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푸라기]'3배 뛴' 실손보험료 고민?…1~4세대 총정리(10월21일)에서 계속.
4세대 실손의료보험 전환을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갱신 때마다 크게 뛰는 보험료가 부담스러워서입니다. 갱신형 보험은 보험기간을 일정 기간(1~5년)으로 설정한후 그 기간이 지나면 위험률(보험사고 발생확률)을 다시 적용해 보험료를 산출하고 계약을 갱신하는 형태인데요. 주로 실손보험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과거에 팔린 1·2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3년 또는 5년마다 갱신되는 상품이 많아요. 계약 갱신 때마다 3~5년치 보험료가 한꺼번에 오르니 체감 인상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거죠.
실손보험료 인상 두려운 이유
실손보험료가 오르는 이유에 대해 손해보험협회는 크게 2가지로 요약합니다. ①의료수가 인상 등에 따른 기본적인 위험률 인상과 ②보험기간 경과에 따라 피보험자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위험률 증가입니다.
실손보험 출시 이후 보험가입자들이 돈 걱정없이 병의원을 찾으면서 의료기관 이용량이 급증했죠. 여기에 신의료기술 도입으로 고가의 의료항목이 증가하면서 손해율이 매우 높아졌다는 거예요.
이런 이유로 증가한 실손보험료는 3세대까지는 개인별로 산정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위험도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준(성별, 연령, 직업군 등)에 따라 산정된다고 해요. 그래서 동일한 보장에 가입한 동일한 성별, 연령, 직업군은 같은 보험료를 적용받게 됩니다.
매년 집계되는 실손보험 손해율에 따라 보험료 인상 폭을 전체 가입자가 같이 책임져야 한다는 거죠.
보험료가 최근 크게 오른다는 건 갱신시점에서 반영된 위험률이 가입 초반보다 현저히 상승했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첫 실손보험가입 당시보다 의료수가와 손해율이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드니 또래 보험가입자들이 병원에 갈 일도 많아졌고요.
금융당국이 새 실손보험 출시후 5년 동안은 위험률에 손대지 못하게 한 것도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보험감독규정 제7-63조). 보험사 한 관계자는 "다음 갱신 시점엔 이전에 반영하지 못한 위험률까지 소폭 전가되다 보니 오름폭이 더 커질수 있다"고 해요.
실비 계약전환 '간편계산기' 써보니…
실손보험료는 계속해서 비싸질 겁니다. 나중에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보험료가 높아질 수도 있어요. 문제는 실손보험만큼 소비자에게 유리한 상품을 찾기 어렵다는 겁니다. 병원에 갈 때마다 보험금을 주는 '만능' 실손보험을 대체할 수 있는 보험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다 보니 반값행사를 하고 있는 4세대 실손보험에 눈길이 갑니다. 보험사들도 적극적으로 4세대 실손 전환을 유도하고 있고요. 최소 1년, 최대 5년 갱신 시점이 돌아올 때마다 보험료 폭탄을 맞을까 불안에 떨던 과거 가입자들은 당장 보험료가 뚝 떨어지니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관련기사 : 4세대 실손보험 거의 모든 것(2021년 7월 1일)·그래서, 새로 나온 실손보험 갈아타? 말아?(7월 1일)·보험료 '폭탄' 떨어졌다면…4세대 실손 갈아타기?(6월 1일)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보험가입자의 나이, 건강 상태, 의료 이용 성향, 경제적 여유에 따라 전환시 유불리가 다르다"는 애매모호한 답이 많습니다. 어찌됐던 실손보험은 사람의 미래를 어떻게 쉽게 단정할 수 있겠어요. 당장 내일 큰 병에 걸릴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다만 보험사 한 관계자는 이렇게 진단합니다. "실손보험 전환을 망설이고 두려워하는 건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1·2·3·4세대 실손보험으로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차이를 모르기 때문에 발생한다"고요. "그러니 보험설계사에게 '현재 보유한 실손보험을 4세대 실손보험으로 바꿨을 때 월 보험료는 얼마고, 보상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문의해 보는 게 좋다"고 합니다.
본인이 가입한 실손과 4세대 상품을 손쉽게 비교하고 싶다면 방법이 있어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으로 불리는 보험다모아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실손의료보험 계약전환 간편계산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간편계산기 서비스는 4세대 전환이 유리한지, 기존 상품 유지가 나은지 구체적인 수치를 산출해 비교·제공해 줍니다.▷관련기사 : 실손보험료 월 1.5만원 내는 20대, 4세대 전환 두드려보니…(2022년 8월4일)
계산해 보면 20대 여성 가입자의 경우 현재 1년차 보험료가 연 18만원(월 1만5000원)인데요. 4세대로 전환하면 연 11만4000원(월 9500원)으로 줄어들어요. 하지만 의료비 본인 부담액은 13만1000원에서 28만1000원으로 늘어나요. 4세대 실손은 본인부담금이 20~30%로 기존 대비 높아서 그렇습니다.
아 한 가지 더. 취재중 '보험을 안다'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4세대로 갈아타는 걸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4세대 실손을 홍보하는 보험설계사 및 보험사 직원 등 보험업계 사람들은 물론이고요. 금융당국에서조차 바꿨다는 사람이 없더군요. 이게 어떤 의미인지는 말 안 해도 잘 아시죠?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