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맥주 시장에서 수입맥주 부문 1~2위를 다투는 중국 대표 맥주 칭따오가 '오줌맥주' 논란에 휩싸였다. 칭따오의 국내 수입사인 비어케이 측은 한국 수출용이 아닌 내수용 공장의 문제라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롯데칠성 등 주요 국산 맥주 제조사들은 "국내 공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국내 맥주 제조공장들은 최첨단 위생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어 실수나 고의로 이물질이 투입될 가능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또' 칭따오 위생논란
지난 21일 중국의 대표 SNS인 웨이보에 한 영상이 올라왔다. 한 맥주공장에서 작업복을 입은 남성이 맥아 보관소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 장면이었다. 문제의 공장은 중국 최대 맥주 브랜드 중 하나인 칭따오의 제 3공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은 삽시간에 퍼졌다. 중국은 지난해 국내 수입맥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맥주 생산국이다. 올해엔 일본에 1위 자리를 빼앗겼지만 여전히 2위다. 그 중국 맥주 중에도 칭따오는 압도적인 1위 브랜드다. 국내 맥주 소비자들에게도 큰 충격이다.
칭따오의 국내 수입사인 비어케이는 "해당 공장은 중국 내수용 공장"이라며 "한국에 수입된 맥주와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은 "다른 공장의 위생상태는 어떻게 믿을 수 있냐"며 불매운동에 나설 분위기가 팽배하다.
칭따오는 '초범'도 아니다. 지난 2019년 미국의 소비자단체인 US PIRG는 농약 성분인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된 맥주 20여종을 공개한 바 있다. 칭따오 역시 여기에 포함됐다. 특히 칭따오는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된 제품 중 검출량이 가장 많았다.
국내 맥주 공장은 안전할까
주류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개인의 일탈 이전에 관리 시스템의 부재를 지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영상 속의 공간을 맥주를 만들기 전 맥아를 저장해 두는 맥아 보관 사일로(전용 탱크)로 추정하고 있다.
영상 속 칭따오 3공장 맥아 보관소는 맥아가 외부에 노출돼 있다. 직원이 울타리를 넘어 맥아에 접근할 수 있었던 이유다. 국내 맥주 공장들의 경우 원재료를 수입할 때부터 공장에 도착해 사용될 때까지 외부에 노출해 보관하는 경우가 없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롯데칠성 등 국내 맥주 업체들은 맥주 제조와 원료 보관 등 거의 모든 공정을 전자동화하고 있다. 공장 외부에서의 접근이 금지돼 있음은 물론 내부에서도 최소한의 인력이 컨트롤 룸을 통해 작업을 진행하는 식으로 오염 가능성을 없앴다는 설명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모든 원재료는 외부에 직접 노출되지 않고 스테인리스 관을 통해 사일로로 이동한다"며 "직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접촉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국내 주류 시장에 중국산 맥주 불매 운동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알몸 김치 사건 등 중국발 이슈로 중국산 식품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산 맥주 매출 비중이 높은 중식당·양꼬치 식당·마라탕 전문점 등이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당 공장이 수출용이 아니라는 해명만으로는 논란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 내 다른 칭따오 공장을 개방하거나 생산 과정을 공개하는 등 투명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