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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의 보험 인사이트]이직을 고민하는 설계사에게③

  • 2021.03.16(화) 09:30

올바른 교육역량을 갖춘 조직을 찾는 안목

지난 해 보험관련 민원은 전년 대비 4536건, 7.2%나 증가했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금소법)'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민원이 증가한 보험 산업의 민낯은 그냥 넘기기엔 심각해 보인다. 보험이 금융 산업에서 민원 발생 1위를 차지한 것은 오래된 일이다. 한두 번 잘못은 실수로 생각할 수 있지만 지속된다면 구조적 문제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특히 위법계약해지권과 징벌적 과징금이 핵심인 금소법이 시행된다면, 개별 설계사뿐만 아니라 보험 산업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에서 민원이 많은 이유는 의도적 혹은 비의도적인 불완전판매가 많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상품설명부실을 자행하는 것은 잘못을 인지하고 한 행동이기 때문에 해당 개인과 조직을 처벌하면 된다. 문제는 비의도적인 불완전판매가 많음에 있다. 이는 보험 모집 시장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설계사를 육성하는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 설계사로 일하기 위해서는 필수적 자격조건이 필요하다. 손해보험 및 생명보험 그리고 제3보험의 판매자격을 갖추는 것이다. 각 협회 주관으로 매월 시험이 존재하며 각 보험사는 후보자를 대상으로 2주 남짓 시험대비 과정을 개설한다. 이후 시험에 합격하면 그때부턴 계약체결을 위한 수단만을 알려준다.

쉽게 비유하면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곧바로 운전을 잘할 수 없다. 하지만 설계사는 자격을 취득한 직후 계약이 없으면 모집 수수료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운전면허를 발급받은 후 바로 고속도로를 달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고속도로에 다른 차들이 없다면 괜찮겠지만 이미 도로에는 질주하는 차들이 넘쳐난다. 따라서 도로 위에서 본인과 타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별도의 연수 등 충실한 부가 교육 과정과 경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장 고속도로를 달려야 하는 상황에서 가속 방법만을 알려주고 주변 차들을 모두 무시할 것을 강요받는다. 따라서 고객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쩔 수 없이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한다.

매년 보험연구원에서 실시하는 '보험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보험가입률이 95% 이상을 넘은지도 오래되었다. 신계약을 체결해야 수수료를 받는데, 가망 고객의 절대 다수가 보험에 가입 중인 상황이다. 따라서 기존 계약을 무분별하게 해지하고 신계약을 체결하는 잘못된 기술이 시행되는 교육의 다수를 차지한다. 문제는 그럴싸하게 포장된 논리로 인해 이를 믿고 비의도적인 불완전판매를 행하고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점이다. 이런 구조적 문제는 고스란히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살펴본 상황은 비단 신인 설계사 교육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모집 시장의 포화로 인해 기존 설계사도 신규 고객을 만나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따라서 '기-승-전-기계약 해지 후 신계약'을 종용하는 방법을 묘수인 것처럼 가르치는 경우가 흔하다. 예를 들어 사망보장이 주목적인 종신보험을 연금이나 저축으로 속여 파는 일이 많다. 실제 지난해 종신보험 관련 민원은 1만3950건으로 전년 대비 14.8%나 증가했다. 이는 평균수명 및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인해 사망보장의 필요성이 후퇴했기 때문에 편법으로 모집 수수료가 높은 종신보험 체결만을 우선 한 결과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기에 문제는 지속된다.

잘못된 방법으로 모집된 종신보험을 지적하며 기존 계약을 무조건 해지하고 생존담보를 늘리는 것을 알려주는 교육도 존재한다. 유사하게 뇌출혈이나 급성심근경색 진단비가 포함되거나 보험료 납입 방법이 갱신형인 계약, CI보험 등을 무조건 해지하는 것이 정의 실현인 것처럼 교육하고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며 따르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물론 기존 계약의 문제를 바로 잡는 유일한 방법이 해지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 대안을 제시하는데 있어 소비자를 이롭게 하는 컨설팅이 아니라 신계약 모집 수수료를 위한 목적으로 흐를 경우가 많기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약관을 제대로 따지지 않고 상품의 표면적 이슈에만 집작하여 잘못된 교육을 반복적으로 시행하며 이를 무조건 따르는 조직이 굉장히 많다. 또한 이를 SNS에 올려 '교육을 충실하게 시켜주는 조직'이라 포장하여 신규 설계사 모집에 활용하는 모습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작성된 자료를 소비자에게 제시하거나 SNS에 게재하여 신계약 체결을 독려하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금소법이 시행되면 이런 방식으로 신계약을 체결하고 매출을 높인 조직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단기적인 매출만을 위한 잘못된 교육은 다수의 설계사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이는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또한 금소법이 시행되면 보험 모집 시장에 만연한 구조적 문제로 인해 잘못을 행하더라고 그 책임이 무겁게 돌아온다. 이제 이직을 고민할 때는 금소법 관련 교육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설계사를 보호할 장치에 투자하는 조직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한 상품설명 부실을 막기 위해 약관과 관련 법령에 기준한 올바른 컨설팅 교육 역량을 보유한 관리자나 조직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설계사도 누군가의 말에만 의지하여 상품 설명을 하지 말고 스스로 약관과 근거 그리고 기준을 찾아보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모르고 행했다고 상품설명 부실이 없어지지 않는다. 몰라서 했던 잘못도 큰 책임을 져야하는 금소법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설계사를 보호하고 육성하는데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조직을 찾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모든 책임은 청약서를 들고 고객을 대면하여 상품설명을 한 사람, 고객이 서명한 서류마다 이름이 적혀 있고 그 서류에 본인도 서명을 한 사람에게 돌아간다. 대리설계자나 교육을 잘못한 관리자를 탓하기에는 서류 상 계약을 취급한 설계사의 책임이 너무 명확하기에 스스로를 지킬 수 있어야 금소법의 시대를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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