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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잡는 가전제품, 훨훨 날개 달았다

  • 2017.05.29(월) 17:41

공기청정기 매출 고공행진
건조기·의류관리기도 인기

#경기도 일산에 사는 김 모(40)씨는 이달 초 전자제품 전문매장에 들러 30만원대 공기청정기를 들여놨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해지는 날이면 아이들이 감기에 걸린 것처럼 열이 나는 일이 반복되자 더는 구입을 미룰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주문한 지 열흘이 지나서야 제품을 받아봤다. 그는 "직원에게서 늦어질 수 있다는 얘길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했다.

▲ 미세먼지와 황사 등으로 공기청정기와 빨래건조기, 의류관리기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에 있는 LG 베스트샵 강서본점에 진열된 제품들.

 

가전제품 시장에 미세먼지 특수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이마트에서 팔린 공기청정기는 총 40억원어치로 지난해 같은 달(12억원)에 견줘 3배 이상 늘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석달간 판매량(34억원)보다 더 많은 공기청정기가 4월 한달동안 팔렸다.

5월에도 공기청정기 호황이 이어지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아예 해외직구로 눈을 돌렸다. 큐레이션 쇼핑몰 G9에 따르면 고농도의 미세먼지 예보 및 경고가 있었던 이달 6~9일 사흘간 중국 샤오미 등 해외직구 공기청정기는 하루평균 140대가 팔렸다. 가격이 10만원대 초반에 불과해 세컨드 공기청정기를 염두에 둔 소비자들이 많이 찾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창문을 열어놓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빨래를 안할 수도 없는 곤란한 처지에 놓인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간 빨래건조기와 의류관리기는 소비자들 사이에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서브 가전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혼수 필수품 목록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각광받고 있다. 이 역시 미세먼지와 황사 등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LG 슬림 스타일러는 월 평균 1만대 이상 판매되는 베스트 셀러로 자리잡았다. 양복의 칼주름을 유지하고 구김을 없애주는 기능 외에도 미세먼지와 바이러스 제거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한 게 인기의 비결로 꼽힌다.

청소기도 흡인력뿐 아니라 필터의 성능과 미세먼지 밀폐력 등을 중시하는 흐름으로 이동 중이다. 일렉트로룩스가 청소기에서 배출된 미세먼지 양을 비교한 동영상은 지난 3월 유튜브에 게시된 이후 7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앞서 이 회사는 무선청소기 3대로 피아노를 들어올리는 동영상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미세먼지는 전자제품 전문매장의 풍경도 바꿀 전망이다. LG전자는 오는 6월부터 전국 베스트샵 주요 매장에 공기청정기와 빨래건조기, 의류관리기, 정수기 등을 한데 모은 '건강관리가전 통합존'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간 카테고리별로 따로 전시돼있던 제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소비자들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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