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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의 금융노조 총파업 될까 '설왕설래'

  • 2018.07.17(화) 15:18

주52시간 근무·희망퇴직 갈등..내달 찬반투표
노조 "과반이상 찬성 기대"
"고연봉 직군 등 부담 파업 어렵다" 전망도

은행의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희망퇴직에 대한 노사 갈등으로 총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금융업계에서는 총파업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노조는 다음달로 예정된 조합원 투표에서 파업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파업의 명분과 동력이 부족하다는 회의론도 비등한 상황이다 .

 

 

◇ 주52시간 근무제·희망퇴직 갈등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들고나온 가장 큰 이유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대한 협상이 불발된 때문이다. 핵심은 특수직군이다.

 

사측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꼽은 특수직군은 ▲전산을 관리하는 IT(정보통신) ▲인사 ▲경영 ▲자금관리 ▲여신심사 ▲경영계획 ▲안전관리 ▲기관영업 ▲어음관리 ▲공항 등 특수점포 등 파견 근로자다.

사측은 이 직군의 경우 주 52시간 조기 근무 도입을 위해서는 인력 충원 등이 필요한데 이를 당장 추진할 수 없고 그렇다고 이들의 근무시간을 줄일 경우 은행업무가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일괄적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일반 직군의 경우 PC오프(OFF) 제도, 탄력·유연근무제 등의 도입으로 주 52시간 도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지만 특수직군의 경우 급하게 도입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금융노조는 특수직군을 제외할 경우 주 52시간 근무 조기도입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와 함께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청년실업 해소, 장시간노동 문제 해결, 휴게시간 보장 등도 이와 관련이 있는 만큼 특수직군도 일괄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특수직군 제외, 유연근무, 탄력근무 등만 내세우는 것은 법 위반만을 피하고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 52시간 근무 도입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하반기 대규모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금융노조의 반발이 거세졌다.

은행들은 정부의 청년일자리 창출 정책에 맞춰 지난해 1850명보다 많은 2250명을 신규채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채용규모를 확대하려면 희망퇴직도 늘려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금융노조는 은행들이 희망퇴직 없이도 채용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어 정년을 늘리고 이를 임금피크제로 보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한국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가운데 사람을 내보내는 희망퇴직은 지속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퇴직 노동자가 국민연금 수급연령에 도달할 때까지 정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 2016년 서울 중구 은행회관 로비에서 열린 전국금융산업노조 조합원들이 '해고연봉제저지·관치금융철폐'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이명근기자 qwe123@

 


◇ 2년만에 총파업 예고

노사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금융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했다.

금융노조는 내달 7일 10만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과반수 이상의 찬성표가 나올 경우 9월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노조는 과반수 이상 찬성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한 은행 직원은 "직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파업에 부정적인 직원들은 은행이 고연봉 직군에 속한다는 점과 최근 다른 업권 노조들의 쟁의 과정에서 여론이 좋지 않았던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노조의 기대대로 9월 총파업이 이뤄진다면 2016년 이후 2년만의 총파업이고 역대 4번째다.

 

2016년 9월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를 위해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당시 파업에는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등 주요 시중은행을 비롯해 농협중앙회, 신협중앙회, 기술보증기금 등 34개 지부에서 참가했다.

당시 금융노조는 7만5000명이 파업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중 17개 은행 파업 참가 인원은 1만8000명 정도로 금융당국은 추정했다. 당시 전체 은행직원의 15% 수준이다. 특히 주요 시중은행의 경우 파업 참여율 3% 가량으로 은행 창구 마비와 같은 상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관계자는 "2016년 당시 파업에 대한 고객들에게 충분히 안내했고 직원들의 파업 참여율도 높지 않아 큰 혼란은 없었다"며 "이번 총파업은 지난번과 달리 은행의 일자리 정책이 안건이기 때문에 상호금융 등 다른 금융권의 참여도도 높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총파업이 현실화돼도 철저한 대비를 할 것이며 비대면 은행거래가 정착된 만큼 이번 파업이 은행업무 마비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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