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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성유리는 어떻게 모범납세자가 됐을까

  • 2017.03.07(화) 13:43

납세의 모범은 뭘로 평가할까
자천 타천 추천방식이 뒷말 남겨


 
매년 3월 3일을 삼겹살데이로만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이날은 1967년부터 50년간 이어져 온 '납세자의 날'이기도 합니다.
 
돼지고기 소비를 유도하는 삼겹살데이의 목적처럼 납세자의 날은 성실한 납세풍토를 조성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죠. 이에 따라 납세자의 날에는 모범납세자를 선정해 정부포상과 표창을 수여하는데요. 지난 3일에도 294명이 기획재정부장관 표창 등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쏟아지는 모범납세자상을 놓고 뒷말이 적지 않은데요. 포상대상자 선발은 물론 포상훈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일반 납세자들이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누군가에 대해 "다른 사람의 모범(模範)이 될 것 같다"고 평가하는 것에는 평가자의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죠.
 
학창시절 주는 상만 보더라도 출석일수를 기준으로 주는 '개근상'이나 성적을 기준으로 주는 '우등상'은 수상기준이 명확해 뒷말이 없지만 선생님이나 친구 혹은 누군가의 추천이 기준이 되는 '모범상'은 수상기준이 애매하다는 지적을 받곤합니다.
 
모범납세자상은 포상대상이 되는 최초 모집단부터 추천을 통해 구성되는데요. 모범납세자 선정은 해마다 전국 일선 세무서에서 일반인의 추천(타천)과 본인의 추천(자천)을 받아서 진행합니다. 
 
자천 타천의 이유를 쓴 공적조서와 이력서 등을 제출하면 국세청이 1차 자체심사를 통해 걸러서 최종 후보자를 선정합니다. 최종 후보자는 다시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해 대국민 검증 절차를 거치고, 국세청 공적심의위원회에서 훈격을 결정하는데요. 국민검증 과정에서 포상 대상에서 탈락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국세청이 후보자로 정한 납세자들이 최고 영예인 산업포장훈장에서부터 일선 세무서장표창까지 훈격을 나눠갖는 정도죠.
 
올해도 국세청에서 667명, 관세청에서 53명의 포상후보자를 최종으로 선정했는데요. 납세자의 날에 이른바 상위권인 기획재정부장관 표창 이상을 수상한 납세자만 294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최종 후보자를 고르는 내부 위원회가 어떻게 열리는지, 후보자들의 훈격을 결정하는 공적심의위원회는 어떤 기준으로 심사하는지 등은 알 수 없습니다.
 
이들이 각자 얼마의 세금을 냈는지도 알 수 없죠. 올해 모범납세자로 선정된 성유리, 유해진이 다른 연예인보다 세금을 많이 내서 뽑혔는지, 얼마나 냈는지 등은 알 수 있는 셈이죠. 국세청은 개인납세정보의 비공개라는 원칙을 근거로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모범 납세자를 찾는 과정에 국세청도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선정 기준과 과정의 불투명성 때문에 앞으로도 포상에 대한 불만은 계속될 겁니다.
 
모범납세자로 선정된 후 탈세 사실이 들통나 논란이 됐던 모 여자 연예인의 사례는 선정 기준의 불투명성이 낳은 폐해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이밖에도 2009년~2013년 사이 모범납세자상을 받은 납세자 중 105명이 탈세로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3631억원의 가산세를 물었습니다.
 
모범납세자 선정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하는 이유는 모범납세자에게 적지 않은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인데요. 대표적인 게 세무조사 유예 특권입니다. 국세청의 서슬퍼런 세무조사를 적게는 2년(지방국세청장 표창이나 세무서장  표창), 많게는 3년(국세청장 표창 이상) 동안 유예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 2012년 대기업들이 모범납세자 선정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불만을 보인 것도 세무조사 유예 혜택 때문이었죠.
 
또 모범납세자에게는 금융권 대출금리 혜택, 공항출입국 전용심사대 이용, 전국 휴양지 콘도할인, 주요 병원 의료비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됩니다. 혜택이 늘어날수록 모범납세자를 선정하는 국세청의 주관적 잣대에 대해 객관적인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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