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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의 앞날은]'공동관리 카드', 어떤 변수있나?

  • 2014.06.24(화) 17:52

동부제철 채권단 공동관리 돌입 전망
김준기 회장 부자 지분, 여전히 '변수'

포스코가 이른바 '동부 패키지 딜'을 포기하면서 산업은행 주도로 추진된 동부그룹 구조조정에 차질이 생겼다. 채권단은 패키지 매각 대상이던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발전을 개별매각으로 전환하고, 동부제철에 공동관리를 제안한 상태다.

 

동부는 개별매각 전환과 동부제철 공동관리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반응이다. 다만 채권단과 동부그룹 양측이 공동관리 개시와 정상화 과정에서 넘어야 할 과제들은 산적한 상황이다.

 

 

◇ 동부, 일단 긍정 반응

 

산업은행은 이날 포스코의 동부제철 인천공장 및 동부당진발전 패키지 매각 포기와 관련, 개별매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당진발전은 6월중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절차를 개시하고, 인천공장은 채권단과 동부그룹이 협의해 앞으로 추진방향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동부그룹 구조조정안이 발표된 후 채권단과 동부측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발전 매각방식을 놓고 견해차를 보여왔다. 채권단은 패키지 매각을 통해 구조조정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동부는 개별매각이 가격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패키지 매각에 돌입한 이후에도 입장차는 이어졌다. 채권단이 지난 3월27일 포스코에 인수를 공식제안하자 동부측은 4월7일 제한적인 경쟁입찰을 요구하기도 했다. 중국 등 관심을 보이는 업체들이 있는 만큼 이를 허용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고, 이후 포스코 실사가 시작된 이후 데이터 룸을 개방했지만 중국 철강업체가 참여하지 않았다. 결국 단독으로 실사를 마무리한 포스코는 내부적인 재무개선 필요성과 시너지 효과 미흡 등을 이유로 인수를 포기했다.

 

일단 동부그룹은 채권단의 결정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동부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채권단이 개별매각으로 전환한 것을 환영한다"며 "조속히 매각이 이뤄져 자구안이 성과를 내기 바란다"고 밝혔다.

 

◇ 변수는 여전히 잠복중

 

채권단은 개별매각과 함께 동부제철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공동관리를 제안했다. 동부그룹 역시 공동관리에 부정적인 반응이 아닌 만큼 조만간 이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7일로 예정된 700억원의 회사채 차환발행 절차 역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공동관리를 위한 협의과정에서 그동안 채권단과 동부그룹 간 갈등을 빚어온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동부는 김준기 회장의 사재를 동부제철이 아닌 동부인베스트먼트 유상증자에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채권단은 이를 반대한 바 있다. 다른 계열사가 아닌 유동성이 필요한 동부제철에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채권단의 생각이다.

 

반대로 채권단은 김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이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을 추가 담보로 제공하라고 요구했고, 동부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동부는 김남호씨가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은 동부제철 정상화와 별개 문제라는 입장이다.

 

만일 공동관리를 위한 협의 과정에서 김 회장 부자의 지분 문제가 다시 돌출될 경우 최종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채권단은 대주주 일가의 책임경영을 위해서라도 이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류희경 산업은행 수석 부행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남호씨의 지분을 담보로 강제할 수단은 없다"면서도 "다만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기존 채권단의 입장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셈이다. 그는 다만 "(지분을) 안가지고 온다고 해서 자율협약 중단 여부를 말하기는 이르다"며 여지를 남겼다.

 

일단 동부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동부 관계자는 "공동관리 문제는 앞으로 채권단과 협의해 대처해 나가겠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결국 향후 동부그룹 구조조정의 속도와 향방은 김 회장의 손에 달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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