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비맥주의 라이트 맥주 '카스 라이트'가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 카스 후레쉬와 테라에 이어 점유율 3위권으로 올라섰다. 메인 브랜드가 아닌 카스 후레쉬의 보조 라인업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먹는 즐거움과 함께 건강까지 챙기려는 '헬시 플레저'가 시대상으로 자리잡으면서 칼로리가 낮은 라이트 맥주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볍다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 오비맥주의 카스 라이트는 4.9%의 점유율을 기록, '카스 후레쉬'와 하이트진로의 '테라'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카스 라이트는 2023년 점유율 기준 8위에서 지난해 6위로 올라섰고 올해엔 경쟁사의 메이저 브랜드인 '켈리'와 '크러시'를 넘어서며 라이트 맥주 붐을 이끌었다.
라이트 맥주는 100㎖ 기준 칼로리가 30㎉ 이하인 맥주를 말한다. 일반 맥주보다 30% 이상 낮다. 알코올 도수는 규정돼있지 않지만 대체로 일반 맥주보다 낮은 편이다. 실제로 카스 라이트는 카스 후레쉬보다 도수는 0.5도 낮은 4도이고 칼로리도 500㎖ 기준 125㎉로 카스 후레쉬보다 65㎉ 낮다.

알코올 도수와 칼로리가 모두 낮은 만큼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라이트 맥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 가정용 시장의 경우 맥주를 치킨이나 피자 등 야식에 곁들여 먹는 경우가 많아 저칼로리·가벼운 맛을 강조하는 라이트 맥주가 인기를 끌기 좋은 구조다.
하이트진로도 지난해 6월 테라 라이트를 출시하며 라이트 맥주 붐에 올라탔다. 출시 2주 만에 1000만병 판매를 돌파하는 등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점유율은 2.8%로 켈리와 크러시에 이은 7위권까지 순위를 높였다.
전망 좋다
업계에서는 라이트 맥주의 인기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칼로리·당류에 민감한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저칼로리·제로 슈거 등을 앞세운 라이트 맥주가 틈새 시장을 노린 제품이 아닌 대중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시장을 보면 라이트 맥주의 전망이 밝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2033년 라이트 맥주 시장 규모는 2023년 대비 28% 성장한 4013억 달러(약 550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전체 맥주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라이트 맥주'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 '톱 3'인 모델로 '에스페셜'과 '미켈롭 울트라', '버드라이트' 모두 라이트 맥주다. 닐슨아이큐(NIQ)에 따르면 미국 판매 상위 10위 맥주 중에서 6개가 라이트 맥주다.
일본에서도 지난 2020년 기린맥주가 당질을 제거한 라이트 맥주 '기린 이치방 시보리 토우시츠 제로'를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출시 첫 해 2억캔 이상을 판매됐다. 이외에도 '기린 그린 라벨', '아사히 오프', '삿포로 슬림' 등 주요 맥주 브랜드들이 모두 라이트 맥주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칼로리가 일반 맥주의 3분의 1 수준이면서도 기존 맥주와 맛이 크게 다르지 않아 라이트 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해외처럼 국내에서도 라이트 맥주가 맥주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