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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다시 서다]③더 무거워진 손태승 회장의 어깨

  • 2021.09.17(금) 06:40

우리금융 재건 선봉…주주들 두터운 신임
DLF발 당국 관계 개선·정치권 불신 깨야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민영화가 눈 앞으로 다가오면서 우리금융을 이끄는 수장 손태승 회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그동안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책임 경영의지를 꾸준히 밝혀왔고 실속있는 인수합병(M&A) 등을 성공시키며 주주들의 믿음을 사는 데는 성공했다. 

문제는 금융당국은 물론 정치권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업이 허가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마냥 무시하기 힘든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다. 2023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둔 가운데 다시 한번 주주들의 신임을 받아 연임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시선을 되돌려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우리금융 재출범 기반 다진 손태승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은 급작스럽게 물러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후임으로 우리은행을 이끌어왔다. 이후 우리금융지주 재출범 이후 초대회장을 맡으면서 우리금융지주 재건의 선봉에 섰다.

우리금융지주 재출범 이후 손 회장의 책임경영 행보는 대외적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사주 매입이다. 손태승 회장은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줄곧 자사주를 매입해오며 책임경영 의지와 우리금융의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가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해 우리금융회장으로 올라온 후 현재까지 총 15차례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사들인 자사주 규모만 9만8127주로 금융지주 수장 중 가장 적극적으로 매입해왔다. 

손태승 회장의 자사주 매입 뒤에는 미래 성장의 자신감과 함께 위기 극복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자리한다는 데 금융권은 주목한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출범 직전, 코로나19 위기 이후 우리은행의 수익성 악화, 정부의 잔여지분 매각 등 중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자사주를 적극 매입해왔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됐다.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지주는 1조4197억원의 순익을 내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비은행 계열사도 4곳이나 늘어났다. 주가도 연일 상승세다. 한때 8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1만1000원선까지 올라왔다.

이러한 손 회장의 경영방침은 주주들의 신임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3월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손태승 현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당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의 중징계 처분이 내려진 상황이었음에도 손 회장을 주저없이 선택한 것이다.  

당국 관계회복·정치권 신뢰 회복 과제

금융권에서는 손 회장이 2023년 임기가 만료된 후 연임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주주들과의 관계도 원만한 데다 우리금융지주의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이끌어 와서다.

가장 큰 변수는 금융당국, 정치권과의 관계다. DLF 사태로 금융감독원으로 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손태승 회장이다. 일단 1심 선고에서 이기긴 했지만 안심하기 이르다.

법원 역시 1심에서 손 회장의 손을 들어 줬지만 따끔한 충고를 날렸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법원은 손 회장의 1심 승소를 선고하면서도 징계에 대한 금감원의 근거가 부족하긴 했지만 금융기관 내부의 조직적 행태와 문제점을 판결문에 적시했다. 관련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당시 법원은 "애초 금융기관에서 상품을 선정하고 판매하도록 결정하는 일련의 과정과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며 "개별 금융기관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조직적 부당행위가 개입돼 있었다는 관점을 공적 영역에 분명히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손 회장에게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책임이 어느 정도 있었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손태승 회장은 또 한건의 중징계를 통보받았다. 우리은행은 라임펀드를 3577억원 어치 팔았는데, 판매과정에서 CEO 역시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DLF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이 사안에서도 금감원의 결정을 뒤집어야 하고 이 경우 감독당국과의 관계는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정치권의 이목이 손태승 회장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손 회장의 승소 이후 지난 14일 고영인, 송재호, 오기형, 오영환, 윤영덕, 이수진, 이용우, 이정문, 이탄희, 이해식, 천준호,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금감원이 즉각 항소해 손 회장에게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성명서를 냈다. 

나아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내달 있을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손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다. 증인신청 이유는 DLF와 같은 초고위험상품 판매를 별다른 내부통제 없이 독려하고 이로 인해 금융소비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겼다는 이유에서다. 강 위원은 손 회장이 금융당국의 중징계 처분에 불복해 금융소비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혀도 처벌받지 않는 악례를 남긴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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