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해 국세청에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고, 오히려 세금을 환급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LG그룹의 매출 상위 계열사 7곳이 지난해 납부한 세금도 전년보다 1000억원 넘게 줄었다.
8일 비즈니스워치가 집계한 '2015년 매출 100대 기업 법인세 납부액 현황'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법인세 81억원을 돌려 받았다. 당기순이익 기준 6년 연속 적자 끝에 첫 법인세 환급이다. 당기순이익이 과세대상 소득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줄곧 실적부진을 겪어 온 LG전자가 6년 만에 처음으로 법인세 환급을 공식 기록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룹의 대표기업이 이처럼 세금환급을 받으면서, 지난해 '매출 100대 기업명단'에 오른 LG그룹 7개사의 법인세 납부액은 한해 전 보다 31% 줄어든 3868억원으로 집계됐다. 액수로는 1735억원 감소했다.
LG전자는 지난 5년 동안 기업회계 기준상 나타난 당기순손실과 관계 없이 법인세를 꼬박 꼬박 내왔다. 2010년 이후부터 2개년도(2012년, 2014년)를 제외한 모든 해에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이 기간 법인세로 각각 2011년 755억원, 2012년 1700억원, 2013년 848억원, 2014년 509억원을 납부했다.
LG전자가 연이은 적자행진에도 적잖은 법인세를 납부해 온 것과 관련해 세금 전문가들은 "이익과 손해 등 면에서 기업회계 기준과 세법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박춘호 기획재정부 법인세제과장은 "기업회계 기준으로 손실이 나도 세법에서는 세금을 내는 수가 있다"며 "일례로 평가손실의 경우, 기업회계에서는 손실로 보지만 세법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평가손실이 많이 생겼다면 그와 관계 없이 세금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영택 세무사도 "기업회계상 수치에는 세무조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양측 기준에 따른 이익과 손실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에 2015년도 그룹 매출 2위에 오른 LG화학은 지난해 1713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하면서 7개사 중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액수는 전년(3453억원)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3번째로 법인세를 많이 낸 곳은 LG생활건강으로, 회사는 지난해 한해 전(545억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많은 1079억원을 법인세로 내며 LG그룹의 새로운 '세금효자'로 떠올랐다. 뒤를 이어 LG유플러스가 법인세 납부액 717억원으로 4위를 차지했고, LG상사(205억원), LG하우시스(156억원), LG이노텍(76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