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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월계점에 무슨 일이? 대형마트의 '대반격'

  • 2022.06.02(목) 06:50

체험형 리뉴얼로 젊은 고객 마음 사로잡아
올해 대형마트 리뉴얼 이어지며 '선제 대응'
온·오프라인 모두 잘하는 '완전체' 탄생 주목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좌), 강희석 이마트 대표(중), 이제훈 홈플러스 대표(우).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마트의 점포 리뉴얼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 2년 전 처음으로 리뉴얼했던 월계점이 지난해 전체 점포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신선식품 등 대형마트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고, 체험형 요소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전략이 효과를 냈다. 이마트는 올해도 총 10개의 점포를 추가 리뉴얼하며 변신을 이어갈 계획이다.

점포 리뉴얼의 성과는 대형마트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롯데마트의 '제타플렉스', 홈플러스의 '메가푸드마켓' 등이 리뉴얼 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리뉴얼 점포로 젊은 고객을 유입시키고, 장기적으로 이커머스와의 시너지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오프닝에 따른 오프라인의 회복을 정조준해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점포 리뉴얼 = 매출 '쑥쑥'

지난해 이마트 월계점(월계점)은 이마트 전체 점포 가운데 매출 1위에 올랐다. 월계점은 지난 2020년 처음으로 리뉴얼된 점포다. 리뉴얼 이전에는 전국 이마트 중 매출 5위~10위권 수준이었다. 월계점은 올해도 순항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월계점의 매출은 리뉴얼 이전 대비 114% 증가했다. 더불어 지난해까지 리뉴얼한 점포 28곳 모두 리뉴얼 이전 대비 매출이 10%~2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지난달 26일 경기광주점을 오픈했다. /사진=이마트

이는 이마트의 '고객 중심 점포 재구성' 전략이 적중한 결과다. 실제로 이마트는 리뉴얼 점포를 대형마트보다 복합쇼핑몰 등 문화 공간에 가까운 형태로 구성하고 있다. 일렉트로마트·토이킹덤 등 전문점과 신선식품 매장에 체험 요소를 포함했다. 쇼핑 편의성이 높은 이커머스와의 경쟁을 위해 오프라인만이 줄 수 있는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고객이 보다 오래 머무르고 싶은 공간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의 점포 리뉴얼은 올해도 이어진다. 지난달 26일 올해 4번째 리뉴얼 점포인 경기광주점을 오픈했다. 경기광주점은 인근 2024년까지 인근 7000가구의 대규모 입주가 계획된 곳이다. 이마트는 이를 겨냥해 생활필수품 전문점 등을 메인으로 점포를 구성했다. 그로서리 매장도 ‘스토리텔링 체험형 매장’으로 꾸렸다. 이마트는 경기광주점에 이어 연내 총 10여곳의 점포 리뉴얼을 이어갈 예정이다.

대형마트의 반격, 이제 시작됐다

점포 리뉴얼은 이마트만의 전략이 아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말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리뉴얼했다. 1층 면적 70%를 와인 전문매장 '보틀벙커'로 채우는 파격적 구조였다. 아울러 롯데마트는 창원·목포점 등을 창고형 할인점 '맥스'로 바꾸기도 했다. 홈플러스도 지난 2월부터 인천 간석·청라·송도점 등 7개 매장에 '메가푸드마켓'을 열었다. 점포 전체를 바꾸지는 않았지만, 그로서리 매장의 면적과 상품 라인업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주력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리뉴얼의 효과는 이미 증명되고 있다. 제타플렉스는 오픈 후 지난달 말까지의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특히 보틀벙커는 개점 4달만에 매출 60억원을 돌파하는 등 효자 카테고리로 자리를 굳혔다. 맥스로 리뉴얼된 점포들도 마찬가지다. 전년 대비 7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홈플러스 리뉴얼 점포들의 매출도 리뉴얼 이전 대비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방문도 늘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월계점 리뉴얼 후 30대 고객의 방문은 리뉴얼 이전 대비 50.6% 늘었다. 40대도 49.8% 증가했다. 특히 대형마트의 주력 고객이 아니었던 20대 고객도 35% 늘었다. 점포 리뉴얼이 소비자의 연령대까지 끌어내리고 있는 셈이다. 롯데마트·홈플러스 역시 MZ세대 1인~2인 가구 등 젊은 고객의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형마트 3사 모두 점포 리뉴얼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목표는 하나, 온·오프라인 같이 간다

대형마트들은 점포 리뉴얼이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엔데믹에 접어들며 오프라인 시장의 회복세도 분명해졌다. 하지만 그 사이 높아진 이커머스의 영향력도 그대로다. 각 플랫폼이 가격·배송편의성 등 강점을 앞세워 시장을 파고들었다. 대형마트가 이들과 경쟁하려면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하다. 이 경우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 점포를 통한 체험 요소 강화다. 점포 리뉴얼이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이야기다.

시장이 회복되자 이는 새로운 기회가 됐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쌓아온 온라인 역량과 시너지를 내면서다. 실제로 이마트는 최근 SSG닷컴·지마켓글로벌(舊 이베이코리아) 통합 멤버십 '스마일클럽'을 내놓으면서 오프라인 채널과의 시너지 계획을 밝혔다. 향후 마트·백화점까지 멤버십 혜택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롯데쇼핑도 통합 플랫폼 롯데온과 오프라인 매장과의 시너지 전략을 개발중이다. 홈플러스 역시 자사 온라인몰과의 '올라인'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는 향후 오프라인 채널에 조단위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이마트 월계점 오픈 시점까지만 하더라도 점포 리뉴얼은 '실험'으로 평가받았다. 매출 신장 효과에 대한 회의적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실험은 성공이었다. 많은 점포가 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시선은 이제 미래로 향하고 있다. 거대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감지된다. 대형마트가 온·오프라인 모두를 아우르는 만능 채널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점포 리뉴얼이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차별화 포인트였다면 앞으로는 거대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경쟁에 활용될 수 있는 전략 자원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 대형마트가 온라인 채널도 가지고 있는 만큼 이커머스와의 영향력을 높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유통 시장 경쟁 구도가 크게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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