롯데마트가 홀로 우수그룹에 속했고, 나머지 롯데백화점,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등은 양호평가를 받는데 그쳤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그룹의 신세계백화점도 모두 중간 이하인 양호점수를 받았다.

 

이랜드 계열인 이랜드리테일은 가장 낮은 보통등급으로 평가됐다. 이랜드리테일은 공정거래협약만 체결하고 이행실적 평가를 위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서 0점 처리됐다. 꼴찌다.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더라도 롯데마트를 제외한 롯데계열사들과 신세계백화점, 현대산업개발 등이 모두 '보통' 점수를 받았다. 2012년에는 보통등급보다 낮은 개선이라는 최하위 등급이 있었는데, 당시 현대백화점이 유일하게 개선등급에 포함됐다.

     

이달 중 발표될 2014년 동반지수 평가 결과는 더 중요해졌다. 가장 최근의 평가 결과여서 현재 진행 중인 특허심사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관세청은 7월 중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서울시내 3곳과 제주 1곳 등 4개의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사업자를 선정한다. 동반성장위 관계자는 "2014 동반성장지수 평가결과는 아직 취합중이다. 6월 중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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