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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창용 "경제평론 할 것…내 스타일 알잖아요"

  • 2026.04.20(월) 14:44

논란 낳은 '서학개미' 발언도 스스로 언급
당분간 국내 머물며 연구·경제평론 병행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금리 실기' 비판
후임 신현송에 "저보다 더 훌륭한 분"

"무플(무관심)보다 악플(악성댓글)이 낫다"
"이제까지 내 스타일 보면 알 것 아니에요"
"어떻게 모든 사람한테 사랑받겠습니까"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퇴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4년의 소회를 밝혔다. 욕을 먹더라도 할 말은 해야한다는 그의 소신이 고스란히 드러난 자리였다.

재임 내내 통화정책, 거시경제는 물론 교육, 노동, 부동산에 대해 거침없이 발언하며 '미스터 오지랖'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시끄러운 한은'은 결과적으로 적지 않게 먹혀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2022년 4월21일 취임한 이 전 총재가 이날 임기를 마쳤다. 홀가분한 듯 엷은 미소를 띠며 기자실에 등장한 그는 자신을 둘러싼 비판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받아넘겼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위협하던 시기 논란이 됐던 '서학개미' 발언을 다시 꺼낸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총재는 "왜 해외 투자를 하느냐고 물었더니 '쿨하잖아요'라는 답이 돌아왔다"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해외 주식 투자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 발언을 두고 통화당국 수장이 환율 문제를 개인투자자 탓으로 돌린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이 전 총재는 "지금 말하라고 하면 서학개미라는 용어 대신 내국인 투자가 늘어서 환율이 영향을 받는다고 했을 것 같다"면서 "그래도 덕분에 국민연금 해외 투자 같은 것이 공론화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 발언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어떻게 모든 사람한테 사랑 받겠나"하고 덧붙였다.

퇴임 이후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경제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대외적으로 밝히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이 전 총재는 "당분간 국내에 있으면서 연구뿐 아니라 경제평론을 하려고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까지 내 스타일 보면 알 것 아니냐. 뒤에서 가만히 있으면 알아주는 세상은 아닌 것 같다"며 특유의 재치 있는 농담으로 화답했다.

임기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2024년 한은이 조기 금리 인하에 실기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시기를 꼽았다. 당시에는 물가뿐 아니라 금융안정까지 고려해 금리를 동결했는데도 금리 인하가 늦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에는 반대로 금리를 너무 낮춰 환율과 부동산 시장을 자극했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그는 "양쪽으로 비난받는 것을 보니 중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금통위원들이 잘 결정해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일은 비상계엄 직후 대응을 짚었다. 그는 "비상계엄 직후 국내보다도 외신의 연락을 정말 많이 받았다"면서 "그때 외신과 인터뷰를 하면서 헌법재판소가 제대로 작동이 되면 경제와 정치는 분리가 될 수 있다는 논리로 대응했고 이후 직원들에게 빨리 관련 보고서를 만들라고 지시해서 잘 작동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에 대해선 "저보다 더 훌륭하신 분"이라며 "4년 동안 내가 하는 정책에 조언을 해주는 등 오히려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한은 직원들에겐 "새 총재 체제에서도 더 발전하길 바란다"면서 "능력 있는 직원이 많아 목표를 더 높게 잡으면 굉장히 크게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오늘 직원들에게도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고 이메일을 보냈다"고 덧붙이며 끝까지 유쾌한 입담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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