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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의 보험 인사이트]금소법 이후 보험에 남겨진 과제①

  • 2021.04.13(화) 09:30

모집 수수료 단일 구조 탈피

3월 25일 시행된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금소법)'로 인해 각 금융권이 분주하다. 은행 창구에서 펀드를 가입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불만, 비대면 보험 마케팅에서 광고 심의에 대한 모호함 등 관계당국을 포함한 소비자와 중개인 그리고 금융사 모두가 변화된 법률에 적응하기 위해 힘든 나날을 보내는 형국이다. 또한 해당 법이 전 금융권에 시행되기에 각각의 차이로 인한 혼란과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금융 민원 중 과반이 넘는 보험은 법률 시행을 계기로 소비자와 함께 성장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시행된 법률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보험에서 소비자 민원이 높은 원인을 살피고 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보험 산업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사기', '도둑', '거짓' 등 부정적 단어와 쉽게 만나는 원인은 선취 수수료 구조에 있을 것이다. 비대면이 대세인 상황에서도 여전히 대면채널을 통한 가입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결국 대다수 보험 소비자는 설계사를 통해 보험사 및 보험 상품과 만난다. 이 과정에서 설계사도 자신의 일에 대한 정당한 이익을 취해야 한다. 보험사는 신계약을 체결한 설계사에게 모집 수수료(commission)를 지급한다. 올해부터 초년도 신계약 모집 수수료가 1200% 이내로 규제되었고 향후 분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도 모집 수수료 대부분은 신계약 체결 직후에 지급된다.

이 때문에 모집 수수료는 보험사 입장에선 마케팅 비용이자 설계사를 통해 고객을 통제하는 수단이 된다. 당사의 상품을 권하고 계약이 체결되어 초회보험료가 수납되는 조건을 달성한 설계사에게만 지급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보장분석을 하더라도 이전 계약이 쉽게 부정되고 신계약이 강요되는 모습, 상품설명이 부실하더라도 수납이 최우선 과제로 인식되는 장면 등이 관찰된다. 이처럼 보험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설계사가 자신의 정당한 이익을 회수하는 유일한 방법이 수수료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금소법을 위반할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이다.

결국 금소법의 취지를 살리고 보험 소비자가 올바른 설계사를 만나 신계약이 없더라도 객관적 자문을 구하기 위해서는 상담료(fee)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수수료가 아니더라도 노력의 정당한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이 만들어져야 보험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바꿀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보험 계약을 분석하거나 신계약을 체결할 때 제3의 위치에서 객관적 조언을 하는 것만으로도 상담료를 청구하고 지불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정비되어야 한다. 현재 우수한 실력을 갖춘 설계사 그룹에서 보험 소비자에게 상담만을 제공하여 금전적 이득을 받는 경우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활동을 양성화시킬 제도적 장치가 전무한 상황이다.

이를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관련 전문 자격증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공공성을 가진 기관이 '보장분석에 전문성을 갖춘 설계사'를 평가하여 자격을 부여한다면 소비자도 해당 자격증을 믿고 상담을 맡길 수 있다. 현재 AFPK, CFP 자격 등이 존재하는데, 이는 재무설계를 표방한 전문자격이기에 보험의 본질인 보장관련 전문 상담 자격이라 보기에는 한계가 많다. 물론 보험설계사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생명 및 손해 그리고 제3보험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자격은 진입장벽이 낮아 기계약의 보장 내용을 분석하거나 신계약의 설계 상담을 자문하기에는 전문성이 떨어진다.

실제 보험의 본질인 보장 영역은 전문적인 분야이자 세분화되어 있다. 배상책임 약관이 중심인 화재보험 및 자동차보험 그리고 일반배상책임, 실손의료보험을 포함한 제3보험 영역의 여러 생존 보장 약관, 사망을 다루는 생명보험의 주계약 또는 질병사망 등 보장만 보더라도 이를 이해하고 다루기 위해서는 상당한 전문성이 요구된다. 따라서 보험 설계 및 계약 분석 그리고 청약에 이르는 과정에서 전문성을 평가할 별도의 자격요건이 필요하다.

물론 해당 자격은 계리사나 손해사정사 그리고 보험심사역 등 기존 보험 관련 전문 자격과는 다른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 보험 계약의 핵심인 사고 후 보험금이 제대로 지급되기 위해서는 결국 올바른 설계가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기계약을 분석하여 잘못된 점을 바로잡고 보완할 것을 적절하게 조언하여 보험료의 효율과 보험금의 효용을 높일 수 있도록 자문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적정 수준의 전문성을 확보한 설계사에게 보장 전문 상담 자격을 부여하고 상담만으로도 자문료(fee)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든다면 금소법이 원하는 근본적인 소비자 보호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법의 이름처럼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길은 그들에게 언제든지 계약체결에서 자유로운 객관적인 조언자를 만들어 주는 것에 있다. 최근 금융소비자의 방향은 스스로 공부하여 상품을 비교하고 직접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나가고 있다. 증권시장에 돈이 몰리는 것은 직접 투자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며, 은행 적금 금리를 비교하고 대환대출에서 이자 적용을 유리하게 받기 위해 주거래 은행을 바꾸는 일도 흔하다. 하지만 보험은 담보를 조합하는 설계 과정과 복잡한 약관으로 인해 소비자 스스로 공부하는 것에 제한이 많다. 이 때문에 전문가의 조력이 필요하며 비대면이 대세인 상황에서도 대면채널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다. 따라서 수수료에서 자유로운 조언자의 존재는 보호받아야 할 수동적 역할의 보험 소비자를 능동적이고 현명한 소비자로 바꿀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끝으로 금소법은 '위법계약해지권'을 5년 인정한다. 모집 수수료 규제 방향도 장기 분급을 유도하고 있다. 조심스럽게 예측해보면 향후 선취 수수료 구조가 점차 분급 확대로 갈 것이고, 위법계약해지권 행사가 종료되는 60회차 분급까지 도입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설계사도 분화된 수수료 구조에 적응할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따라서 상담료(fee)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된다면, 분급확대에 적응하면서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에 충분히 도전할 유인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 금소법이 어디로 흐를지는 모르지만 보험 소비자가 없으면 산업의 성장을 도모할 수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모집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여러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수수료 일방통행에서 벗어나는 길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김진수 인스토리얼 대표 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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