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업체 간 경쟁 심화로 내수 시장이 레드오션이 되면서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마침 해외에서 K푸드의 인지도와 수요가 높아진 만큼 토종 커피 브랜드들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체된 국내 시장에서 기회 요인이 많은 해외로 눈을 돌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미래 먹거리=글로벌
해외 진출에 가장 활발히 나서고 있는 건 이디야커피다. 이디야는 지난달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3개국 진출을 위해 코라오그룹 계열사 그랜드뷰프라퍼티와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6월 라오스에 첫 매장을 연 이후 캄보디아와 미얀마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말레이시아와 괌에서도 입지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지난해 말 말레이시아 내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디야는 2029년까지 200개의 가맹점을 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3년 12월 처음으로 해외 가맹점을 오픈했던 괌에선 현재 두 번째 매장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
그간 국내에서만 가맹점을 운영해온 할리스는 작년 5월 일본에 상륙했다. 커피값이 양극화하면서 중저가라는 어중간한 포지션을 가진 브랜드의 설 자리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리스의 일본 매장은 개점 이후 100일 만에 누적 방문객 수가 6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큰 인기를 끌면서 가능성을 엿봤다는 분석이다.

해외에서 활로를 찾기로 한 건 저가 커피 브랜드들도 마찬가지다. 더벤티는 다음 달 캐나다에 처음으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몽골 울란바토르에 첫 매장을 연 메가MGC커피는 2·3호점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인상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이어지자 해외 진출을 회심의 카드로 꺼내든 셈이다.K푸드에 건 승부수
업계에서는 향후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해외 진출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류 열풍에 따라 K커피와 K디저트 등이 큰 인기를 얻고 있어서다. 여기에 포화 상태에 접어든 국내 시장이 성장 한계에 직면한 만큼 해외 판로 확대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공격적인 출점보다 현지화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커피 브랜드들 사이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진출국 문화에 맞춘 전략이 필수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차별성 있는 운영 전략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 K푸드에 대한 인기가 꺾이더라도 계속해서 성장세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해외 진출 업체들은 K푸드의 강점을 살린 한국식 특화 메뉴를 내놓는 한편 현지화된 제품 출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디야는 말레이시아에서 코코넛과 같은 열대 과일을 활용한 음료와 식혜, 군고구마 등 한국식 음료를 함께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쓴맛을 보지 않으려면 현지에 대한 철저한 시장 조사가 중요하다"며 "내수 시장에서의 성장 제동으로 해외 진출이 불가피해진 현시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불어오는 K푸드 열풍에 무조건적으로 탑승하겠단 생각만으론 실패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