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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물들어 왔는데…국내 카지노, 규제 강화에 '울상'

  • 2026.07.28(화) 16:32

관광기금 상한 추진…수익성 악화 우려
글로벌은 투자 확대…엇갈린 육성 정책
마케팅 위축 가능성…정책 균형론 부상

/그래픽=비즈워치

정부가 카지노 사업자가 부담하는 관광진흥개발기금(관광기금) 인상에 나섰다. 정부는 늘어난 관광 수요에 맞춰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카지노 업계는 글로벌 카지노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점에서 규제 부담만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대규모 투자와 규제 완화를 통해 카지노 산업을 관광산업의 핵심 축으로 육성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정부의 정책이 이같은 글로벌 흐름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인상 현실화?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관광기금 부담률 상한을 현행 카지노 매출의 10%에서 15%로 높이는 내용을 담은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상된 기금은 관광산업에 재투자해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국회 심의와 법안 통과, 유예기간, 시행령 개정 등을 고려하면 실제 부담률은 오는 2028년부터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지난 1995년 카지노업 관광기금 납부 제도가 도입된 이후 산업 규모의 성장세를 반영해 사업자의 공적 기여 의무를 높이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관광객 증가에 따른 혜택을 카지노 산업 역시 누리고 있는 만큼 일정 수준의 추가적인 부담은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의 논리다. 여기에 관광기금은 여러 관광사업 분야에 활용되는 재원인 만큼 카지노 산업의 성장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개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카지노 산업은 수년간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음에도 불구, 관광기금 부담은 계속 이어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들어 외국인 관광객이 회복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부담을 늘리면 오히려 카지노 산업의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진다는 주장이다.

영업이익이 아닌 매출 기준으로 부담금을 산정하는 현행 방식도 업계의 불만 중 하나다. 현재 국내 카지노는 강원랜드를 제외하고 모두 내국인 출입이 제한된 '100% 외국인 전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해외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과 VIP 관리 등 지속적으로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인 탓에 매출과 비교했을 때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주요 카지노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이 같은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지난해 9005억원의 매출을 거둔 파라다이스는 관광기금으로 888억원을 납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의 57%에 해당하는 규모다. 롯데관광개발과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각각 515억원, 409억원을 관광기금으로 냈다. 이는 영업이익의 35.9%, 77.8% 수준이다.흔들리는 여력

만약 관광기금 부담률 상한이 15%까지 확대될 경우 기업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 시 파라다이스의 관광기금은 463억원가량 증가하게 된다. GKL의 경우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보다 관광기금 부담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업계는 이런 구조가 신규 투자와 시설 개선 여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관광기금 인상이 글로벌 카지노 산업의 방향성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아시아 각국에서는 100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카지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카지노를 단순 사행산업이 아닌,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핵심 관광 콘텐츠로 보고 있는 셈이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일본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오는 2030년 오사카에서 내·외국인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오픈 카지노'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일본 정부와 현지 지방자치단체는 해외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연간 2000만명의 방문객 유치와 5조원 이상 매출을 거둬들이는 것이 목표다.

싱가포르와 마카오 역시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오는 2031년까지 80억달러(11조7272억원)를 투입해 마리나베이샌즈를 확장하고 관광부터 전시,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대폭 강화할 생각이다. 마카오도 2032년까지 148억달러(21조6924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카지노 중심에서 복합 관광도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파라다이스시티 홈페이지 캡처

업계에서는 국내 관광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민간의 투자 여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공적 기여 확대라는 정부의 정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관광기금 확대 시 시설 투자나 신규 콘텐츠 개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병행하는 등 균형 있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결국 관광산업 육성과 기업 경쟁력 확보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향후 제도 개편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 경쟁국들이 공격적으로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상황에서 관광기금 부담이 늘어나면 결국 신규 시설 투자와 해외 마케팅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는데 이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관광산업을 키우기 위한 정책이라면 기업의 투자 여력을 유지할 수 있는 지원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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