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핵심 점포를 '미식 랜드마크'로 전환하고 있다. 먹거리가 방문 빈도와 체류 시간을 늘리기에 효과적인 데다, 다른 카테고리의 추가 구매로 이어지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를 통해 집객력과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장보기 취향 저격
롯데백화점은 31일 노원점 지하 1층에 프리미엄 식료품점 '레피세리'를 오픈했다. 오는 2030년까지 대규모 재건축이 이어지는 건 물론 인근 지역의 신도시 개발에 따른 미래 고객 수요를 잡기 위한 행보다. 이에 따라 레피세리가 들어선 점포는 노원점을 비롯해 인천점, 명동본점 등 총 6곳이 됐다.
노원점 레피세리의 가장 큰 특징은 '신선 미식 전문관'이라는 콘셉트다. 그동안 롯데백화점은 레피세리를 집에서 요리를 하지 않고 끼니를 사서 해결하는 ‘키친 클로징’에 초점을 맞췄다. 이와 달리 노원점은 50만 배후 인구를 가진 '장보기 상권'을 공략하기 위해 '취향형 신선 미식'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이를 위해 롯데백화점은 장보기 여정의 전반을 고객의 니즈에 맞게 최적화했다. 먼저 전면에는 구매 빈도가 높은 초신선 제철, 소포장 과일을 배치했다. 기존 산지 기반의 상품 소싱 방식이 아닌 우수 생산자 중심으로 전환한 '위드 파머'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여 과일의 퀄리티를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구매한 과일을 소분해주는 서비스와 판매 중인 과일을 토대로 한 착즙 주스 등 F&B(식음료) 콘텐츠 '이지 프레쉬'도 마련했다.
'다이내믹 프레시' 역시 차별점으로 꼽힌다. 롯데백화점은 고객이 현장에서 식품의 품질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공간 곳곳에 '경험형 콘텐츠'를 강화했다. 파주 장단콩 두부와 콩물을 매일 아침 현장에서 생산하는 '더장단콩', 하루 세번 시루떡과 설기 등을 빚어 판매하는 '당현미담'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수산 코너에서는 이날부터 국내 1위 참치 유통사인 사조와 함께 '라이브 스시바' 운영에 나선다.
건강 관리 트렌드 확산에 발맞춘 '베러 푸드존'도 구성했다. 베러 푸드존은 '업'과 '다운', '오가닉 앤 트렌디' 세 가지로 조닝이 세분화됐다. 고단백, 고영양 제품들은 업존에, 다운존에는 저칼로리 건강 의료식으로 유명한 '샐리쿡', 저당 소스 '마이노멀' 등 인기 상품을 진열했다. 오가닉 앤 트렌디존의 경우 유기농 상품과 트렌드를 기반으로 한 이슈 상품들이 주를 이뤘다.이만한 게 없다
매장 한 가운데에 마련된 그로서리 공간도 주목할 부분이다. 롯데백화점은 동북 상권에 장보기 고객 수요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소스류와 장류 등 식자재 비중을 잠실점 대비 30% 이상 늘렸다. 또 지난해 노원점에 주류 특화 공간인 '엘비노'를 선보인 만큼 와인과 페어링하기 좋은 하모 치즈부터 각종 파스타 소스 등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는 '트렌디 그로서리'도 최초로 도입했다.
이처럼 롯데백화점이 먹거리에 주력하는 이유는 오프라인 유통 경쟁에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주요 백화점은 젊은 층 유입을 위해 F&B 유치에 공을 들이는 추세다. 식료품 매장을 고도화하는 것도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백화점의 식료품 매장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자신감을 뒷받침하는 배경이다. 일례로 롯데백화점이 처음으로 레피세리를 론칭한 인천점의 지난해 매출은 리뉴얼 이전 대비 20%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이 강남점에서 전개하고 있는 '신세계마켓' 역시 지난해 2월 리뉴얼 오픈 이후 지난달까지 1년간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신세계마켓을 통해 유입된 신규 고객 비중도 전체의 약 30%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향후에도 리뉴얼 또는 신규 오픈 점포에 레피세리 모델을 적용, 백화점만이 갖춘 프리미엄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에는 전국 유명 맛집과 스타 셰프 협업 등 F&B 콘텐츠를 갖춘 프리미엄 푸드홀과 디저트 전문관도 노원점에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이 같은 전략이 상권 내 입지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성진 롯데백화점 신선식품 부문장은 "노원점 레피세리는 신선 식품을 취급하는 프리미엄 식료품점이라는 공간의 한계를 넘어 개인의 취향에 최적화된 1대 1 맞춤형 신선 미식 플랫폼을 구현하고자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레피세리를 극한의 취향 큐레이션과 현장의 생동감을 갖춘 진화형 슈퍼마켓으로 고도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