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대기업 마크가 찍힌 옷을 입고 제품을 파는 판촉사원은 소비자들이 보기엔 언뜻 해당 회사의 직원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파견 근로자다. 이런 이유로 이들의 월급에 붙는 법인지방세는 파견업체가 납부해야 한다.
22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애경에 판촉사원을 파견하는 에임인크는 "2011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납부한 파견직원분 지방소득세 9200여만원에 대한 경정청구 거부처분를 취소해달라"며 서울의 한 구청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지난 14일 패소했다. 요컨대 파견업체가 지방소득세를 내라는 것이다.
종업원분 지방소득세는 사원이 받은 월급을 과세대상으로 삼아 해당 급여를 준 회사에게 매월 말 부과되는 지방세다. 다만, 종업원 수가 50명 미만이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사측의 주장은 "파견 나간 직원들은 본사가 아닌 애경마트에서 일하기 때문에 본사 통상인원에서 제외돼야 하고, 그렇게 되면 본사 종업원 수는 50명 미만이어서 면세점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판촉사원들이 각 판매장에서 근무하더라도 소속은 에임인크"라며 회사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또 "파견 근무를 하고 있는 판촉사원을 본사 종업원으로 볼 수 없다는 사측의 주장은 독자적인 견해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파견직원의 소속을 둘러싼 오해가 세금 소송으로 이어져 결국 패소한 셈이다. 법률상 종업원의 소속과 관련해서는 어디서 근무하느냐가 아니라 어디서 돈을 받느냐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월급을 준 기업이 관련 세금도 내야 한다는 판단이 나온 것이다.
한편 애경은 에임인크로부터 파견받는 판촉사원을 통해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애경은 에임인크와 계약을 맺고 2015년 훈남 판촉사원을 현장에 대거 투입시킨 '리큐맨' 마케팅을 통해 한달 새 매출이 4배 가까이 뛰는 효과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