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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라임·ELS 등 은행 '징벌 자본 40조' 덜지만…75조 부담 더해

  • 2026.04.20(월) 08:05

6년간 40조 늘어난 '운영리스크' 부담 덜어
자본 여력…RWA 부담 낮춰 자본건전성 제고
당국 "75조 추가 가능"…생산적 금융 부담↑

금융당국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라임사태 등 과거 대규모 금융사고로 발생한 은행의 손실금액을 운영리스크 산출 대상에서 제외하는 '자본규제 합리화' 카드를 꺼냈다. 

보상이나 법적 리스크가 모두 끝난 사고임에도 손실·배상액의 7배가량을 10년간 '운영리스크'에 반영해야 해 사실상 징벌적으로 이뤄졌던 자본 규제 부담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4대 시중은행 운영리스크 규모 추이/그래픽=비즈워치

DLF·라임 등 해묵은 운영리스크 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은 지난 16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제5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은행권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관련기사 : 은행 ELS 사태 등 3년 후엔 자본부담 완화…생산금융 투자버퍼 확대(4월16일)

DLF, 라임사태를 비롯해 최근 조단위 과징금 논란이 있는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등 금융사고 발생 시 은행은 손실액에 배상액, 과징금 등을 더한 금액의 600%를 위험가중자산(RWA)에 10년간 반영해야 한다. 

1000억원의 손실(보상금, 과징금 등 포함)이 났다면 RWA의 운영리스크에 반영되는 금액은 약 7000억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운영리스크가 늘어나면 자본비율(BIS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은행은 대출을 줄이거나 자본을 더 채워 넣어야 한다. 결국 여유자금이 있어도 규제 비율을 맞추려 대출을 내보내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2019년 말 금융감독원은 DLF 투자 손실 관련해 판매사들에 40~80%의 원금 손실 배상을 요구했다. 또한 2020년에는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관련한 배상 및 원금 반환 권고를 내린 바 있다. 

DLF 판매규모가 컸던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2019년 말에서 2020년 사이 운영리스크가 각각 약 5조원, 3조원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1조원과 2000억원 넘는 운영리스크를 반영했다. DLF와 라임펀드 사태 영향이다. 

이후에도 라임·옵티머스펀드, 홍콩 ELS 사태 등으로 은행의 운영리스크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9년부터 2025년까지 6년간 4대 은행의 운영리스크는 총 40조원 넘게 늘었다. KB국민은행이 16조1787억원으로 제일 증가폭이 컸고, 신한(10조1213억원), 우리(9조5635억원), 하나(4조2426억원) 순으로 많았다. 

규제 완화 효과는 시간이 지나며 배상과 법적 리스크를 털어낸 DLF, 라임 사태 등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당국이 △은행 연평균 손실금액의 5% 이상 △3년 이상 운영리스크 인식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행 입증 등을 운영리스크 배제 승인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ELS 관련 손실은 아직 과징금 등 판결이 끝나지 않은 만큼 배제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배상을 모두 마치고 법적리스크도 모두 덜었는데 10년간 운영리스크에 반영해야 한다는 건 사실상 징벌적인 의미가 크다"면서 "최근 생산적 금융으로 자본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과거 대규모 운영리스크를 더는 규제 완화로 자본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75조 추가 공급"…숨통 트였나?

당초 이번 조치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요구로 높아진 은행의 자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규제 완화책으로 알려졌다. 중동 분쟁에 따른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자본비율 관리 난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실제 자본 부담 '숨통'이 트일지는 미지수다. 확보한 자본 여력을 은행이 자본건전성 제고와 주주환원에만 사용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서다.  

당국은 이번 조치로 "최대 약 75조 규모의 추가 자금공급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은행권에 새로운 과제를 던졌다. 추가 확보된 자금공급 여력이 어디에 쓰이는지 집행 상황도 지속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은행권 74조5000억원, 보험권 24조2000억원으로 최대 98조7000억원이 추가 자금공급 여력이 확보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일종의 '정책 추경'으로 경제 재도약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규제 완화는 ELS 사태와 고환율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 은행의 자본 부담을 덜어주는 환영할 만한 조치"라면서도 "이미 500조원 규모의 투입이 예정된 상황에서 75조원 추가 공급은 현실적으로 상당한 부담"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우량 대출처를 찾기 쉽지 않은데 부실 발생 시 결국 은행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투자은행(IB)이 아닌 일반은행(CB)까지 모험자본 투자로 내몰리는 상황이라 향후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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