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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푸라기]'1달러 1300원 시대'…달러보험은요?

  • 2022.07.09(토) 06:11

규제 강해졌지만 이미 '고환율'로 매력은 줄어
​​​​​​​'유니버설'이라면 보험료 납입유예 고려할만
환차익 기대 낮추고 장기목적 실수요로 접근해야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얼마 전 외화보험 가입이 어려워진다는 소식이 있었어요. 외화보험이 뭐냐고요? 말 그대로예요. 보험은 보험인데 미국 달러화나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같은 외국 통화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납입하고 보험금 역시 해당 국가의 통화를 기준으로 받는 보험을 말해요. 달러보험, 위안화보험 등 통화 명칭을 붙여 부르기도 해요.

하지만 국내에서는 소비자에게 원화로 판매되는 상품이죠. 그 시점의 환율에 맞춰 보험료를 원화로 내고, 또 보험료도 받는 상품이에요. 보험료로 낼 달러를 가지거나 보험금을 위안화로 받으려 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원화로 가입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가 환전특약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소비자가 직접 환전할 필요가 없는 거죠. 

주로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많이 팔았어요. 작년 9월말 기준으로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 △AIA생명 △ABL생명과 △DGB생명 △신한라이프 △KB생명 △삼성생명 등 8개사가 총 20개 판매상품(보장성 8개, 저축성 12개)의 상품을 내놓고 있어요. 만기가 30년 이상인 종신보험, 질병보험(보장성)과 노후소득보장과 저축목적의 연금보험(저축성) 등이죠.

외화보험 판매 규모는 2017년 이후 크게 늘었어요. 계약 건수로 2017년 5000여건이던 것이 2020년에는 10만5000여건으로 20배 넘게 늘었고요. 판매금액(수입보험료)도 2017년 3046억원에서 2020년 1조4256억으로 4배 넘게 증가했죠.

그런데 이렇게 외화보험 판매에 불이 붙으면서 이 상품의 '외환 투자' 성격을 강조한 보험모집인(설계사)들이 적지 않았어요. 환율 변동으로 보험금이 더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을 재테크 측면의 장점으로 부각하며 이를 판매한 것이죠. 

외화보험 판매 교육 자료 예시/자료=금융감독원, 편집=비즈니스워치

보험금이 10만달러로 설정이 돼있다면 달러-원 환율이 1100원일 때는 1억1000만원을 받게 되죠. 하지만 요즘처럼 달러-원 1300원(8일 기준 1301원)이라면 1억3000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건 맞아요. 하지만 환율이 오르는 것만 강조한 거죠.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생길 수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보험상품으로서 반드시 가져야 할 안정성에 결함이 생길 수 있다는 건 간과됐어요. '위험으로부터 충분히 보장'하는 것이 보험인데, 외화보험은 소비자가 환율 변동에 노출돼 보험 본연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문제가 노출된 겁니다.

특히 설계사들은 보험 본연의 보장내용이나 만기 후 환차손 위험은 소홀히 하고, 환차익 기대만 부풀리는 식이 적잖았죠. 그러면서 외화보험의 불완전 판매도 급격히 늘었어요.

외화보험은 보험료 납입기간 중 환율이 오르면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게 되죠. 정기‧장기납 상품(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은 일시‧단기납(연금 등 저축성 보험) 상품에 비해 납입기간이 길어 환율에 따른 보험료 변동위험이 높기도 하죠.

그렇다고 만기 전에 해지하게 되면 보험의 특성(장기계약)상 해지수수료가 크고, 이게 환율변동 위험과 결합하면 막대한 금전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 보험금 수령시점에 환율이 떨어지면 보험금 자체가 기대보다 줄어들 수 있죠.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그래서 작년 12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외화보험 종합개선방안'을 내놨어요. 새로 외화보험에 가입하는 이들이 환차익 기대에 현혹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죠. 실수요자 등 외화 보험이 필요한 소비자, 또는 외환거래 위험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또 투자경험이 있다는 것이 확인된 소비자에게 팔 수 있도록 말이죠. ▷관련기사: 달러보험, 가입 문턱 높인다…'환차손' 보장은 없던일로(2021년 12월22일)

지난 7일 나온 소식은 당시 방안의 후속조치였어요. 투자적 성격이 있는 외화보험에 대해 '동일상품·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변액보험 같은 투자성 상품에 준하는 규제를 적용한다는 거죠. 이에 맞게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감독규정을 바꾼 것을 입법예고한 것입니다. 내달 16일까지 입법예고 후 법제처 심사를 거쳐 올 하반기 시행될 예정이랍니다.

그런데 사실, 최근 외환시장 상황을 보면 이런 금융당국의 조치가 너무 때늦은 것 아닌가 싶어요. 달러-원 환율이 1300원까지 오르다보니 이제는 선뜻 가입하는 이들이 적어졌거든요. 이미 환율이 오른 작년부터 가입금액은 줄어든 상태고요.

오히려 전에 가입해둔 외화보험에 보험료 납입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진 게 요즘이에요. 달러-원 1100원이던 작년 초 월 11만원을 내고 있었다면 지금은 13만원을 매달 부어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그렇다면 이미 가입해 둔 외화보험의 납입 보험료가 부담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보험업계에선 '유니버설' 상품 등의 경우 중도해지나 납입유예 등의 방식으로 부담을 덜 수 있다고 귀띔합니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중도해지로 받을 수 있는 환급금이 납입액의 100% 넘게 되는 기간 또는 납입액 조건을 충족한 경우, 현재 환율이 가입시점보다 높다면 환급을 통해 환차익을 얻을 수도 있다"고 조언합니다. 

또 '납입유예'를 선택하면 잠시나마 '고환율'의 소나기를 피할 수 있습니다. 환율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거죠. 이 관계자는 "다만 납입유예 기간이 길어지면 적립금이 차감돼 일정시점 뒤 환급금이 '0원'이 될 수 있고, 그러면 보험 효력이 상실되거나 계약이 해지되기 때문에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외화보험도 결국은 보험일 뿐이라는 것을 소비자들이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겁니다. '위험으로부터 보장한다'는 보험 본연의 목적이 가장 앞에 있어야 한다는 거죠. 수익성을 목적으로 펀드 같은 투자상품처럼 대하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환율 변동은 내로라 경제 전문가들도 예측이 어렵다는 점, 반드시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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