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3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세웠다. 코로나19 이슈가 종료되며 이커머스 업계가 불황에 빠졌지만 쿠팡은 오히려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쿠팡의 핵심 비즈니스인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가 굳건한 가운데 로켓그로스와 쿠팡이츠 등 부가 서비스들의 성장세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분기 매출 8조 시대 연 쿠팡
쿠팡이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8조1028억원(61억8355만 달러)을 기록했다. 쿠팡의 분기 매출 8조원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대면 쇼핑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끈 코로나19 이슈가 마무리되는 등 이커머스 업황은 좋지 않았지만 쿠팡은 오히려 성장세를 키웠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조2000억원 이상 늘었고 전 분기 대비 매출도 4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난 1146억원(8748만 달러)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5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누적 흑자 규모는 4448억원이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가 '흑자전환 원년'이 될 전망이다.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1000억원대 흑자를 유지한 것도 긍정적이다. 3분기 쿠팡의 성장사업(대만·쿠팡이츠·쿠팡페이)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2107억원(1억6082만 달러)에 달했다. 대만 풀필먼트센터 투자, 쿠팡이츠 혜택 증가 등에 따른 것이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지난 2분기에 밝힌 것처럼 초기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 수준을 높였기 때문"이라며 "오는 4분기 성장사업 손실은 이번 분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돈이 돈을 부른다
연매출 20조원을 훌쩍 넘긴 쿠팡이 아직도 두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는 데에는 꾸준히 상품군을 늘리는 것이 새로운 고객을 불러모으는 '플라이 휠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기존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는 물론 판매자 제품을 로켓배송으로 보내주는 로켓그로스 상품을 확대하며 그동안 쿠팡을 떠나 있었던 고객들을 다시 불러모으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혜택이 강화된 와우 멤버십 역시 신규 고객 유치에 보탬이 됐다. 쿠팡은 지난 4월부터 와우 멤버십 가입자에게 쿠팡이츠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쿠팡에 따르면 쿠팡이츠 할인 혜택을 시작한 뒤 쿠팡이츠를 사용하기 시작한 멤버십 회원이 90% 증가했고 혜택 해당 지역의 75%에서 거래량이 2배 늘었다. 또한 쿠팡이츠를 쓰는 와우 회원은 로켓배송 등에서 쿠팡이츠를 쓰지 않은 와우 회원보다 전체적으로 2배 더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 측은 쿠팡이츠의 시장 점유율이 기존 10%에서 연말 20%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잠재 성장 가능성도 높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을 이용하는 고객 중 쿠팡이츠를 이용하는 회원은 20% 수준이다. 혜택이 늘어나면 나머지 80%의 회원 상당수도 유입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활성고객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점이다. 3분기 쿠팡의 활성고객(해당 분기에 구매 이력이 있는 고객) 수는 전년 대비 14% 늘어난 2042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1분기 5%, 2분기 10%에 이어 3분기에는 14%로 성장률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확보한 신규 고객만 230만명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진출한 대만 시장에서도 가능성이 엿보였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대만에서 로켓배송·로켓직구 서비스를 시작했다. 쿠팡 앱은 지난 2분기부터 대만 쇼핑 앱 다운로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쿠팡은 현재 대만에 2개의 풀필먼트센터를 운영 중이다. 내년 상반기 중 3호 풀필먼트 센터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대만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들에도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우리 활성 고객은 이제 2000만명이고 여전히 전체 시장점유율에서 한자릿수 시장점유율로, 더 높은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다"며 "와우를 고객에게 지구상 최고의 가치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