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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혜택 종료…입찰 흥행 빨간불?

  • 2022.12.13(화) 06:50

인천국제공항, 고정 임대료 계약 변경 앞둬 
면세업계 "아직 업황 회복도 안 됐는데" 당혹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면세업계가 코로나19 기간 주어졌던 임대료 감면 혜택 종료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동안 인천공항공사는 면세업계의 어려움을 고려해 임대료를 매출과 연동해 받아왔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이달 이를 종료하고 기존의 고정 임대료 방식으로 돌아가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아직 업황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되돌리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내년엔 '고정 임대료'

13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인천국제공항 면세 사업자들에게 '임대료 특별 감면 제도 안내 및 계약 변경에 대한 의향 조회' 공문을 발송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도입됐던 이른바 '매출 연동제' 방식을 이달 종료하고 고정 임대료 방식으로 돌아간다는 게 골자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공문에는 기존 고정임대료 방식을 적용하되, 2019년 대비 여객 수가 40% 이상 감소한 달은 임대료에서 여객 감소율의 절반을 감면해 준다는 제안이 담겼다. 일례로 여객 감소율이 50%면 임대료의 25%를 감면하는 식이다. 여객수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60% 이상을 회복하면 정상 임대료를 내야 한다. 현재 일일 여객수는 지난달 말 기준, 10만 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절반 수준을 회복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여러 지표가 개선된 만큼 혜택을 거둬들이겠다는 생각이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020년 9월 매출 연동제를 도입했다. 외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면세점을 돕기 위한 정부 구제책 중 하나였다. 본래 지난해 말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올해까지 추가 연장됐다. 업계는 매출 연동제 도입 전까지 '고정 임대료'를 내왔다. 이는 장사가 '잘 되던 못 되던' 면세점 사업권 입찰서 제시했던 고정금을 내는 방식이다. 

업계서는 '반발' 

면세 사업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바뀐 방식을 적용하면 당장 내년부터 월 수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면세 업체 관계자는 "최근 면세업계의 매출이 올랐지만 중국 따이공(보따리상)에 주는 수수료 등이 이전보다 3배가량 올라 수익성은 저조한 상황"이라며 "업계가 팬데믹의 상처를 회복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특히 현재 제1·2여객터미널에서 사업 중인 신세계면세점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임대료 산정 방식이 바뀌면 당장 한 달에 100억원가량을 더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2025년 8월까지 사업 기한이 남았다. 다른 중견·중소 면세업체의 원성도 높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5일까지 업체별로 공문에 대한 회신을 부탁했으나 아직 업계는 고민을 거듭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공사는 더 이상 적자를 감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째 적자를 보고 있다. 공사는 지난 2020년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같은 해 4268억원과 이듬해 754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적자도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인천공항공사는 면세점 임대료에 수익의 대부분을 의존해 왔다. 

이달 입찰도 영향?

고정 임대료 체제 복귀는 곧 진행될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흥행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그동안 내심 매출 연동제 도입을 기대해왔다. 김포공항, 김해공항, 제주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도 이미 오래전 매출 연동제를 도입했다. 그만큼 인천공항공사도 이번에는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업계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런 조건이라면 입찰전 흥행은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020년 T1 사업자 선정 당시 고정 임대료를 받으려 했다가 수차례 유찰된 바 있다. 자칫 발을 담갔다가 수억원의 임대료 손해만 보는 상황을 우려해서다. 이번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온라인 면세점의 이용이 늘면서 공항 면세점의 중요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물론 흥행 여부는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면세업계에 인천공항면세점은 피할 수 없는 격전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인천공항 면세점의 연간 거래액은 2조억원에 달했다. 엔데믹에 곧 다시 호황이 찾아올 수도 있다. 특히 면세점 최초 특허 기간은 최근 10년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이번 입찰에서 경쟁사에 패배하면 다시 수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세부 사항을 확정해 이달 중 입찰 공고를 낸다는 계획이다. 

면세업계는 계산기를 두드리며 수지타산을 따져보고 있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인천공항면세점은 유명 명품 브랜드와 계약하기 위한 필수 코스로 여겨지며 '꿈의 무대'로 불렸다"면서도 "다만 온라인 면세점의 보편화, 고정 임대료 리스크 등으로 예전보단 중요도가 떨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입찰전 흥행 여부는 정확한 공고가 나와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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