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대기업이 세금을 잘 내는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매출 100대 기업 가운데 법인세 납부액이 전년보다 줄어든 기업은 44곳으로 집계됐다. 아예 법인세 납부액이 없는 곳도 13곳에 달했다. 주로 이익이 급격히 줄었거나, 대규모 세금 환급을 받은 기업들이었다.
기업이 갑자기 세금을 적게 내면 과세당국도 주목한다. 혹시 세금을 빼먹은 곳이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나서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해 세금이 줄어든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는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거나, 조사가 예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 이익 줄어든 삼성..세금도 급감
11일 비즈니스워치가 집계한 '2015년 매출 100대 기업 법인세 납부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가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낸 법인세는 3조1216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3474억원 감소했다. 2014년부터 찾아온 실적 부진으로 법인세가 확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법인세 감소 2위는 삼성중공업으로 전년보다 2592억원 줄었다. 역시 2014년부터 실적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내면서 올해 법인세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관련기사☞ 삼성그룹 9개사 지난해 법인세 '4조'
국세청도 이들 삼성 계열사에 대한 세금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고, 삼성전자도 2011년 정기조사 이후 올해 세무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 롯데·LG 세무조사 후폭풍
롯데쇼핑과 LG화학은 지난해 각각 1803억원과 1739억원의 세금이 감소했다. 이미 2014년에 거액의 세무조사 추징액을 납부하면서 상대적으로 지난해 세금이 줄었다. 당시 롯데쇼핑은 법인세 650억원을 국세청에 추가로 납부했고, LG화학은 1000억원의 세금을 더 냈다.
기아자동차와 현대중공업, OCI도 각각 1000억원대의 세금이 전년보다 줄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를 통해 1261억원의 세금을 통보 받았고, OCI는 2014년 당시 2965억원의 세금을 추징 당했다.
이어 두산중공업(927억원)과 이마트(612억원), 현대건설(597억원)이 지난해 법인세 감소 10대 기업에 올랐고, LG전자와 현대글로비스, 대우건설, 한국타이어, 코오롱인더가 각각 전년보다 500억원 넘는 세금을 덜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