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시점에 대해 "구체적인 제도화 방안과 실제 작동 가능성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3월 발표를 목표로 했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이 두 달 가까이 공개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답변이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개선안 발표 시점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21일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에는 다 공감하고 있고 최고경영자(CEO) 연임 절차의 공정성·투명성, 이사회 독립성이라는 방향성에도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이 가장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동안 제도 개선을 해왔음에도 실제 현장에서는 참호 구축, 이너서클 문제가 없어지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며 "어떻게 제도를 만들어야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 사외이사 체제를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직격하자 금융당국은 올해 1월 태스크포스(TF)를 공식 출범시키며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당초 지난 3월까지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목표였지만, 예정됐던 발표가 당일 돌연 취소된 뒤 아직까지 최종 방안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개선안엔 지주 회장과 사외이사 임기 규제 강화 및 금융사고 발생 시 임원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Clawback)'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이달 내 발표를 계획하고 있으나 이 위원장 발언에 비춰보면 발표 시점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관련기사 : [현장에서]결론 못내고 쌓이는 금융정책…당국도 은행도 '피로'(2026.05.11)

이 위원장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제재안을 금감원에 반려한 데 대해선 "ELS는 금소법 시행 이후 첫 대규모 제재이고, 다수 금융기관이 관련돼 향후 유사 사례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며 "결과를 예단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관계 파악과 법리 적용이 더 정교하고 엄밀해야 한다는 점이 금융위가 본 가장 큰 원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감원도 마찬가지 입장이고, 조치안이 보완돼 오는 대로 신속히 검토해 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보완 요청을 두고 과징금 산정과 법리 검토를 둘러싼 두 기관의 온도 차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위원장은 이 같은 갈등설에 선을 긋고 법리 검토 차원의 조치였다는 점을 재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 규제 의지는 재확인했다. 이 위원장은 "수도권 1주택 전세대출 규모는 9조2000억원, 5만9000건 정도"라며 "투기적 목적을 어떻게 정의하고 걸러낼지 계속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투기 목적이 아닌 경우를 정하는 포지티브(최소 허용 규제) 방식으로 할지,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투기 목적이다'는 방식의 네거티브 규제(우선 허용 후 규제)로 할지 여러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있다"며 "시장에 실효성 있게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두나무 지분 인수로 금가분리(금융과 가상자산 분리)가 허용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2017년 말 가상자산 투기 억제를 위한 긴급조치로 도입된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참여 제한 조치에 대해 현재 글로벌 시장 변화와 가상자산 제도화 입법 추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검토할 시점이 됐다"고 말해 규제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관련기사 : M&A 잠룡 하나금융, 비은행서 '두나무'로 눈돌린 이유는(2026.05.18)

이 위원장은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은행권 자본 규제 합리화에 대해서도 "위험가중자산(RWA) 전반에 대해 개선 여지가 있는 부분은 계속 살펴보겠다"며 추가 손질 여지를 남겼다. 다만 생산적 금융 자금 흐름이 대기업에 집중되는 현상에는 쓴소리가 나왔다. 그는 "민간 금융기관들도 생산적 금융을 발굴하는 선구안을 더 키워야 한다"며 "선구안이 뛰어난 조직과 역량, 인력을 갖춘 금융기관 간 경쟁이 벌어지는 것이 금융위가 원하는 그림"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가 올해 하반기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세부방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인 가운데 금융위 지방 이전설과 관련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