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이 올해부터 줄어든다. 기업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심층 세무조사도 점점 축소할 전망이다.
국세청은 31일 세종청사에서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를 열어 2018년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국세행정의 핵심 키워드는 '국민과의 수평적 협력'으로 과거 권력적 수단에 의존하던 행정에서 탈피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업이나 개인에 대한 세무조사부터 최소화하기로 했다. 세무조사를 받다가 위법하거나 부당한 점이 있으면 납세자보호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고, 위원회 심의를 통해 조사를 중지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의 탈세 혐의에 대해 비정기 세무조사를 주로 실시하는 서울청 조사4국의 인원도 축소한다. 서울청 조사4국은 조사관리과·조사1과·조사2과·조사3과 등 4개 과로 구성돼 있다. 심재철 국회 부의장(자유한국당)에 따르면 서울청 조사4국 인원은 총 200명(2017년 7월 말 기준)이다.
▲ 그래픽/변혜준 기자 jjun009@ |
전체 세무조사에서 비정기조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4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비정기조사 비중은 2015년 49%, 2016년 45%에 이어 지난해 42%로 매년 내려가는 추세다.
무리한 세무조사를 막기 위해 국세청 직원에 대한 성과 평가에서 조사실적 비중을 줄이고, 조사절차를 준수하거나 과세품질을 높이려는 노력에 대한 평가 비중은 늘리기로 했다. 세무조사를 받는 납세자는 조사 진행상황을 홈택스에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을 위한 세정 지원은 더욱 늘어난다. 일자리창출 중소기업은 세무조사 선정에서 제외하고 스타트업 기업이나 혁신 중소기업도 세금납부 유예 혜택을 받게 된다. 영세 체납자는 예금과 보험금, 매출채권에 대한 압류를 유예받는다.
국세공무원의 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국세청 본청에 '시민감사관'을 설치해 일반 납세자와 시민단체, 교수들이 국세청 직원들의 청렴도를 상시 모니터링한다. 현재 조사분야에만 한정적으로 실시하는 '사적관계 신고제'를 모든 분야로 확대하고, 국세공무원이 퇴직 공직자와 사적으로 접촉할 경우 미리 신고하는 제도를 신설한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한승희 국세청장은 "일방적 권력행정 방식에서 벗어나 납세자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세무조사 운영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조사에 대한 신뢰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