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피디아그룹의 호텔스닷컴이 인공지능(AI) 기반 여행 서비스를 선보인다. 항공권이나 호텔 등의 실시간 가격을 추적·비교해주는 것은 물론, 호텔 간 어매니티 등 서비스 비교 등 보다 자세한 검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여행 계획, AI가 짜 드립니다
익스피디아그룹은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호텔스닷컴의 한국 진출 20주년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피터 컨(Peter Kern) 익스피디아그룹 부회장 겸 CEO와 존 지젤만(Jon Gieselman) 익스피디아 브랜드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가장 중점적으로 다뤄진 주제는 'AI'였다.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AI 기술로 개인화하고 있는 여행 패턴에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여행 시장이 멈춰 있는 동안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했던 기업들이 이제 본격적인 신규 서비스를 공개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존 지젤만 대표는 "지난 3~4년간 OTA(온라인 여행사) 비즈니스는 기술 혁신의 시기였다"며 "준비해 온 기술이 완성되는 시기에 맞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익스피디아가 공개한 신규 서비스 중 가장 무게를 둔 서비스는 가격 추적 서비스다. 원하는 여행지와 가격대를 입력하면 AI가 추적해 가격을 비교하고 원하는 가격이 나타나면 예약을 도와 준다.
기존 호텔 비교 서비스가 가격과 호텔 등급 정도를 비교하는 것에 그쳤다면 신규 서비스인 '스마트쇼핑'은 각 호텔의 편의시설과 어매니티, 와이파이 제공 등 세부적인 정보까지 비교가 가능하다.
항공권과 호텔 예약뿐만 아니라 전체 여행 계획 수립을 돕는 서비스도 선보인다. '여행 가이드'는 해당 도시의 여행하기 좋은 시기와 근처 관광지, 즐길거리 등을 함께 제공한다. '여행 플래너'는 함께 여행하는 가족, 친구가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여행을 계획하고 진행상황을 공유할 수 있게 돕는다.
야놀자 이기려면
다만 한국 맞춤형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여전히 유효했다. 이번에 공개한 AI 서비스들은 대부분 경쟁사들도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특별히 눈에 띄는 '킬러 콘텐츠'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익스피디아그룹이 지난 2022년 론칭한 통합 멤버십 프로그램 '원키'의 도입도 늦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통합 멤버십이 시작됐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내년에나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국내 여행 시장이 작은 시장도 아니다. 익스피디아에 따르면 서울은 도쿄, 시드니와 함께 아시아태평양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3대 여행지 중 하나다. 피터 컨 부회장 역시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은 익스피디아와 호텔스닷컴의 중요 시장"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익스피디아그룹은 전세계에 1억68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의 OTA다. 호텔스닷컴은 2004년부터 국내에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고참 플랫폼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인터파크, 야놀자, 모두투어 등 국내 여행 서비스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데이터앤리서치가 12개 채널 23만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지난 1년간의 여행서비스 플랫폼 관련 정보량을 조사한 결과 익스피디아는 16개 서비스 중 10위에 그쳤다. 인터파크, 야놀자, 여기어때 등 국내 기업은 물론 트립닷컴(씨트립), 부킹닷컴 등에도 밀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한국 여행자들의 니즈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외국계 OTA들은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소 단순한 편"이라며 "AI와 결합한 서비스 자체가 차별화 요소라고 보기는 어렵고, 얼마나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