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치킨 프랜차이즈가 '치킨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외식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달 중심 시장 포화와 경쟁 심화로 성장 한계가 뚜렷해져서다.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성공 여부가 향후 실적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달라져야 산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3월 12일 특허청에 'GAMAJJIM(가마찜)'과 'GAMAJJIMDAK(가마찜닭)'이라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교촌 관계자는 "찜닭 브랜드 론칭을 준비 중"이라며 "다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나 시기는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상표권 출원은 교촌이 외식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앞서 교촌은 메밀 요리 브랜드 '메밀단편'과 자사 소스 노하우를 접목한 델리 브랜드 '소싯(SAUCIT)'을 선보이며 포트폴리오를 넓혀왔다.
특히 '메밀단편'은 현재 2호점까지 출점했으며, 추가 매장 확대를 위한 부지 선정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찜닭 브랜드까지 더해 외식 사업 재확장에 나선다. 과거 '엠도씨'와 '숙성 72'라는 브랜드를 선보였다가 철수했던 경험을 딛고 재도전에 나선 셈이다.
교촌이 외식 브랜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높은 치킨 의존도 때문이다. 교촌의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프랜차이즈(치킨) 매출 비중은 94%에 달한다. 글로벌 사업(2.5%)과 외식 등 신사업(2.8%)을 합쳐도 5% 수준에 불과하다. 사실상 매출 대부분이 치킨에서 발생하는 구조다. 교촌은 외식과 신사업 비중을 확대해 업종 포화와 배달 경쟁 심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외식 브랜드 외 신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2021년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를 출시했다. 경북 영양군과 협력해 설립한 발효공방1991을 통해 '은하수 막걸리'도 생산 중이다. B2B·B2C 채널을 통한 소스 유통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치킨 업종의 포화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신규 아이템 발굴은 필수적"이라며 "신사업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와 브랜드 영속성을 위해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체기 접어든 치킨시장
치킨업체들의 외식으로의 확장은 교촌뿐만이 아니다. bhc를 운영하는 다이닝브랜즈그룹과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 그룹 등 '치킨 빅3' 모두 일찌감치 종합 외식기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앞서 있는 곳은 bhc다. bhc는 2013년 독립 경영 체제를 구축한 이후 창고43(2014년), 큰맘할매순대국(2016년),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2021년)를 잇따라 인수했다. 그룹 내에서 bhc 매출 비중은 절반 수준이다. 나머지는 외식 브랜드가 채우는 구조다. 2024년 기준 아웃백 4306억원, 창고43 537억원, 큰맘할매순대국 234억원, 그램그램 2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제너시스BBQ그룹도 일찌감치 외식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왔다. 1995년 닭갈비·찜닭 전문 브랜드 '닭익는마을'을 시작으로 2002년 우동·돈카츠 등을 판매하는 이자카야 브랜드 '우쿠야'를 출시했다. 2007년에는 떡볶이 브랜드 '올떡'을, 2023년에는 일본 외식기업 와타미와 합작해 일본 정통 이자카야 브랜드 '토리메로'를 선보였다.
그러나 외식 브랜드들의 실적 기여도는 높지 않다. 2024년 매출을 보면 우쿠야 24억원, 올떡 10억원, 토리메로 3억6000만원, 닭익는마을 1억4000만원 등으로, 총 39억원 수준에 그쳤다. 그룹 전체 매출에서 외식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못 미치는 셈이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은 약 9조원 규모다. 현재 매장 수 3만개를 넘어서며 성장의 임계점에 도달했다. 특히 680여 개에 달하는 브랜드가 난립하며 출점 경쟁이 극에 달한 상태다. 본사 입장에선 기존 가맹점과의 거리 제한 규정 등으로 국내 내수 시장에서의 추가 성장은 사실상 멈췄다고 보고 있다. 치킨 공룡들이 찜닭, 버거, 다이닝 등 '치킨 밖'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다만 외식 확장이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bhc처럼 인수합병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한 사례가 있는 반면, BBQ처럼 다수 브랜드를 보유하고도 실적 기여도가 제한적인 경우도 적지 않다. 신규 브랜드의 인지도 확보와 상권 안착, 운영 효율화까지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외식 사업이 '탈치킨'의 해법으로 떠올랐지만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막대한 초기 투자비와 치열한 경쟁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자칫 본업의 수익성까지 갉아먹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치킨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라 국내에서 추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브랜드 수가 과도하게 많아 신규 가맹점 확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해외 진출이나 외식 등 타 브랜드 확장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새로운 브랜드가 시장에 안착해 매출을 올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