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강자' 투썸플레이스가 원두 경쟁력을 앞세워 커피 전문점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저가 커피까지 가세해 치열해진 커피 전문점 시장에서 고품질 원두와 커피 맛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직접 볶는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22일 충북 음성 어썸 페어링 플랜트에서 준공 4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원두 생산 과정을 공개했다. 어썸 페어링 플랜트는 투썸플레이스의 커피·디저트 특화 생산 인프라다. 투썸플레이스는 2015년 자체 로스팅 플랜트를 구축했다. 2018년에는 전북 정읍에 독자 디저트 생산기지 어썸 디저트 플랜트를 세웠다.
브랜드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2022년 7월 원두 로스팅 라인과 디저트 생산 라인을 모두 갖춘 어썸 페어링 플랜트를 가동했다. 어썸 페어링 플랜트의 커피 로스팅 플랜트에서는 투썸플레이스의 세 가지 원두를, 디저트 생산 시설에서는 '스초생(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과 같은 대표 디저트를 생산한다.
이 중 커피 로스팅 플랜트는 투썸플레이스의 원두의 맛과 향을 완성하는 핵심 공간이다. 투썸플레이스는 생두를 해외에서 수입해 온 후 이곳에서 로스팅해 전국 매장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국내 커피 전문점들은 로스팅을 외부 OEM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국내 1위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의 경우 미국 등 해외에서 로스팅된 원두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반면 투썸플레이스는 국내에서 생두 수입부터 로스팅, 포장까지 전 과정을 직접 관장한다.
자체 로스팅을 갖추면 더 신선하고 다양한 커피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해외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공급받을 경우 배송 기간을 고려해 주로 '강배전' 방식으로 볶아진 원두를 사용하게 된다. 강배전은 원두를 오래, 높은 온도로 볶아 색이 짙고 쓴맛과 스모키한 향이 강하게 나는 로스팅 방식이다. 반면 자체적으로 원두를 로스팅하면 중배전 등 다양한 로스팅 방식의 원두도 생산할 수 있다.
자체 원두 생산 시설은 커피 맛뿐만 아니라 품질의 일관성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이상국 투썸플레이스 생산본부장은 "전국 매장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어느 매장에서나 한결같은 품질을 경험하도록 생산 단계부터 균일한 맛의 기준을 잡고 있다"며 "어썸 페어링 플랜트는 투썸 커피의 맛과 전문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거점"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투썸플레이스 커피생산팀장도 "OEM 방식으로 로스팅을 맡기면 원두 수입 시점이나 로스팅 진행 상황을 완벽히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단순히 로스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입, 정선(이물질을 골라내 깨끗한 생두만 남기는 공정), 로스팅, 포장까지 모든 단계를 직접 관찰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로스팅 시설을 내재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동화로 완성한 품질
어썸 페어링 플랜트는 처음부터 커피 생산을 위해 설계됐다. 투썸플레이스는 원두 전문가의 자문을 구해 설비를 구축하면서 원두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로스팅 시스템을 완성했다.
이곳에서는 생두 투입, 정선, 로스팅, 충진, 포장, 로봇을 이용한 자동 박스 포장, 완제품 보관 등 총 7단계에 걸쳐 원두를 생산한다. 전 공정에는 노동력을 최소화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동화 설비가 도입됐다.
특히 로스팅 같은 특정 공정에만 해외 설비를 들이는 다른 업체와 달리 어썸 페어링 플랜트는 생두 수입부터 포장까지 전 과정을 이탈리아 '브람바티'의 설비로 단일화했다. 이를 통해 공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동해 각 단계의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이상 발생 지점도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는 게 투썸플레이스의 설명이다.
또 이물질을 걸러내는 공정과 로스팅 공정에는 동급 예비 라인도 갖춰 한쪽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라인으로 전환해 생산을 이어갈 수 있다.
자동화를 통해 직원들의 근무 환경도 개선했다. 기존에는 60~70㎏에 달하는 생두 포대를 작업자가 직접 들어올려야 했다. 현재는 로봇이 후크로 팔레트째 들어 자동 투입기에 넣어 작업자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 지게차에는 AI 인식 시스템을 시범 도입해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면 자동으로 멈추는 등 안전사고를 예방한다.
