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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발급 '거부'까지…이동걸 "조선업 재편, 반드시 필요"

  • 2022.01.27(목) 18:36

조선 빅2 무산시킨 EU 결정에 '유감'
현대重에 강력한 법적 대응 요구하기도
벤처기업 지원‧녹색금융 강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국내 조선업 생존을 위해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다. 특히 수익성이 낮은 RG(선수금환급보증)에 대해선 발급을 거부하는 방안까지 언급하면서 조선사들의 자생적 수익성 개선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이동걸 회장은 강력히 추진했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을 무산시킨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를 비판하며 인수 주체였던 현대중공업에게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동걸 "현대중공업, EU에 소송하라" 

이동걸 회장은 2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산업은행 주요 경영 방침과 구조조정 대상 기업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이 가운데 최근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이 무산된 대우조선해양 미래가 집중 조명됐다. 이동걸 회장은 국내 조선업 개편을 위해 조선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체제를 빅2(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로 전환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는 방식의 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독과점에 대한 우려로 최근 EU로부터 합병 승인이 거부됐다. ▷관련기사: '조선 빅2' 무산…신뢰 잃은 이동걸식 산업재편 (1월14일)

이동걸 회장은 EU의 이 같은 결정을 '자국 이기주의'라고 평가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동걸 회장은 "EU 집행위는 유럽내 에너지 공급 불안과 LNG선 인상 등을 언급하며 불승인했다"며 "채권단이 대우조선해양을 지원하면서 발생한 과실(국내 조선업의 과잉경쟁으로 인한 선박가격 하락)을 유럽 소비자와 선주가 취했는데 이런 이익을 계속 이어가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동걸 회장은 합병 주체인 현대중공업에게 강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 산업이 EU 결정에 의해 좌우되는 현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이동걸 회장은 "현대중공업이 EU를 대상으로 불승인 취소 뿐 아니라 손해배상 소송 등도 적극 진행하길 바란다"라며 "소송 승소 여부에 상관없이 우리 산업이 EU 결정에 일방적으로 끌려간다고 보여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소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추가지원 없다"는 이동걸, 회생방안은

결과적으로 이동걸 회장이 추진했던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이 무산된 만큼 향후 계획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이동걸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에 추가적인 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경영컨설팅이 종료되는 3월 이후 플랜B를 포함한 대책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대우조선해양에는 4조2000억원이 투입됐고 이중 산업은행 자금은 2조6000억원이다.

이동걸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에 추가 자금을 지원한다해도 정상화 가능성이 없고 조선업 발전에 도움도 되지 않아 더 이상의 지원은 없을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현황을 파악한 뒤 미래를 고민하겠다"라고 말했다. 

그 동안 이 회장은 합병 무산시 플랜B~D까지 여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현 상황에서 조선업 구조조정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방산업과 LNG선 기술 등을 보유한 조선사를 해외 기업에 매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국내에서 대우조선해양 규모의 대기업을 인수할 마땅한 기업도 찾기 어려운 탓이다.

특히 국내 조선3사간의 출혈경쟁이 계속될 경우 조선업에는 미래가 없다는 게 이동걸 회장의 판단이다. 이런 이유로 이동걸 회장은 조선사들에게 자생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이동걸 회장은 "국내 조선사들은 같은 사업 구조와 제품을 갖고 경쟁하는 '붕어빵' 장사와 같아 재편이 필요한데, 빅2가 안 되니 어떤 방식으로 재편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가령 조선3사가 사업규모를 3분의1씩 줄이는 방안도 있을 수 있지만 이 역시 인력 구조조정 등이 필요해 현실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어 "3사가 소통을 통해 각 사만의 특성을 강화해 공존할 수 있는 방안 등 조선업 스스로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현 조선업 구조로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이동걸 회장은 RG 발급 거부라는 강수를 꺼낼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수익성 있는 수주를 통한 자생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동걸 회장은 "과거에는 원가율이 100%가 넘는 선박에 대해서도 RG를 발급해주는 등 일단 조선소가 운영되도록 자금을 지원했는데 이런 방식으로는 수익성이 나지 않는다"라며 "수익성 없는 수주에 RG발급을 하지 않는 방법이 조선사들의 과당 경쟁이나 무분별한 저가 수주를 막는 통제 수단이 되지 않을지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기업 육성, 녹색금융 초점

한편 이동걸 회장은 올해 경영방침에 대해 유망 벤처기업 발굴과 녹색금융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중 런던에도 벤처데스크를 설립해 유럽 내에서 활동하는 벤처기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동걸 회장은 "신산업 발굴과 산업 재편을 한 층 더 높은 수준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혁신을 위한 스타트업 지원과 신산업을 개척하는 것은 미래 성장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녹색금융을 선도하기 위해 양적 확대와 함께 질적 고도화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동걸 회장은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대응은 국가 사활이 달린 문제라 중점적으로 매진할 생각"이라며 "녹색금융상품 라인업도 다변화해 산업은행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대표 금융기관으로 녹색금융 스탠다드를 선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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