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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최고인데"…고민에 빠진 치킨 '빅3'

  • 2022.05.09(월) 07:00

bhc·교촌·BBQ, 코로나에도 최대 실적
원재료 값 상승·수익성 악화는 고민
해외 진출·포트폴리오 다각화 '안간힘'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코로나19는 기회였다. 거리 두기에 따른 배달 특수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코로나19로 누려온 배달 특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어서다. 여기에 원재료 가격도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시장 포화로 본사의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 치킨 업계가 해외 확장, 외식 기업 인수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사활을 건 이유다.

배달 특수에 코로나도 피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 가맹점은 코로나19 지속에도 불구 크게 성장했다. 배달 중심의 영업 방식 덕이 컸다. 지난 2020년 기준 치킨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은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한식(-18%), 커피업(-15%) 등의 매출액은 감소했다. 유독 치킨 가맹점의 매출만 두드러졌다. 

이는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치킨 프랜차이즈 '빅3'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bhc의 지난해 매출엑은 6164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영업익도 22% 늘어난 1681억원이었다. 교촌F&B와 BBQ의 매출도 각각 13.4%, 12.5%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배달 특수 외에도 외식업으로의 확장과과 해외 시장 선전이 호실적을 거둔 이유라고 보고 있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t201@

호황을 맞았던 만큼 경쟁도 치열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위는 bhc다. 다만 치킨만 놓고 보면 교촌이 여전히 1위를 수성하고 있다. 하지만 bhc치킨의 '뿌링클' 열풍이 불면서 양사의 매출액 차이는 100억원대까지 좁혀졌다. 올해 교촌과 bhc의 치열한 1위 다툼이 예상되는 이유다. BBQ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 전선을 넓히면서 교촌과 bhc를 추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엔데믹 전환 이후에도 지금의 성장이 계속되길 바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시장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매장 취식 수요 증가할 수 있다"며 "해외 여행이 풀리게 되면 외국인 관광객 방문 증가에 따른 매출 상승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자재 상승·시장 포화 '변수'

그럼에도 업계 표정이 밝지 않다.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중단 선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치킨 가공에 쓰이는 식용유, 밀가루, 옥수수 등의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국내 수입 팜유 가격은 지난달 톤 당 1400달러 선을 넘기면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수입 밀가루 가격도 톤당 400달러를 돌파했다. 

닭고기 가격도 급등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닭고기 도매가는 지난해 4월 2642원에서 지난달 3553원으로 34.4% 올랐다. 지난 1월 3236원을 기록한 뒤 매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지난달까지 9.8% 상승했다. 곡물 가격 인상으로 사료비가 올랐던 영향이 컸다. 향후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시장 포화로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국내 치킨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7조474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시장 규모가 성장하면서 치킨집도 늘어났다. 현재 전국의 치킨 브랜드는 470여 개, 치킨집 수는 8만7000여 개로 추산된다. 전 세계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3만8000여개)이나 스타벅스 매장(3만2000여개)보다 많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치킨집'이란 말까지 나온다. 

실제로 bhc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0년 29%에서 지난해 27.2%로 감소했다. 교촌도 지난해 매출 5000억원대를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410억원대에 그쳤다. 특히 BBQ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3분기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에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 저항이 거세다. BBQ는 최근 교촌과 bhc에 이어 치킨 가격을 인상했다. 이 과정에서 불매 운동까지 거론될 만큼 소비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의 '치킨값 3만원' 발언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출구는 어디에

업계에서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무분별한 가맹점 늘리기보다는 새로운 수익원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외식 기업을 인수하거나 해외 사업 확장을 추진하는 식이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치킨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bhc는 외식 브랜드 인수로 '탈(脫) 치킨'에 나섰다. 현재 bhc는 bhc치킨을 비롯해 한우 전문점 '창고43', 순댓국 전문점 '큰맘할매순대국' 등 6개의 외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까지 인수했다. 오는 6월에는 미국 유명 햄버거 브랜드 '슈퍼두퍼'를 들여와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 아웃백을 기반으로 한 햄버거 전문점 론칭도 준비하고 있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교촌도 지난해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를 인수하며 맥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 내 가맹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교촌은 현재 미국과 중국 등 6개 국가에서 6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BBQ도 해외에서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 일본 시장 공략을 가속화 하고 있다. 현재 북미와 일본에서 각각 250여 개와 21개 매장을 열고 있다. BBQ는 앞으로 유럽 남미 등도 공략해 전 세계에 5만개의 가맹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특히 해외 진출은 품질이나 브랜드 유지에 큰 어려움이 따른다. 직접 진출의 경우 많은 투자금이 든다. 시장 파악에도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 교촌은 일본 도쿄와 미국 뉴욕에 진출했다가 2017년 두 매장을 모두 폐점했다. 외식업 진출도 쉬운일이 아니다. 충분한 경영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bhc가 최근 아웃백 품질 저하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것이 대표적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치킨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신규 고객을 늘리기 힘들다. 해외를 바라보거나 다른 외식업 카테고리의 진출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치킨 프랜차이즈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움직임도 이런 위기감에 바탕을 두고 있다. 다만 해외 진출과 타 카테고리 확장이 쉬운 일은 아닌 만큼, 트렌드에 맞춘 신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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