어썸 페어링 플랜트는 원두 품질을 세밀하게 관리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원두 정선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정선은 생두에 섞인 돌, 쇳조각, 색이 다른 불량 생두 같은 이물질을 골라내는 과정을 말한다. 이곳에서는 바람으로 가벼운 이물질을 날리는 풍력 선별, 돌을 걸러내는 석발, 쇳조각을 걸러내는 금속 검출, 색이 다른 생두까지 잡아내는 색채 선별 등 4단계의 정선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골라낸 생두는 저장 공간에 원두별로 최대 40톤까지 보관하다가 로스팅 직전 정해진 비율대로 자동 계량·배합해 로스터로 투입된다. 로스팅을 마친 원두를 다음 공정으로 자동 이송할 때도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Z버킷' 시스템을 도입했다. 일반적으로는 로스팅된 원두를 강한 바람으로 공기에 띄워 관을 통과시킨다. 로스팅 직후 원두는 조직이 약해져 충격에 쉽게 부서질 수밖에 없다. 이에 투썸플레이스는 원두를 전용 통(버킷)에 담아 옮기는 방식으로 파손률을 낮췄다.
투썸플레이스는 포장을 마친 제품에 질소를 채워 산소 접촉을 차단한다. 이어 비전 검사와 X-Ray 검사로 소비기한 표기 훼손이나 이물질까지 확인한 뒤 로봇이 박스에 담아 출고한다. 이렇게 완성된 원두는 전국 매장으로 옮겨져 고객들을 만나게 된다.
자동화 설비로 원두를 만들어도 최종적으로 맛을 판단하는 건 사람의 몫이다. 어썸 페어링 플랜트에는 큐그레이더 2명을 포함한 커피 전문 인력 10명이 상주하며 생두 선별과 로스팅 품질, 블렌드별 향미를 직접 검증하고 있다.
더 다양하게
어썸 페어링 플랜트에서는 블랙그라운드, 아로마노트, 디카페인 세 가지 원두가 만들어진다. 투썸플레이스는 2014년 블랙그라운드와 아로마노트 두 원두를 선보이며 업계 최초로 원두 선택 서비스를 도입했다. 2019년에는 두 원두를 리브랜딩하고 디카페인을 더해 '원두 삼원화' 체계를 완성했다.
이 원두들로 만든 커피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역시 '아메리카노'다. 지난해 투썸플레이스에서는 약 4900만잔의 아메리카노가 팔렸다. 아메리카노 외에도 에스프레소 기반 음료가 모두 인기가 높다. 올 상반기에는 하루 평균 24만명의 고객이 투썸플레이스의 에스프레소 기반 음료를 즐겼다.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원두는 디카페인이다. 투썸플레이스에 따르면 2023년 대비 지난해 디카페인 음료의 성장률은 210% 이상이었다. 이에 투썸플레이스는 오트화이트라떼, 디카페인 콜드브루 등 디카페인으로만 즐길 수 있는 전용 음료 라인업도 확장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디카페인 밀크티와 에스프레소를 결합한 '밀샷추' 등을 추가하며 디카페인 전용 메뉴를 5종으로 늘렸다. 이와 함께 투썸플레이스는 올 하반기에도 새로운 맛의 에스프레소 음료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권오경 투썸플레이스 상품마케팅 총괄은 "고객 취향이 세분화되는 흐름에 맞춰 원두 선택권을 계속 넓히고 있다"며 "카페인을 줄이면서도 맛과 향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수요에 맞춰 대응 메뉴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썸플레이스의 어썸 페어링 플랜트는 연간 최대 2600톤의 원두를 생산할 수 있다. 현재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1900톤으로 2016년 투썸플레이스의 원두 생산량(1100톤)보다 73% 늘었다. 일일 최대 생산량은 약 10톤이며 현재 7~8톤 수준으로 가동되고 있다. 아직 생산 능력을 다 채우지 않은 만큼 앞으로 매장이 늘어나거나 수요가 커져도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김정훈 팀장은 "앞으로도 어썸 페어링 플랜트를 중심으로 원두 생산과 품질 관리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자동화 시스템과 다단계 품질 관리 전문 인력의 노력이 전국 매장 고객이 경험하는 한 잔의 커피로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