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2015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원칙은 ‘실적과 성과’다. 개장 이후 사고가 잦았던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와 실적이 악화된 롯데하이마트 등의 수장 자리가 교체됐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임원은 총 207명. 그룹 측은 “안정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추구했다”고 평가했다.
26일 롯데그룹은 롯데물산 대표이사 사장에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를 선임했다.
롯데물산은 롯데그룹의 숙원 사업인 제2롯데월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총 사업비 3조4273억원 가운데 1조9945억원을 부담하는 등 지분 75%를 갖고 있다. 지난 10월 제2롯데월드는 저층부 쇼핑몰이 개장했지만, 수족관 누수와 근로자 사망 등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 대표는 안전 논란을 잠재우고, 2016년까지 123층 완공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게됐다. 이원우 롯데물산 대표는 총괄사장으로 롯데물산에 남는다. 이 대표는 2016년 2월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수장 자리를 내놨다.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왼쪽부터),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이동우 롯데월드 대표이사, 송용덕 롯데호텔 사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 |
노 대표가 8년간 지킨 롯데마트 대표 자리는 김종인 롯데마트 부사장이 앉았다. 김 신임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롯데쇼핑 기획부문장과 전략본부장, 롯데마트 중국본부장 등을 지냈다.
롯데마트는 중국 107개를 포함해 해외에 총 151개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지난해 1961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중국 내 부실점포를 폐점하고, 구조조정을 이끌었다.
롯데하이마트 대표에는 이동우 롯데월드 대표이사 부사장이 내정됐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2년 롯데하이마트 인수 이후 첫 번째 롯데 출신 대표를 투입했다. 그간 대표이사는 하이마트 출신인 한병희 대표가 맡았다. 롯데그룹이 인수 3년만에 본격적으로 조직 장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하이마트는 올 3분기(누적) 영업이익이 575억원으로 지난동기 대비 7% 감소하는 등 롯데그룹과 시너지가 나타나고 있지 않고 있다는 평이다. 이동우 부사장은 건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롯데쇼핑에서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지냈다.
롯데월드 대표이사엔 박동기 롯데하이마트 전무가 내정됐다. 박 전무는 롯데케미칼 출신으로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인수팀장을 맡았었다.
아울러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이사와 롯데홈쇼핑 강현구 대표이사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측은 “송 사장은 롯데호텔의 안정적인 글로벌 체인화에 성공한 점을, 강 사장은 롯데닷컴 대표를 겸임하며 그룹 옴니채널 전략의 기반을 마련한 점을 높게 평가 받았다”고 설명했다.
롯데닷컴 신임 대표이사에는 김형준 롯데홈쇼핑 영업본부장을 승진 발령했다. 그간 롯데닷컴 대표이사를 겸직했던 강 대표는 롯데홈쇼핑 사업에 전념하게 됐다.
여풍도 거셌다. 롯데면세점의 전혜진 상무보, 대홍기획의 이상진 상무보, 롯데푸드의 정성숙 상무보, 롯데마트의 정선미 상무보 등 여성 임원 4명이 승진했다. 이로써 롯데그룹의 여성임원은 총 12명으로, 앞으로 여성임원 비율을 30% 수준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전체 규모는 전년과 비슷하지만 그 동안의 실적과 미래 역할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며 “내실 다지기에 중점을 두고 신사업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인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