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 업계가 친환경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치에 중점을 둔 소비 트렌드가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최근 소비자들은 피부는 물론 환경까지 고려한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비건뷰티에서 한 단계 진화한 '클린뷰티'의 영향력이 커지는 이유다.꼼꼼하게
과거 소비자들이 화장품 구매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건 브랜드 영향력과 제품의 인지도였다. 일례로 한 연예인이 브랜드 모델로 나서 제품을 광고하고, 이를 TV에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연스레 자극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피부 타입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광고 하나가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이런 분위기는 2016년부터 조금씩 꺾였다. 이 시기는 한창 동물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화장품의 유통과 판매를 금지하는 화장품법이 개정된 때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비건뷰티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코로나19 기간 마스크 착용이 장기화하면서 자연 유래 성분을 기반으로 한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여기에 기후 변화 등 세계적인 환경 문제에 따라 지속 가능한 제품에 대한 중요성도 커졌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해 성분까지 배제한 클린뷰티가 떠오른 계기가 된 셈이다.
현재도 국내 뷰티 업체들은 클린뷰티 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은 각각 클린뷰티 색조 브랜드 '프레시안', 클린 케어 브랜드 '포인트앤'를 통해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스킨1004, 아누아 등 인디 브랜드들도 클린뷰티를 앞세워 신뢰도 제고에 나서고 있다.없어선 안 돼
이들이 클린뷰티에 공을 들이는 건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을 겨냥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해외에서는 일찍부터 지속 가능한 화장품을 소비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그만큼 클린뷰티에 친숙하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국내 화장품 업계에 불고 있는 클린뷰티 트렌드는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많은 해외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인 셈이다.

성과도 좋다. 지난해 기준 CJ올리브영의 클린뷰티 브랜드 매출은 전년보다 51% 증가했고, 현대백화점의 '비클린'은 20% 늘었다. 클린뷰티의 향후 성장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한국비건인증원에 따르면 국내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5700억원에서 올해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이제는 클린뷰티를 빼고 화장품 트렌드를 설명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다만 일각에선 국내외 소비자들이 클린뷰티 제품을 직관적으로 구별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기관마다 제품을 인증하는 세부적인 기준에 차이가 있어 하나로 특정하기에도 다소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CJ올리브영의 '클린뷰티 인증제'와 같이 소비자의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들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CJ올리브영은 2020년부터 인체의 유해 성분을 배제하고 친환경적인 브랜드에 클린뷰티 인증 아이콘을 부여하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피부에 직접 닿는 만큼 어떤 성분이 함유되었는지가 중요한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자연 친화적인 성분으로 믿을 수 있다는 점이 클린뷰티의 인기 요인"이라며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보니 소비자들은 이를 일석이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