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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픽스 떨어져도 높은 대출 문턱…금리 엇박자에 소비자 '한숨만'

  • 2024.08.20(화) 07:05

신규취급액 코픽스 두 달 연속 하락
은행 대출금리는 상승…대출수요도 여전
차주 이자부담 늘어…규제 대책 필요성도

시장금리와 은행권 대출금리의 괴리가 심화하고 있다. 대출금리 근거가 되는 시장금리는 갈수록 떨어지는 반면 대출 수요를 줄이기 위해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활용해 대출금리가 떨어지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대출 수요자들은 당장 금리가 부담스럽지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은행을 찾는 발걸음을 늘리고 있다. 은행권에선 심리적 저항선을 높여 놓은 상태지만 수요를 제한하기에는 한계에 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각에선 핀셋 규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코픽스·금융채 금리 하락에도 대출금리는 올라

은행 대출금리는 시장금리를 기반으로 은행들이 마진을 붙인 가산금리 등을 통해 산정된다. 최근 주요국들의 통화 정책이 긴축에서 완화 기조로 바뀌는 흐름을 보이면서 시장 금리는 하락세다. 

코픽스 금리 추이

2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융채 5년물 금리는 3.21%(16일 기준)로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한 상태다. 은행들의 자금조달지수인 코픽스도 마찬가지다.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전달보다 0.1%포인트 떨어진 3.42%이다. 두 달 연속 하락세로 2022년 9월(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은행들이 시장금리를 반영해 수신금리를 낮추고 있는 추세인 만큼 향후 코픽스 금리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시장금리와 달리 은행들은 금리 인하 혜택을 줄이고 가산금리를 올려 대출금리가 하락하는 것을 막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어나자 대출 수요를 막기 위해서다. ▷관련기사: 남들 주담대 금리 네번 올릴 때 '한번' 올린 하나·농협은행…왜?(8월9일)

상대적으로 대출금리 인상에 소극적이었던 하나은행도 대출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오는 22일부터 대출금리 감면 폭을 크게 축소하는 방식으로 금리 인상 효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결국 소비자 부담만…"금리로 수요조절 한계"

이처럼 시장금리 흐름과 은행 대출금리가 반대로 움직이면서 은행권 뿐 아니라 금융 소비자 혼란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은행 입장에선 예대금리차가 확대돼 자연스레 마진이 늘어나는 구조다. 수익성이 확대되지만 지나친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이 거셌던 만큼 현 상황이 달갑지 않은 게 사실이다. ▷관련기사: 불황에도 은행은 역대 최대 실적…누가 만들었나(8월1일)

대출을 받으려는 금융 소비자는 이자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에서 불만이다. 정부의 8·8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 상승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고, 오는 9월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도입이 예정된 상태라 막판 수요가 은행에 집중되고 있다.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에 대출을 받아야 하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만 은행들이 언제까지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부담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대출금리에 반영되지 않도록 해 심리적 저항선을 만들어 놓은 상태"라며 "최근 집을 사려는 대출 수요의 경우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전보다는 수요 자체가 줄었지만 금리 인상 후에도 여전히 대출 받으려는 수요가 많다"며 "금리 만으로 수요를 조절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으로 실수요자에 한해 주담대를 공급하는 등 핀셋 규제를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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