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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월드컵]메시와 호날두는 왜 탈세범이 되었나

  • 2018.06.01(금) 16:48

스페인리그 출신들 탈세 혐의로 줄줄이 조사
높아진 세율 피해 조세회피처로 소득 빼돌린 탓

축구실력으로는 인간이 아닌 신에 가깝다고 하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공통점이 많죠. 두 선수를 빼놓고는 현대 축구사를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축구 말고도 두 사람의 공통점이 발견됐는데요. 바로 거액의 탈세 혐의로 벌금을 부과받았다는 점입니다. 메시는 이미 법정까지 가서 혐의가 입증됐고, 호날두도 혐의사실을 벗기 어려워 보입니다.
 
 
◇ 조세회피처에 소득 빼돌린 '축구의 神'들
 
스페인 프로축구팀 FC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메시는 2007~2009년 초상권으로 벌어들인 수입에 부과된 세금 416만 유로(약 52억원)를 탈세했다는 혐의로 2016년 7월 스페인 법원에서 징역 21개월형의 실형을 선고받았는데요.
 
초범 중 강력범죄를 제외한 2년 이하의 징역형은 보호관찰(집행유예)로 대신할 수 있는 스페인 법규정 덕분에 감옥행은 피할수 있었습니다. 이후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벌금형으로 감형되기도 했지만 탈세 혐의가 없어지지는 않았죠.
 
마찬가지로 스페인 레알마드리드 소속인 호날두는 2011년~2014년 사이 벌어들인 광고수익에 대한 1470만유로(약 185억원)를 탈세했다는 혐의로 2017년 6월 스페인 검찰에 기소됐습니다. 메시보다 늦게 불거졌지만 탈세 규모는 3배에 가까운데요. 호날두가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하자 스페인 검찰은 최근 혐의를 가중시켜 부과금액을 2800만 유로(약 352억원)까지 올리며 압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둘은 탈세 내용에서도 공통점이 있는데요. 스페인 프로축구팀 소속이면서 조세회피처인 해외의 다른 지역으로 소득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는 겁니다. 특히 초상권 소득이 과세쟁점이라는 점도 일치합니다.
 
스페인 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메시는 카리브해의 조세회피처인 벨리즈와 우루과이에 유령회사를 세워서 소속사인 바르셀로나를 비롯해 아디다스와 펩시, 코나미 등에서 광고모델로 활동하며 벌어들인 소득을 빼돌렸는데요. 2007년 257만 유로, 2008년 384만 유로, 2009년 380만 유로 등 3년간 소득탈루 규모만 1022만유로(약 128억원)에 달합니다.
 
호날두도 조세회피처인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소득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호날두 역시 나이키와 코나미, KFC, 도요타 등에서 받은 광고수익이 쟁점입니다.
 
◇ 스페인의 높은 세율이 신들을 움직였나
 
주목해야할 공통점은 둘 다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 소속이라는 점인데요. 호날두의 경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있었던 2009년 7월 이전의 소득에 대해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면 스페인이라는 공통분모가 눈에 띕니다.
 
실제로 메시와 호날두 외에 탈세스캔들에 이름을 올린 유명선수들도 많은데요. 이들 대부분도 스페인리그에 있을 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지금은 소속이 다르지만 마스체라노(중국 허베이), 사무엘 에투(터키 코니아스포르), 알렉시스 산체스(잉글랜드 맨유)도 바르셀로나 소속일 때 탈세 도마에 올랐죠.
 
앙헬 디마리아(프랑스 파리생제르망)와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도 각각 레알마드리드와 AT마드리드 등 스페인에 있을 때 소득탈루 문제로 벌금을 내거나 조사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독일 명문클럽인 바이에른 뮌헨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사비 알론소 역시 레알마드리드 소속이던 2010~2012년 사이의 초상권 소득 누락에 대한 탈세혐의로 최근 스페인 검찰로부터 징역 5년을 구형받았죠.
 
선수뿐만이 아닌데요. 지금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는 조제 무리뉴(맨유) 감독도 2011~2012년 레알마드리드 감독시절 330만 유로를 탈루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최근 스페인 검찰과 70만3000파운드(약 10억2000만원)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페인의 세율변화는 이런 탈세 문제의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은 2010년 이전까지 43%였는데 2011년에 45%, 2012년부터는 52%까지 급등합니다. 유럽 금융위기 이후 재정난에 허덕이자 세율을 올린거죠. 2016년 이후 다시 45%로 내렸지만 2011년을 전후로 고소득자들이 세금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죠.
 
특히 2003년부터 존재하던 외국인과 외국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이 2014년에 폐지된 것은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스페인 정부는 2003년 외국기업과 외국인재를 데려오기 위해 외국인 사업자에게만 내국인들의 절반 수준인 25%의 세율로 세금을 매겼는데 2014년 이 제도를 폐지했습니다. 스페인 리그에서도 스페인 국적이 아닌 외국인 선수들에게 탈세스캔들이 집중된 것은 우연이 아닌 겁니다.
 
스페인 외에 프로축구 빅리그로 꼽히는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탈세 스캔들이 적게 발생하고 있는데요. 독일과 이탈리아는 2008년 이후 10년 넘게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이 각각 45%와 43%로 변동이 없었고, 영국은 2009년까지 40%, 2010~2012년 50%, 2013년 이후 45%로 변동이 있었지만 스페인과 같이 외국인 선수에게 파격적인 세제혜택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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