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으로 종합병원에 방문한 A씨는 수납 과정에서 실손24 가능 여부를 물었다. 병원에선 진단명이나 치료 방법에 따라 청구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며 직접 보험사에 알아봐야 한다고 답했다. 고민하던 A씨는 일단 가능한 모든 서류를 발급받아 집에 돌아갔다.
#.심장 결절 추적검사를 위해 상급종합병원을 찾은 B씨는 진료 후 늘 하던 대로 보험 청구용 서류를 발급받았다. 서류를 사진 찍어 보험사 앱에 전송하는 등 청구를 마친 후에야 해당 병원이 실손24 연계 병원이란 것을 알게 됐다. B씨는 병원에서 알려줬다면 시도해봤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실손의료보험 전자 청구 서비스인 '실손24'가 출시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실제 실손보험 가입자가 효익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출시 초반부터 문제였던 의료기관의 낮은 참여율뿐만 아니라 병원과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가입자 60만 명 확보…일일 청구 건수도 증가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출시된 실손24 앱 가입자 수는 최근 60만명을 넘어섰다. 실손24는 보험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온라인으로 발급하고, 자신이 가입한 보험사에 바로 전송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금까지 보험금 청구를 완료한 사례는 약 2만5000건이다. 일일 청구 건수는 출시 초반 200건에서 최근 1000건선으로 증가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올해 3월에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하고 10월 출시 일정에 맞추는 게 빠듯했지만, 지금까지 기술적 오류나 민원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서비스 출시 초기인 점, 진료를 받아야만 실손보험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무난한 성과라고 평가한다. 다만 실제 고객들이 체감하는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데는 동의했다.
A보험사 관계자는 "워낙 의료계 참여율이 낮아 당장 실손24의 효과를 실감하긴 어려울 거라 예상했다"면서도 "이왕 실손24 연계를 마쳤다면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홍보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병원 참여율만 높아진다면…
결국 의료계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연계 병원은 한 달 새 40곳이 늘었다. 지난달 말 서비스가 가능한 병원은 상급종합병원 47곳, 종합병원 136곳 등 210곳이었는데, 현재는 250개 병원에서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전체 병원 수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수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대상은 병상 30개 이상 병원 등으로 총 7725곳이다. 이중 54.7%(4223곳)가 참여를 확정했지만, 아직 협상 및 시스템 구축 작업이 진행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연내 연계 병원을 1000곳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보험개발원은 실손24 내 '미참여 병원 도입 요청' 등 기능을 만들기도 했다. 병원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을까 하는 기대에서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병원에 실손24 연계를 강제할 수 없으니 많은 소비자가 해당 병원이 참여하길 요구하고 있다는 걸 전달하는 용도"라며 "연계 병원 확대와 서비스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